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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아닌 대세…‘3040 임원이 온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21 11:00:57
조회 4365 추천 3 댓글 50

네이버 새 CEO 81년생 최수연 책임리더 선임
삼성·LG 등 대기업도 80년대생 임원 발탁
나이보다 성과·직무 우선…달라진 기업 문화


2021년 연말 주요 기업 임원 인사를 보면 어느 해보다 3040 젊은 임원이 대거 발탁된 것이 눈에 띈다. 네이버가 1981년생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차기 대표로 선임한 데 이어, 삼성·LG·SK 등 주요 기업들도 2021년 연말 인사에서 80년대생 임원을 대거 기용했다. 젊은 임원의 등장은 이제 파격을 넘어 트렌드가 되고 있다. 기업이 나이는 물론 연공서열, 출신을 따지지 않고 80년대생을 임원으로 발탁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와 전략이 숨어있다. 대세가 된 3040 젊은 임원의 탄생 배경을 살펴봤다. 

◇81년생 대표가 이끄는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 11월17일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최수연 신임 대표 내정자는 1981년생으로 올해 41살이다. 1967년생인 현 한성숙 대표와는 14살 차이다.


최수연 네이버 신임 대표 내정자, 1981년생으로 올해 41살이다. /네이버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최 내정자는 2005년 네이버(당시 NHN)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4년간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일했다. 2009년 네이버를 떠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재직했다.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인수합병(M&A), 기업 지배구조 등 회사법 분야에서 변호사로 경력을 쌓았다. 2019년 네이버에 다시 합류해 대표 직속의 글로벌 사업지원부에서 해외 사업을 지원했고, 2020년 비등기임원인 책임리더로 승진했다.

나이도 나이지만 최 내정자는 네이버 전체 근무 경력이 6년이고, 책임 리더로 일한 지도 2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네이버가 최 내정자를 새 사령탑으로 뽑은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최근 네이버가 집중하고 있는 세대교체와 글로벌 사업 확장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판단에서다.

네이버 판교 사옥. /네이버 홈페이지 캡처

2021년 5월 네이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서 전면 쇄신하는 것이 근본적이면서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 내정자처럼 젊고 새로운 리더를 통해 조직 쇄신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외부 인사를 통해 경직된 조직 문화를 바꾸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네이버는 미국은 물론 유럽, 일본, 동남아 등을 거점으로 웹툰과 라인 등을 앞세우며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을 더 확장하고 신사업 발굴하기 위해 관련 영역에서 경험을 쌓아온 최 내정자를 적임자로 봤다. 네이버는 “국내외 사업 전반을 지원하며 보여준 최 내정자의 문제해결 능력과 글로벌 사업전략 및 해외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를 높게 평가했다”라고 발탁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최 내정자를 지원할 새로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정된 김남선 책임리더 역시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김 내정자는 글로벌 금융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최 내정자는 회사의 조직문화를 개편하는 트랜지션 TF를 운영하고 젊은 직원들을 책임리더로 추가 발탁해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3040 임원의 시대

네이버 역사상 가장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81년생 대표의 탄생. 그러나 이미 많은 80년대생 CEO가 활발히 활동 중이다. 

주로 오너가(家) 자제인 경우긴 하지만, 안영훈(41) 이랜드리테일 대표, 황성윤(40) 이랜드이츠 대표, 김동관(39)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양홍석(41) 대신증권 사장, 홍정국(40) BGF  사장, 이성원(37) 신영와코루 총괄사장, 최낙준(34) 무학 사장, 김대헌(34) 호반건설 사장이 모두 80년대생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도 80년대생 CEO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는데,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어엿한 상장사 대표이사가 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임원으로 확장하면 80년대생은 더 늘어난다. 국내 시가총액 50위 내 기업에만 2021년 3분기 기준 50명이 있다 네이버에는 최 내정자를 비롯해 1980년대생 임원이 14명이다. 2020년 같은 기간 8명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120명의 책임리더(임원) 가운데 30대도 6명이나 된다.


최근 삼성전자 연말 인사에선 4명의 80년대생이 상무로 승진했다. /조선DB

새로운 인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삼성전자에선 최근 4명의 80년대생이 상무로 승진했다. LG그룹이 2021년 정기 인사에서 선임한 임원 중에도 1명의 80년대생 상무가 탄생했다. 엔씨소프트는 2020년 1명에서 2021년 5명으로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에서도 80년대생 임원이 8명 나왔다. 새로 선임된 팀·지점장 중 80년대생은 33%다. 

얼마 전만 해도 80년대생 임원이 나오면 파격 인사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3040 임원을 발탁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대표 자리에 오르는 사례도 많아지면서 3040 임원이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달라진 인사 시스템·기업 문화  

젊은 임원이 늘어나는 건 기업들이 기존의 연공서열 방식에서 벗어나 성과와 직무 중심으로 인사 제도를 바꿔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들고 외부 인재를 수시로 영입하는 문화가 퍼지면서 나이나 연공서열보다는 성과와 직무가 승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기업들의 인사 시스템, 기업 문화가 달라지면서 3040 임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재계 총수들의 세대교체도 영향을 미쳤다. 기존 총수급 오너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젊은 오너 3~4세들이 경영 전반에 나서면서 임원 연령층도 더불어 내려갔기 때문이다. 이재용(53)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51)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43) LG그룹 회장 등 젊은 총수들의 등장으로 그와 손발을 맞출 임원들도 젊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여러 산업이 융합되는 추세에 따라 기업들은 젊은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해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커졌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와 글로벌 혁신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젊은 3040 임원 발탁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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