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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벅스에만 있는 것/없는 것은 무엇?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15 11:14:21
조회 3746 추천 6 댓글 21

한국 소비자들의 과열된 ‘스벅 사랑’

국내에서 성공한 현지화 전략은?

공격적 마케팅에 반감 생기기도

스타벅스는 이제 한국에서 부동산업, 제조업, 금융업을 아우를 정도이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 가치는 오르고, 스타벅스가 기획하는 굿즈는 매번 구매 대란이 일어난다. 선불금 충전 규모는 여느 인터넷전문은행 못지 않다. 지난해 스타벅스에 예치된 선불금은 약 1800억원이다. 이는 핀테크 기업 토스의 예치 잔액(1158억원, 작년 말 기준)를 넘어선다. 이자를 주지도 않는데 스타벅스 충성 고객들은 차곡차곡 스타벅스 선불금을 쌓는다. 

한국 소비자들의 유난스러운 스타벅스 사랑은 결국 역풍을 불렀다. 지난달 28일 스타벅스코리아가 음료를 사면 한정판 재활용컵에 담아주는 ‘리유저블컵 데이’를 하루동안 진행하자 매장마다 긴 대기줄이 이어졌다. 이는 스타벅스 직원들의 불만에 불을 댕겼다.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주문량을 처리했지만 인력 충원은 없었고, 스타벅스 직원들은 집단 행동까지 예고했다.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5일 밤 매장 직원들에게 사과 메일을 보냈다. 유통 업계에서는 “그동안 스타벅스코리아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과열된 소비자 반응을 고려하면 언젠가 터졌을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비판적 시선과 별개로 행사 때마다 굿즈 대란이 일어나는 기현상은 흥미롭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코리아에만 있는 정책들이 한국 소비자들을 블랙홀처럼 스타벅스로 빨아들였다”고 분석한다. 단순히 브랜드 ‘이름발’을 넘어 현지화 전략이 완벽하게 먹혔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스타벅스에서만 볼 수 있는 문화란 어떤 것일까?


지난달 스타벅스에서 한정판 재활용 컵을 준다고 하자 매장마다 평소보다 많은 주문이 몰렸다. /KBS 뉴스 캡처

◇한국 스타벅스가 원조 ‘사이렌 오더’

커피전문점 모바일 주문 시스템 중 스타벅스만큼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스타벅스가 2014년  도입한 ‘사이렌 오더’를 통해 모바일로 주문을 받고 결제할 수 있다. 점원과 말 한 마디 안 섞고 매장에서 음료만 받아갈 수 있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우리나라 스타벅스에서 처음 시작했다. 점심 때마다 사이렌오더로 커피를 받아간다는 한 직장인은 “식당에서 나올 때쯤 사이렌오더로 주문해놓고 회사 앞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받아 자리에 앉는 걸로 점심시간을 마무리한다”며 “점심 시간 짧고 기다리기 싫어하는 한국 직장인 생활 양식을 저격한 서비스 같다”고 했다. 

이 사이렌오더도 지난 ‘리유저블컵 대란’ 때 역풍을 맞았다. 사이렌오더 주문은 취소가 되지 않는다. 이날이 ‘특별한 날’인 줄 모르고 주문했던 소비자 상당수가 1시간 이상 주문 취소도 못하고 음료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모습들이 속속 발견됐다. 실수로 에스프레소 샷 여러 잔을 눌렀다가 바꾸지도 못하고 그대로 커피를 받아오는 등 그동안 불편함을 겪어왔던 소비자 반발이 이날 불편을 계기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브랜드 기념품을 증정하던 ‘굿즈’를 본격 상품화한 것도 스타벅스코리아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굿즈 기획을 위해 2013년 디자인팀을 신설했다. 스타벅스 진출 국가 중 디자인팀을 따로 꾸린 나라는 당시 한국이 유일했다. 매년 새로 출시되는 다이어리나 텀블러는 중고시장에서 가격이 수 배 뻥튀기돼 팔리기도 한다.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돌진하는 ‘오픈런’ 구매족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인력 충원 없이 무리한 행사를 이어가는 스타벅스코리아에 직원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MBC 뉴스 캡처

◇”이 구역의 미친 고객님 커피 나왔습니다”

전 세계 스타벅스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 스타벅스에는 스며들지 않은 문화도 있다. 거의 모든 해외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음료를 내줄 때 손님 이름을 불러준다. 이 ‘마이네임’ 서비스는 스타벅스 브랜드를 상징하는 핵심이지만, 이름을 잘 부르지 않는 문화인 한국에서는 외면받았다. 

대신 이번에도 스타벅스코리아는 해외 매장에는 없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본사 홈페이지에 손님의 닉네임을 등록할 수 있게 열어둔 것이다. 익살스러운 소비자는 이에 호응해, 스타벅스 직원이 ‘OOO 고객님’이라고 불렀을 때 웃긴 말이 되도록 여섯 글자 빈칸을 채워넣었다. 

“이 구역의 미친 고객님/이디야 스파이 고객님/이틀 기다리신 고객님/하나님 부처님 고객님/꼴에 스벅 오신 고객님 주문하신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하는 식이다. 곤란한(?) 호칭이 이어지자 스타벅스코리아는 닉네임을 모니터링하고 금칙어 처리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저도한입만요’, ‘저금통털러온’, ‘티끌모아파산’, ‘난직원이고넌’ 같은 닉네임은 이제 쓸 수 없다.

한국 스타벅스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은 그만큼 한국 소비자들의 스타벅스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알고 직원 배려 없이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가는 브랜드에 대한 반감도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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