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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금' 있다"..어느 중고폰의 외침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5.13 09:54:23
조회 8659 추천 7 댓글 20

다 쓴 휴대폰에서 금 캐내는 재활용 신기술
친환경 광물 자원으로 재활용

서랍 속에 잠자고 있는 중고폰. 그 안에서 금을 캘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금은 금광에서 채굴해왔지만, 땅 속 자원이 고갈되면서 금맥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마르지 않는 금맥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도심 한복판에 말이죠. 바로 ‘도시 광산’인데요. 도시 광산은 휴대폰이나 개인용 컴퓨터(PC), 텔레비전 등 버려진 전자제품에서 유용한 금속을 추출하는 산업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전자제품에는 금을 비롯해 은, 필라듐, 납 등  다양한 금속이 들어있는데요, 잘만 활용하면 좋은 광물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폐휴대폰에서 귀금속을 추출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indeedItdoes’


2019년 국제연합(UN) 자료에 따르면 해마다 5000만톤 이상의 전자폐기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약 15~20%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쓰레기 매립지로 향하거나 소각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전자폐기물에는 금이나 은도 있지만, 수은과 리튬, 납 등 독성 물질도 많이 포함돼 있어서, 잘못 폐기될 경우 환경뿐 아니라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런 사회∙환경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에서는 재활용 신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IT기업 ‘델테크놀로지스’는 2022년 1월 전자폐기물을 귀금속으로 재생한 반지와 귀걸이 등 다양한 주얼리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활동하는 보석 디자이너 애슐리 헤더(Ashley Heather)는 지난 2015년 세계 최초로 전자폐기물에서 추출한 금과 은으로 만든 주얼리를 선보였습니다. 헤더가 공개한 전자폐기물이 금반지로 탄생하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먼저 전자폐기물을 회수한 후 손으로 직접 조각조각 분해합니다. 이후 PCB라고 하는 전자 회로 기판만 따로 모아서 녹입니다. 이게 나중에 금속 덩어리로 변하는데요. 여기에 전기를 이용해 순수한 금과 은만 추출한다고 합니다. 이걸로 금반지도 만들고, 귀걸이도 만드는 것이죠. 반지 한 개를 만드려면 상당히 많은 전자폐기물이 필요한데요. 평균적으로 1톤의 전자회로에서 금 80g과 은 2kg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주얼리뿐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등 첨단 산업에서 귀금속의 쓰임새가 많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도시 광산’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전자폐기물 속 희귀금속을 회수하는 기술인데요.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다 쓴 전자제품이나 배터리에서 금 소재를 99.9% 효율로 회수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다층으로 이루어진 내부 구조를 고분자 껍질이 감싸고 있는 캡슐형 소재를 만든 것인데, 이 캡슐의 내부 소재는 여러 성분이 섞인 침출액에서도 안정적으로 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고온에서 귀금속을 녹여내는 기존 회수 방식보다 환경 오염과 에너지 낭비가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폐기품 활용 사례. /델테크놀로지스, 삼성 유튜브


국내 기업들 역시 제품을 개발하면서 다양한 친환경 전략을 내놓고 있습니다. 친환경에 민감한 MZ세대의 특성을 파악해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 친환경 요소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죠.

삼성전자는 2021년 8월부터 ‘지구를 위한 갤럭시’(Galaxy for the Planet) 활동을 통해 2025년까지 전자폐기물 감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냥 버려지는 휴대폰의 새로운 활용법을 제시했는데요. 중고폰을 안저 질환을 진단하는 디지털 검안기로 탈바꿈해 검진 기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연세의료원과 협력해 갤럭시폰을 휴대용 디지털 검안기로 변모시킨 ‘아이라이크’(Eyelike)는 2018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인도, 모로코, 파푸아뉴기니 등 주로 의료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중고폰은 집안 조명과 TV 전원을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는 또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중 하나인 폐어망을 휴대폰과 태블릿PC, 노트북PC 등 부품 소재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폐어망은 해양 생물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골칫덩어리로 여겨지는데요.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 삼성전자는 로얄DSM과 한화 컴파운드 등 전문 기업들과 협업해 폐어망을 수거해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폐어망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로 재탄생하기 위해선 수집과 분리∙절단∙세척∙압출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글로벌 안전인증기관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이 진행한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 결과에 따르면, 일반 플라스틱 1톤을 생산할 때 4.4톤의 탄소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의 경우 탄소 배출량이 3.3톤에 그칩니다. 각종 전자제품 부품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1톤을 생산할 때, 폐어망을 재활용하면 기존 방식보다 1.1톤, 약 25%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것이죠.

실제로 이 과정을 통해 탄생한 재활용 플라스틱은 갤럭시 S22와 S펜 부품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노력을 통해 2022년 말까지 버려지는 폐어망을 수십톤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을 누적 60만톤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단계적으로는 2025년까지 누적 20만톤 사용이 목표라고 하는데요. 텔레비전과 모니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의 일부 모델에 내장부품 원료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외관부품에도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제품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글로벌 소비재 시장에서 ‘그린슈머’가 늘고 있다. /GS칼텍스 미디어허브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ESG경영과 그린슈머가 글로벌 소비재 시장에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면서 나온 것입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022년 4월 25일 발표한 ‘친환경 소비시대, 부상하는 그린슈머를 공략하라’ 보고서를 보면, 국내 소비재 수출 기업 40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51.8%가 ‘친환경 트렌드가 수출과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답했습니다.

보고서는 최근 글로벌 소비재 시장을 ‘그린슈머’가 주도한다고 분석했는데요. 그린슈머는 ‘친환경’(Gree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입니다. 2021년 조사에서 글로벌 소비자 중 53%가 그린슈머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조사 때보다 약 20% 늘어난 수치입니다.


글 시시비비 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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