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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이 미쳤어요”…월급 50% 기부가 목표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23 10:40:20
조회 1604 추천 1 댓글 4

아이소이 이진민 대표
“선영아 사랑해” 카피라이터 출신 창업가
불가리아 로즈 오일로 건강한 화장품 제작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인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클린뷰티 대표 브랜드로 발돋움해 나갈 예정입니다.”

2021년 4월 22일 비대면으로 열린 ‘EWG 지구의 날 기념식’에 초청받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 아이소이 이진민 대표의 축사입니다.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는 화장품, 일상용품, 먹거리 등 우리가 일상에서 밀접하게 사용하는 제품의 안전성을 분석∙인증하는 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입니다. EWG는 해마다 지구의 날에 이 기념식을 합니다. 올해는 5개 나라, 40개 도시의 브랜드가 참석했습니다.

이진민 대표는 2021년 국내 브랜드 중 유일하게 EWG 행사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아이소이는 국내 최초로 58개 제품 모두 EWG Verified 인증을 받은 브랜드입니다. 그 결과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미국 홀푸드마켓에 전 제품이 입점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작은 브랜드가 어떻게 세계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이진민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진민 자연인 대표. /jobsN

-아이소이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유해 의심 성분이 없는 자연 유래 기능성 화장품을 만드는 브랜드예요. 12년 전 브랜드를 선보이면서부터 ‘전 성분 확인 캠페인’을 했어요. 그때만 해도 아무도 성분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 때였는데, 화장품 성분의 중요성을 강조한 거죠. 지금까지도 피부에 가장 좋은 효과를 내기 위해 원료의 추출과 배합, 유통과정까지 까다롭게 검수합니다. 국내외 천연화장품 성지라 불리는 독일의 더마테스트사를 통해 안전성을 한 번 더 검증받고 있습니다.”

-9년 연속 판매 1위를 했다고요?

“올리브영에서 제품을 판매 중인데, 그중 잡티세럼이라고 불리는 제품이 많이 팔립니다. 그 덕분에 올리브영 에센스·세럼 부문 판매 1위를 했습니다. 불가리안 로즈오일이 들어간 제품이에요. 불가리안 로즈오일은 3000송이에서 단 1g만 추출될 정도로 귀한 성분입니다.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고 진정 성분도 들어가 민감피부 진정에도 좋죠. 좋은 성분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오직 물로만 추출한 1차 추출 오일만 직수입합니다. 한때 현지 오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적도 있지만, 그때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직수입해왔어요. 그만큼 저희가 자부심을 갖고 있는 성분입니다.”

올리브영에서 1위한 제품. 홀푸드마켓에 입점된 아이소이. /자연인 제공

-지금은 화장품 브랜드를 이끄는 수장이지만, 사회생활은 카피라이터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광고회사 금강기획(당시 현대그룹 계열 광고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직원들 인권보호에 대한 개념이 많이 부족하던 시절이었어요. 동료 여직원들이 부적절한 소리를 듣거나, 여자라는 이유로 부당한 처우를 받을 때마다 함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노조 부조합장으로도 활동했고요. 8년을 다녔는데, 진급이 안 됐습니다. 결국 한계를 느끼고 제일기획에 지원했습니다.

회사를 옮기고 열심히 일했죠. 밤샘 야근을 하다가 새벽에 출산할 정도였습니다. ‘한국 지형에 강하다, 삼성 애니콜’ 등의 광고 카피를 썼고 30대 중반에는 최연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됐습니다. 런던 광고제에서 삼성카메라 ‘케녹스(KENOX)’로 금사자상을 탔어요. 아시아 최초였습니다.

이후 ‘마이클럽’이라는 여성 커뮤니티 창립과 함께 부사장직 제안을 받았습니다. 당시 여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면 의미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선영아 사랑해’로 각종 뉴스에 소개됐던 캠페인도 이때 진행했죠. 그런데 2001년 미국 월스트리트 출신의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으로 왔고, 저는 해고당했어요. 1년 반 동안 거의 매일 3~4시간씩 자며 일했는데, 해고 통보를 받으니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죠. 그렇게 퇴사 후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차렸고, 대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 컨설팅을 했습니다.”

