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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계열사 차별?..성과급이 뭐길래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28 09:39:09
조회 5118 추천 1 댓글 16

직장인 사이에서는 요즘 성과급이 화두입니다. 주요 기업은 대부분 매년 12월쯤 성과급 지급 규모를 발표하고, 연말이나 다음 해 1월 중 지급합니다. 기업마다 성과급 산정 기준이 다르고, 계열사마다 지급 규모도 다릅니다. 매년 성과급 시즌이 돌아오면 직장인 커뮤니티에 다른 계열사의 성과급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묻거나 성과급이 예상보다 적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글이 올라오는 이유입니다.

“역대 최대 실적인데 왜 성과급 안주느냐”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 단체급식(사원식당)을 책임지는 삼성웰스토리는 2022년 직원들이 성과급을 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습니다. 사측이 영업적자 때문에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인데요, 삼성웰스토리의 2021년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임직원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실적이 좋은데 성과급을 왜 빼앗느냐”, “우리가 삼성전자가 아닌 삼성‘후(後)’자라 그런 것이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과징금 960억원을 부과받은 삼성웰스토리. /MBC NEWS 유튜브 캡처


사상 최대 매출을 내는데 왜 영업적자가 났고, 사측에선 성과급을 못 준다고 하는 걸까요. 바로 공정거래위원회가 2021년 6월 삼성웰스토리에 부과한 과징금 때문입니다. 공정위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 4곳이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일감을 몰아줬다며 삼성웰스토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관련 계열사에 총 2339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삼성웰스토리가 부과받은 과징금은 960억원인데요, 한 해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삼성웰스토리가 과징금을 부과받지 않았다면 2021년 800억원대 흑자를 기록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삼성웰스토리는 과징금 960억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했고, 이 때문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냈습니다. 충당부채란 지출 시기나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를 의미합니다. 

삼성웰스토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입니다. 삼성전자는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지만, 결과는 미지수입니다. 회사가 적자를 이유로 성과급을 못 주겠다고 하자 노조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서비스업 특성상 1년차 연봉이 2000만원대일 정도로 급여 수준이 낮은 편이라, 성과급까지 못 받으면 직원 사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또 “삼성물산이 매년 회사에서 배당금을 챙기는데, 과징금을 임직원에게 줘야 할 이익금에서 가져가는 건 불공정하다”는 말도 나옵니다. 그간 삼성웰스토리 직원은 회사 실적에 따라 연봉의 3~13% 수준의 성과인센티브(OPI·옛 PS)를 받았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이마트 “배당이익으로 성과급 준다”

최근 연일 오너(owner)가 뉴스에 오르내리는 탓에 직원들이 골머리를 앓았던 이마트는 2022년부터 회사의 투자 수익인 배당이익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그간 이마트는 매년 1월과 7월 영업이익과 기타 수익을 재원으로 성과급을 지급해왔는데, 앞으로는 투자 수익 일부도 성과급에 쓰기로 한 것입니다. 이마트는 사내 공지를 통해 “(2021년에는) 이베이의 성공적인 인수를 통해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온오프라인 커머스의 완성형 생태계를 구축한 의미있는 한 해였다”라며 “회사 전체 성과로도 보상받아야 한다는 판단으로 성과급 재원 기준을 확대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마트 직원들은 2022년 1월 21일 늘어난 재원을 활용한 2021년 하반기 실적에 대한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재계에선 이마트의 성과급 재원 확대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직원 달래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멸공(滅共·공산주의나 공산주의자를 멸함) 관련 게시물을 연달아 올리면서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내부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마트 노조는 1월 12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멸공도 좋지만 본인이 해온 사업을 먼저 돌아보라”라며 정 부회장을 지적했습니다. 노조는 “그룹의 주력 회사인 이마트가 온라인 쇼핑 증가와 각종 규제에도 직원들의 노력으로 타사 대비 선방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과 국민에게 분란을 일으키고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정 부회장의 언행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고 했습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 여파가 수만명의 그룹사 직원과 그 가족에게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 부회장은 노조가 성명문을 발표한지 하루 만인 1월 13일 성명문을 다룬 기사를 갈무리해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1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저의 자유(멸공 관련 발언)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입니다”라고 썼습니다. 정 부회장의 노조 측 지적 수용 이후 일주일 만에 직원들은 늘어난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성과급 논란에 연봉 반납을 선언했던 최태원 SK 회장. /YTN News 유튜브 캡처


◇“재난지원금 주느냐” 불만이던 SK하이닉스, 이번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SK하이닉스는 매년 성과급 지급 규모가 논란입니다. 2021년 1월 SK하이닉스에서는 2020년 실적에 대한 성과급 규모에 대한 직원 불만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2021년 초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연봉의 47%를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으로 받았는데요. SK하이닉스는 삼성의 초과이익성과급 격인 PS(초과이익배분금)를 연봉의 20% 수준으로 책정해 내부 불만을 키웠습니다. 2020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5조원으로, 2019년(2조7000억원)보다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영업이익 증가세(30%)보다 60%포인트가량 높은데도 성과 보상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2021년 1월 28일 사측의 성과급 발표 이후 SK하이닉스에서는 4년 차 사원이 사장을 포함한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성과급 산정 기준을 알려달라고 공개적으로 질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성과급을 산정하는 기준 금액인 EVA(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자본비용 등을 뺀 금액) 지수의 산출 방식과 계산법을 공개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저연차 직원 사이에서는 “신입 때 공채설명회에서 사측이 무조건 삼성에 맞춰 성과급을 준다고 했는데, 회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라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결국 최태원 회장이 “2020년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모두 반납해 구성원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발표하며 구성원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에서 받는 연봉은 30억원대인데요, 2020년 9월 기준 SK하이닉스 직원은 약 2만9000명입니다. 30억원을 임직원 수로 나누면 1인당 10만3000원을 더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그러자 내부에서는 “SK표 재난지원금이냐”라는 볼멘소리가 나왔죠.

2022년은 어떨까요. 2021년 상황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 반도체 사업으로만 95조원 매출을 낸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비메모리)사업부의 OPI를 연봉의 50%로 책정했습니다. 메모리사업부 임직원은 상여기초금(기본급)의 300%를 추가 인센티브로 따로 받았습니다. SK하이닉스의 2021년분 성과급도 연봉의 50%입니다. 2021년 말에는 사상 최대 매출 기록과 미국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등을 기념해 특별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00%를 지급했습니다. 인사팀이 신입 공채설명회에서 말했다는 “삼성만큼 챙겨주겠다”라는 약속을 지킨 셈이죠.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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