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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 걷어찬 이 남자, OO로 초대박났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13 10:00:03
조회 3080 추천 5 댓글 14

취업을 목표로 마이스터고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평균 연봉이 8000만원 이상으로 신의 직장 중 하나로 꼽히는인 한국수력원자력에 입사했다. 수력발전기를 운전하며 전기를 만들고 홍수가 났을 땐 수문을 열어 수위를 조절했다. 밀릴 일 없이 꼬박꼬박 나오는 높은 월급, 때마다 선물처럼 나오는 상여금, 잘릴 걱정 없는 안정성까지.

모두가 바라는 꿈의 직장이었지만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은 지루했다. 그러던 차에 가슴 뛰는 일을 찾았다. 그림이었다. 마침 그가 시바견에서 모티브를 얻어 그린 이모티콘 ‘볼빵빵 찌바’가 큰 인기를 얻었다. 가능성을 발견한 그는 회사를 그만뒀다. 이모티콘 작가 동동(본명 최동석·26)의 이야기다. 회사를 그만둔 지 3년여. 그에게 그간의 일을 들어봤다.


동동 작가./ 본인 제공

-좋은 회사에 다니다 퇴사했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작가로 활동할 순 없었나요. 

“회사에서 매일 같은 일을 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졌어요. 그러다 2018년 7월 찌바 이모티콘을 출시했고요. 그 후로 많은 팬이 생겼어요. 누군가 내 캐릭터를 좋아해 준다는 게 정말 기뻤습니다. 앞으로 잘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지만 하고 싶은 걸 해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아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했던 것 같기도 해요. 그만 둘 땐 주위 사람 모두가 반대했고요. 특히 어머니는 회사를 관둘 거라고 했더니 연을 끊으셨어요. 2년간 연락 없이 지냈죠. 지금은 둘도 없는 모자지간이지만요. 연을 끊겠다는 어머니의 말씀에도 회사를 나온 걸 보면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정이 엄청 강했던 것 같아요.”

볼빵빵 찌바 캐릭터를 그리고 있는 동동 작가./ 본인 제공

-미술 전공도 아닌데 갑자기 전기 만드는 일을 하다 이모티콘 작가로 직업을 바꾼 것이 흥미롭습니다. 이모티콘을 그려야겠다고 결심한 배경이 있을까요.

“그림을 전공한 적은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캐릭터를 그리는 건 정말 좋아했어요. 그러다 새해를 맞아 의미가 있는 캐릭터들을 한 번 그려볼까 싶어서 각 해에 해당하는 캐릭터들을 만들어보기로 했죠. 2014년 말, 2015년 양, 2016년 원숭이, 2017년 닭까지 총 네 마리의 캐릭터를 만들었고 점점 이 캐릭터에 애정이 생겼어요. 카카오톡에서 대화할 때 이 캐릭터들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이모티콘에 도전했고요.”

-회사에 다니고 있을 때 이모티콘을 출시했어요. 자투리 시간을 이용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시간을 활용했나요. 찌바 이모티콘을 출시하기까지 걸린 시간도 궁금합니다.

“일의 특성상 교대 근무를 했어요. 밤새 일하고 퇴근하는 날도 있었죠. 편한 스케줄은 아니었지만 잠을 조금씩 포기해가며 작업했어요. 일과 병행하다 보니 찌바 이모티콘은 출시하기까지 캐릭터 구상에만 한 달이 걸렸고, 이모티콘 제안을 위해 두 달 정도의 시간을 더 투자했어요. 이모티콘 승인이 이뤄진 후에도 카카오측과 상품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세 달이 추가로 필요했고요. 기획부터 출시까지 총 6개월 정도 걸렸어요.”

-찌바 이모티콘이 엄청 잘 팔렸다고 합니다. 한 달 만에 4만개가 팔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출시 후 반응이 이렇게 좋을지 예상했었나요?

“찌바 이모티콘 출시 전 ‘콩닭콩닭 코코닭!’이라는 이모티콘을 먼저 출시했어요. 그때는 직장인 한 달 월급 정도의 수익을 거뒀죠. 찌바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생각보다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어요. 찌바 1탄(총 4탄) 이모티콘 수익은 거의 대기업 연봉 수준이었어요.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연금처럼 수입이 들어오고 있고요.”

찌바 캐릭터 일러스트와 이모티콘./ 동동 작가 

-2018년이 개의 해라 강아지 캐릭터를 만들었던 것 같은데, 왜 하필 시바였나요? 다른 강아지들도 많은데요.