-화장품 회사를 창업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생 때부터 여드름이 잘 나는 피부였어요. 그때는 미용을 위해 피부과에 자주 가는 시대도 아니었고, 트러블용 화장품이 많이 없었죠. 스테로이드 연고를 피부에 자주 발랐는데, 직장생활을 할 때쯤 피부가 정말 안 좋았어요. 안 좋은 상태를 넘어 고통스러웠습니다. 물만 닿아도 아파서 바르는 연고는 물론 효과가 좋다고 추천하는 화장품도 쉽게 바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천연화장품에 관심을 두고 해외 리포트나 연구자료를 유심히 보던 지인이 천연화장품을 써보라고 제게 추천했어요. 속는 셈 치고 조금 발라봤는데 안 아팠습니다. 이후 계속 사용하면서 점점 나아지는 게 느껴졌는데, 그때 그 화장품의 핵심 성분이 불가리안 로즈 오일이었죠. 그때부터 화장품에 관심을 두고 성분부터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화장품에 쓰이는 오일을 수입하며 원료 공급 사업을 먼저 시작했고, 천연화장품은 따로 공부했어요.

천연화장품 기술이 발달한 알프스산맥 주변 국가의 깊은 산골이나 수도원 등도 가리지 않고 찾아다녔어요. 전 세계 어디든 천연화장품으로 소문난 곳은 다 가본 것 같아요. 그러던 중 독일의 ‘로고나’라는 브랜드를 알게 됐죠. 한국에 팔고 싶다고 밝혔는데, 거절을 당했죠. 끝없이 설득한 끝에 ‘철학을 훼손하지 않고 정직하게 팔겠다’는 약속을 하고 한국에 들여왔습니다. 그렇게 10년 동안 화장품을 공부했어요. 결국 화장품에 들어 있는 화학성분이 해롭다는 걸 알고, 인체에 무해한 방부제를 개발해 2009년 주식회사 자연인을 창업했습니다.” 

-창업 과정은 어땠나요.

“자본금 5억원으로 시작했습니다. 컨설팅으로 번 돈과 가족들 돈을 합쳐서 회사를 차렸어요.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일단은 방부제가 문제였습니다. 천연화장품이 좋은 성분을 넣는다고 해서 다 효과가 있는 건 아니거든요. 안전성과 안정성 모두 챙겨야 하죠. 특히 방부처리가 중요한데, 그 기술 개발이 더뎌져 정말 애를 먹었지만 결국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화장품은 원료가 정말 중요합니다. 창업을 위해 로고나 연구소장으로부터 많이 배웠습니다. 토코페롤 아세테이트를 천연으로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토코페롤 아세테이트는 로션, 크림 등 유화 화장품에 첨가된 오일이 산소와 결합해 변질되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자연인이 출시한 브랜드 아이소이는 ‘I am so intelligent’의 약자예요. 화장품 성분을 보는 똑똑한 소비자란 뜻을 담고 있어요. ‘화해’ 앱이 생긴 데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생각해요. 화장품을 살 때 원료를 확인하는 게 필수가 된 소비자 모습에 뿌듯합니다.”


해외봉사 간 이진민 대표. /자연인 제공

-기부도 많이 해 키다리 대표라고도 불리는데, 기부를 시작한 계기는요.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기부는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창업하고는 직접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고 개인적으로도 본격적으로 나눔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살아오면서 정말 수많은 곳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받은 도움의 손길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보내고 있습니다. 나눔 활동을 제 인생의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월급의 45%를 기부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50%예요.”

-회사에도 기부 문화 제도가 있다던데요.

“사회공헌 활동 외에 임직원 개개인의 나눔활동도 적극 장려하고 지원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매칭그랜트가 있습니다. 직원 한 명이 기아대책을 통해 한 명의 아이와 결연을 맺을 때, 회사에서 그 기부금의 50%를 지원합니다. 결연 아동이 늘어나면 지원금도 동일하게 많아집니다. 현재 국내·외 100명이 넘는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아대책과 기부를 시작한 지 10년이 됐습니다. 또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긴급한 구호가 필요하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분들도 돕고 있어요. 자연인 본사가 있는 광진구의 노인과 한부모 가정,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지원활동들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티퍼런스’라는 티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티퍼런스 주 성분인 ‘퍼플티(Purple Tea)’는 아프리카 케냐 1800m 고지대에서 생산됩니다. 고객이 티퍼런스의 티백 1개를 사용할 때마다, 케냐 어린이 정수사업 지원이 이뤄지도록 돕고 있습니다. 고객은 좋은 티를 마시면서 동시에 기부도 하는 셈입니다.”

-앞으로의 목표는요.

“내년부터는 아이소이를 해외에 많이 알리려 합니다.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든 피부에 문제가 있다면 아이소이를 찾을 수 있도록 회사를 키우고 싶습니다. 또 기부액을 월급의 45%에서 50%로 늘릴 예정입니다.”

글 시시비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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