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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개인정보 유출, 계속 되는 이유는?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25 08: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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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권선구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 또다시 개인정보를 유출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혜화경찰서 관계자는 1월 19일 “공무원 A씨가 구청에서 파악한 개인정보를 흥신소에 넘긴 혐의가 포착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구청 같은 과에서 근무했던 B씨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앞서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옛 신변보호)를 받던 서울 송파구 여성 살해 사건(이석준 사건)도 이 구청에서 일하던 공무원 C씨가 흥신소에 2만원을 받고 피해자 집 주소를 넘겨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공무원이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해당 구청은 물론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전조치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이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조선DB


◇개인정보 유출이 강력 범죄로 이어져


경기 수원 권선구청 소속 공무원 C씨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주소와 차량정보 등 개인정보 1101건을 조회해 흥신소 업자에게 제공했다. C씨가 유출한 정보 가운데 한 여성의 집 주소는 흥신소 세 곳을 거쳐 이석준에게 전달됐다.


이씨는 이 여성을 성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앙심을 품었고, 2021년 12월 10일 흥신소에서 얻은 주소로 찾아가 여성의 어머니와 동생을 살해하기로 했다. 이날 이씨가 휘두른 흉기에 여성의 어머니는 사망했고 동생은 중태에 빠졌다. C씨가 단돈 2만원을 받고 건넨 여성의 개인 정보가 ‘이석준 사건’이라는 강력 범죄로 이어진 것이다.


공공기관 관계자가 넘긴 개인정보가 강력범죄에 악용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 유포해 공분을 산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대표적이다. 서울 송파구 주민센터와 수원의 한 구청에서 일하던 사회복무요원 2명은 2019년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의 요청을 받고 근무지에서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해 넘겼다. 이들이 넘긴 정보는 조주빈이 박사방 피해자들을 협박해 성착취를 이어가는 데 쓰였다. 이후 병무청은 사회복무요원의 개인정보 취급업무를 금지했다.


2021년 11월에는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활용하는 정책을 다루는 정부 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개인 정보가 외부로 새는 사고가 벌어졌다. 2021년 10월 개인정보위는 2012~2018년 330만명 이상의 회원 개인 정보를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넘긴 페이스북을 상대로 181명이 “피해 배상이 필요하다”며 낸 집단 분쟁 조정 사건을 맡았다. 집단 분쟁 조정이란 피해 유형이 같은 50명 이상이 모여 재판 대신 당사자 간 합의로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다. 개인정보위는 페이스북이 이들에게 1인당 3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조정안을 내놨다.



2021년 11월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개인 정보가 유출돼 윤종인 위원장이 사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선DB


2021년 11월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개인 정보가 유출돼 윤종인 위원장이 사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선DB그런데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위가 갖고 있던 신청인 181명의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등 개인 정보가 신청인 중 일부 19명에게 이메일로 전송됐다. 개인정보위는 “직원 실수로 페이스북에 보내야 할 신청인 명단 등이 잘못 보내졌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개인 정보가 담긴 메일을 받은 19명에게 메일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정보가 유출된 당사자들에게 사과했고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공공기관 개인정보 유출 건수는 14만4000건에 달한다. 공무원이 개인정보를 유출해 징계를 받은 사례는 2018년 36명, 2019년 44명, 2020년 76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경찰을 거치지 않고 직접 분쟁 조정에 나선 사례도 많다.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대상 분쟁 신청도 2018년 37건에서 2020년 64건으로 증가했다.


◇적발돼도 ‘솜방망이’ 처벌


공무원은 업무 특성상 개인정보를 다루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자격을 가진 사람만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무단으로 열람하거나 유출할 경우 징계와 처벌이 뒤따른다. 그러나 무단으로 개인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고 적발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공무원의 경각심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2017~2019년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인정보 유출로 징계받은 사례는 총 153건에 형사 고발한 사건은 2건에 불과하다. 일탈 행위가 적발돼도 대부분 내부 징계에 그쳤다.



공무원이 개인 정보를 유출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픽사베이


공공기관의 이런 처분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법적 처벌 수위와도 형평에 맞지 않는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n번방 사건’ 이후엔 공무원이 사회복무요원에게 정보시스템 접근 권한을 양도 또는 대여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공직사회 안팎에선 내부 징계조차 받지 않는 개인정보 유출 행위가 적지 않을 거란 관측도 있다. 정보 열람 권한을 가진 공무원을 감시하는 체계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공공기관에서 개인정보 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은 기관 당 평균 2.5명이었고, 다른 업무를 병행하지 않는 전담 인원은 0.4명에 불과했다.


◇재발 방지 대책은?


어쨌든 공무원은 마음먹기에 따라 국민의 개인정보를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다. 이에 공무원의 직업윤리, 보안의식 강화뿐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이중, 삼중의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고 처벌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2020년 6월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민원인 개인정보 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해 개인정보 취급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화를 불렀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정부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공공기관 개인정보유출 종합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보를 누설한 수원시 권선구청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원인을 찾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르면 2022년 2월 말이나 3월 초 공개를 앞두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이제라도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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