“시바견이 너무 귀여웠어요. 키우고 싶었는데 털 알러지가 있는 가족이 있어 그러진 못했어요. 온라인상에서나마 나만의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 마음에 찌바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이미 시장에 나온 이모티콘들이 굉장히 많아요. 시바견을 모티브로 한 이모티콘들도 적지 않고요. 이 와중에 찌바가 인기를 얻은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최근에는 하루 20개 이상, 한 달 400개 이상의 새 이모티콘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아요. 시바견을 모티브로 한 이모티콘들도 많고요. 찌바의 인기 비결은 아무래도 볼이 빵빵한, 귀여운 외모 때문인 것 같아요. 추가로 자연스럽고 앙증맞은 움직임들도 한몫했다고 생각해요.”

동동 작가가 그린 캐릭터 리또와 뽀미 일러스트./ 동동 작가

-찌바 캐릭터 성공 후 수달, 물개 등을 모티브로 한 이모티콘을 출시했어요. 잘나가는 캐릭터를 두고 다른 캐릭터를 개발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찌바 캐릭터를 좀 더 다양화했다면 수입이 더 좋지 않았을까요?

“저는 처음부터 찌바 작가가 아니라 캐릭터 작가라고 생각하고 작업을 해왔어요. 그렇기에 다양한 캐릭터로 도전하고 있고요. 찌바 캐릭터에만 집중했다면 수입은 더 좋았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수입만 생각했다면 애초에 회사를 안 나왔겠죠. (웃음) 항상 하고싶은 걸 하자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다양한 캐릭터들을 그리는 게 즐겁습니다.”

-이모티콘은 어떤 과정을 통해 플랫폼에서 판매할 수 있나요? 등록 과정에서 거절을 당하면 거절 이유도 알려주는지 궁금합니다. 수수료는 몇 프로 정도인가요?

“이모티콘은 각 플랫폼 가이드라인에 맞춰 시안을 제작하고 승인을 받으면 출시할 수 있어요. 제가 이용하는 카카오의 경우에는 이모티콘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승인이 이뤄지지 않아도 왜 그런지 이유를 알려주진 않아요. 수수료는 계약서상 비밀유지 조항에 들어있는 내용이라 공개가 어렵고요.”

찌바 굿즈들./ 동동 작가

-이모티콘은 하나만 인기를 얻어도 그 자체로 연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익이 높다고 합니다. 직장에 다닐 때와 비교하면 수입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찌바 이모티콘 1탄이 아직까지 매일 팔리고 있어요. 다른 이모티콘들도 마찬가지구요. 연금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저는 이모티콘 작업 이외에도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굿즈 판매, 이모티콘 강의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공개는 어렵지만 직장 다닐 때보단 훨씬 많이 벌고 있죠.”

-이모티콘은 그 자체로 귀엽고, 만드는 과정 또한 재미있을 것 같지만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압박이나 기존 캐릭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을 것 같아요. 이모티콘 작가로 산다는 것의 장단점이 있다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내 캐릭터를 알아봐 주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 또한 장점이고요. 다만 불규칙적인 수입은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동동 작가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통해 이모티콘 제작 강의를 하고 있다. 그의 강의는 실시간 TOP 10 클래스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클래스101 홈페이지 캡처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통해 이모티콘 제작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강의를 시작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수강생 가운데 실제로 이모티콘을 출시한 이들이 있을까요?

“어릴 때부터 선생님이 꿈이었고, 학교나 회사 어디에서든 모르는 게 있으면 가르쳐주고 도와주는 것을 좋아했어요. 이모티콘 강의는 처음에는 대학교, 고등학교에서 제안을 받아 시작했어요. 생각보다 제가 가르치는데 소질이 있는 것 같고, 강의 하는 게 또 재밌더라구요. 그러다 올해 중순부터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고요. 지금까지는 총 열 명 정도가 카카오 이모티콘 승인을 받아 작가로 데뷔했어요.”

-요즘 이모티콘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그림을 잘 못 그려도 도전할 수 있나요?

“요즘은 콘셉트가 뚜렷한 이모티콘이 인기예요. 주식, 커플, 운동 등 하나의 콘셉트로만 밀고 가는 게 경쟁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모티콘은 또 그림을 그려온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요. 제 수강생들도 대부분이 그림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에요. 정말 그림의 기역 자도 모르던 분들 가운데서도 이모티콘 승인을 받은 분이 계세요. 그림을 잘 못 그려도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는 분야가 이모티콘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고 싶어요. 이모티콘, 굿즈, 강의에 계속 집중해서 10년을 채워보려구요. 그 안에서 많은 도전들을 해 볼 거예요. 귀여운 캐릭터에서 벗어나 콘셉트 이모티콘도 출시 예정이고 만들어 보지 않은 굿즈도 제작해 보고, 다양한 강의들도 내놓을 계획이에요. 한 가지를 꾸준히 하다 보면 나만의 색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아 좋아요. 더 선명한 색이 될 수 있게 노력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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