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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준비부터 자녀 교육까지, 은행이 '300억 부자'를 모시는 법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6.15 09:47:29
조회 2909 추천 10 댓글 3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고액 자산가’를 확보하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고액 자산가 맞춤 관리 전담부서는 물론 특화 점포, 특화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다.

대상은 최소 30억~300억원 이상 금융 자산을 보유한 고객. 단순 금융 서비스를 넘어 가족 모임이나 골프 예약 등으로 서비스를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은행들이 고액 자산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고액 자산가 시장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2022년 초 한국씨티은행 출신 프라이빗뱅커(PB) 13명을 영입해 자산가 특화점포 ‘투 체어스 익스클루시브(TCE∙Two Chairs Exclusive)’를 열었다. TCE는 프라이빗뱅킹(PB) 업무와 기업∙ 투자금융(CB, IB) 업무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5월 우리은행은 ‘TCE 강남센터’와 ‘TCE 본점센터’에 이어 서울 서초구 GT타워에 3번째 초고액 자산가 대상 특화점포인  ‘TCE 시그니처센터’를 확장 이전했다.

우리은행은 이곳에서 순수 금융자산만 30억원 이상인 고객을 전담한다. 현재 TCE 시그니처센터의 고객은 1200여명으로, 센터가 관리하는 자산은 총 6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세금 컨설팅부터 부동산 투자 지원, 해외 부동산 컨설팅, 상속 증여 컨설팅, 명의 신탁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TCE 시그니처센터는 건물 최고층인 24층에 입점해 있다. 통상 은행 점포가 1층에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센터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탁 트인 전망과 함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내부는 상담실과 고객 라운지, 세미나실, 대여금고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자산 관리 상담뿐 아니라 금융 상품 가입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자산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초(超)고액 자산가와 가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 증식과 가업 유지 및 승계, 안정적인 자산 상속과 승계, 사회공헌과 봉사 등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 패밀리오피스∙트러스트’를 출시했다.

눈에 띄는 점은 고객의 비재무적인 수요를 관리하는 ‘라이프케어 전담팀’을 따로 꾸린 것이다. 라이프케어 전담팀은 생활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가족 모임을 위한 식당을 알아보고 예약하거나 여행 때 묵을 숙소를 잡고 각종 일정을 조율하는 등 각종 대소사를 지원하는 식이다. 자녀 교육을 위한 각종 커리큘럼을 추천하고 관리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고객이 요청하면 발빠르게 대응하는 일종의 ‘집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밖에 법률·세무(회계)·부동산 등으로 구성된 ‘자산관리 전담팀’을 고객별로 운영해 직접 손님을 찾아가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2021년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VIP ‘클럽원’(club 1) 서비스를 제공했다. 2021년 문을 열었던 클럽원 한남점은 ‘물속의 리조트’(under the wave)를 콘셉트로 고객 라운지와 와인바 등을 통해 자산가들의 사교 모임을 지원했다. 자산관리를 위한 특화상품과 세밀한 자산 분석뿐 아니라 세무∙법률∙부동산 관련 일대일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기도 했다.

고액 자산가를 주로 상대하는 프라이빗 뱅킹센터들이 최근 늘고 있다. /픽사베이

신한은행 역시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100억원 이상 자산가를 대상으로 ‘신한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패밀리오피스’를 선보이고 있다. 개인 금융자문을 넘어 가문의 생애주기별 자산관리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22일 ‘신한PWM 패밀리오피스’를 개점하고, 기존 신한PWM 프리빌리지(Privilege) 서울센터와 강남센터 두 곳을 신한PWM 패밀리오피스 센터(SFC)로 전환했다.

신한은행은 기업컨설팅과 세무·부동산, 법률·회계 등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 컨설팅 조직을 신설해 상시 대면·비대면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다. 더불어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기관투자자급 공동 투자 기회를 제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비재무적인 서비스도 확대한다. 패밀리오피스 전담 컨시어지를 통해 골프, 레스토랑 예약부터 투자 세미나 참여, 공익활동 참여 등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도 오는 9월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를 통해 초고액 자산가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신한금융과 동일하게 서비스 제공 기준을 100억원으로 잡았다. 자산가들을 위한 팀 단위의 고객관리와 KB형 패밀리오피스 모델 등 차별화된 운영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KB국민은행은 WM(자산관리) 부문 내 초부유층 전담관리 조직인 GWS(Gold&Wise Summit) 본부를 신설하는 등 서비스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의 한 은행 지점이 찾아오는 손님 없이 한산한 모습. 2021년 국내 은행의 점포 수는 전년보다 311개 줄었다. /조선일보 DB

은행들이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은 은행 일반 점포가 줄어드는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의 ‘2021년 국내은행 점포 운영현황’에 따르면 2021년 말 국내은행의 점포 수는 총 6094개로 2020년 말보다 311개 감소했다. 국내 은행 일반 점포는 2018년 23개, 2019년 57개, 2020년 304개가 줄어드는 등 해마다 감소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은행들은 고액 자산가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다.  팬데믹 기간 높은 수익을 얻은 부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KB금융연구소가 2021년 말 발표한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부자 수는 2020년 말 기준 39만3000명으로 2019년 대비 10.9% 늘었다. 같은 기간 부자들의 금융자산도 크게 늘었다. 2020년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이들의 총 금융자산은 2618조원으로 2019년보다 21.6% 증가해 역대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300억원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는 약 8000명에 달했다.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

고액 자산가의 자산 관리를 도와주는 금융회사 직원을 말한다.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예금이나 주식, 부동산 등 자산을 종합 관리할뿐 아니라 세무나 법률, 상속 등 비금융 업무에 대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비슷한 의미로 웰스 매니저(wealth manager)라는 용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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