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연세대와 손잡고 인공지능(AI) 인재를 양성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신설한다. AI 기술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직접 인재를 키우기로 한 것이다. 이 학과 졸업생들은 LG전자 입사가 보장되며, 재학 기간 학비 전액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앞서 LG전자는 서강대와도 협약을 맺고 채용계약 학과 형태로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했다.
대학과 손잡고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기업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인재전쟁’이라 할 만큼 차세대 산업의 인재가 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조기에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반도체에서 시작해 배터리, 디스플레이, 인공지능, 통신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AI 인력 조기 확보 나선 LG전자
LG전자와 연세대는 2022년 하반기부터 인공지능융합대학과 인공지능학과 석사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빅데이터와 머신러닝(기계학습), 로보틱스 등을 연구개발하는 인력을 육성하기로 했다.
입학생 전원은 LG전자 실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으며 취업이 보장된다. 석사과정 2년간 3600만원의 장학금도 준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미래 신사업에 필수적인 AI 핵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학과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LG전자는 201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소프트웨어 석사과정을 시작으로 고려대 스마트융합학과와 서강대 스마트융합학과, 한양대 지능융합학과 등의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스마트홈 분야 인재를 직접 육성∙채용해본 경험을 인공지능 분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LG그룹은 LG 인공지능연구원을 설립하는 등 최근 몇 년간 관련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공지능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우수한 인력이 필수다. 이를 위해 실무형 인재를 육성하는 계약학과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배터리 분야 “인력 확보에 사활”
계약학과 설립에 가장 적극적인 건 반도체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성균관대와 연세대에 계약학과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 카이스트, 포스텍와 손잡고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고려대를 시작으로 2022년 서강대, 한양대와 잇달아 반도체 계약학과 개설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반도체업계의 인력 부족은 오래된 난제다. 최근 몇년간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매년 배출되는 전문 인력의 수가 수요에 미치지 못한다.
주요 반도체 기업과 연구소 등에선 연간 1500여명의 신규 전문인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실제 배출되는 신규 인력은 650여명에 불과하다. 반도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2031년까지 3만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마다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처우 개선, 인센티브 등의 조건을 내걸고 인재 유치 경쟁에 나서 것도 모자라 아예 인력을 직접 육성하거나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배터리 기업들도 같은 이유로 계약학과 설립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관련 연구개발 요구가 큰 상황에서 인력 수요는 크지만, 인력 공급은 부족한 상태다. 특히, 이차전지 분야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등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개발이 절실해 고급 인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배터리 기업 중 가장 먼저 계약학과를 개설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1년 9월 고려대 대학원에 배터리학과와 스마트팩토리학과를 신설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연세대와도 손잡고 이차전지융합공학협동 과정을 개설했다.
다른 배터리 기업들도 잇따라 배터리 학과 개설에 나서고 있다. SK온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을 시작으로 최근 성균관대와 핵심 인재 육성을 위한 배터리 계약학과 프로그램 개설 업무협약을 맺었다. 삼성SDI는 포스텍을 시작으로 서울대, 카이스트, 한양대와 계약학과 신설 협약을 맺었다. 이들 학과 출신은 SK온 취업이 보장되고 재학기간 등록금 전액 외에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의 수요는 늘어나는데 적합한 인재 확보는 쉽지 않다 보니 기업들이 계약학과 개설을 통해 원하는 인력들을 직접 양성에 나서게 됐다”며 “현재까지는 석·박사 과정 위주로 개설돼 있으나, 앞으로는 반도체·전자 분야처럼 학사과정도 개설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업 투자학과 더 늘어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넘어 통신 분야 인재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1월 고려대와 손잡고 차세대통신학과 신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6G, 인공지능, 위성통신 등 차세대 통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입학생 전원은 졸업 후 삼성전자 입사가 보장된다. 재학 기간 등록금 전액과 학비보조금이 산학장학금으로 지원된다. 또 삼성전자 인턴십 프로그램 참가, 해외 저명 학회 참관과 같은 다양한 체험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서울대와 포항공대에도 연합전공을 개설해 차세대 통신 분야 융합 인재를 적극 양성하고 있다. 연합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은 본인 전공 외에 일정 학점 이상 연합전공 과목을 이수하면 장학금 등의 혜택을 지원받고,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할 수 있다.
다른 기업들도 계약학과 설립으로 분주하다. LG디스플레이는 연세대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디스플레이 분야 계약학과를 신설한다. 2023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는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를 신설한다.
연세대는 30명 정원의 학생을 선발해 전자, 전기, 물리, 화학, 재료 등 전 영역에 걸친 특화된 교육과정을 제공할 계획이다. 입학생 전원에게 학비, 기숙사비, 학업보조금 등을 지원하며, 졸업하면 LG디스플레이 취업이 100%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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