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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척에 1조3000억..대한민국 바다 지킬 전투함의 정체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6.16 10:28:26
조회 3531 추천 11 댓글 54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이어 4번째 이지스함

‘정조대왕함’

해군이 4월 29일 함명제정위원회를 열고 한국형 구축함(KDX) III 배치(Batch·유형) II 사업의 이지스 구축함 1번함의 이름을 정조대왕함으로 선정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정조대왕함은 8200t급 차세대 이지스함으로, 오는 7월 진수식을 거쳐 2024년쯤 해군에 인도돼 실전 배치될 예정입니다. 정조대왕함의 진수 소식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이지스함이 뭔지, 한국형 이지스함의 수준은 어디까지 왔는지 알아봤습니다.

우리나라 해군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 /국방부 제공

우리나라 포함해 전 세계 6개국만 보유

이지스함의 정의는 간단합니다. 이지스 시스템(Aegis Combat System)을 탑재한 함정을 이지스함이라 부릅니다. 영어로 이지스라 발음하는 아이기스(Aegis)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딸 아테네에게 준 방패 이름인데요, 미 해군이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전투함용 무기 관제 시스템에 이지스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지스 시스템을 갖춘 함정이 바로 이지스함인 것이죠.

미 해군이 이지스 시스템 개발을 시작한 건 1960년대의 일입니다. 냉전 시절 소련 전투기의 초음속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전술을 고안하던 해군은 대함 미사일을 직접 격추하는 방법을 떠올렸습니다. 1970년대까지 개발이 이어졌고, 1983년 세계 최초의 이지스 순양함 타이콘데로가(Ticonderoga)급 순양함이 등장했습니다. 최대 24개 표적과 동시에 교전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춰 화제를 모았죠. 고성능 레이더와 중장거리 대공 미사일로 무장하고, 무기 관제를 위한 슈퍼컴퓨터까지 탑재한 이지스함이 나온 게 벌써 40년 전입니다. 1991년부터는 알레이 버크(Arleigh Bruke)급 이지스 구축함이 취역하기 시작했죠.

미국에 이어 일본이 이지스함을 도입했습니다. 일본은 1993년 공고(Kongo)급 이지스함 취역으로 이지스함 시대를 열고 현재 공고급 4척, 아타고(Atago)급 2척, 마야(Maya)급 2척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신형인 마야급 하구로(はぐろ)함은 2021년 3월 19일 취역했습니다. 기준 배수량은 8200t으로, 건조에만 16억달러(약 2조500억원)가 들어갔습니다. 승조원 300여명이 근무하고, 길이만 170m에 달하는 구축함입니다.

스페인과 노르웨이도 이지스함 보유국입니다. 스페인은 알바로 데 바잔급(6250t) 5척을 가졌고, 노르웨이는 난센급(5290t) 이지스함을 5척 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이지스함을 실전 배치하면서 세계에서 5번째로 보유한 나라가 됐습니다. 이어 호주 해군이 이지스 체계를 탑재한 호바트급 호위함을 2017년 9월 취역하면서 여섯 번째로 이지스함을 보유한 나라가 됐습니다.

2007년 한국형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첫 선

우리나라 해군이 이지스함 도입을 처음 논의한 것은 1990년대 들어서입니다. 1995년 이지스함 도입이 합동군사전략목표기획서(JSOP)에 반영되면서 이지스 구축함 획득 사업이 궤도에 올랐습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2004년 9월 현대중공업에서 최초의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DDG-991)’ 건조를 시작했고, 2007년 5월 25일 진수식을 열었습니다.

국방tv 유튜브 캡처

세종대왕함의 제원을 살펴볼까요? 기준 배수량 7650t인 세종대왕함은 길이 165m, 너비 21.4m에 최대 항속거리는 약 9900km입니다. 360도 전방위를 감시할 수 있는 스파이-1D 이지스 레이더를 탑재했고, 최장 1000km 바깥에 있는 항공기나 미사일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900개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고, 레이더가 찾아낸 목표물은 함대공 미사일과 램(RAM) 미사일로 요격할 수도 있니다. 기관포 ‘골키퍼’는 1분당 4200발을 퍼부어 목표물을 파괴하죠.

2008년 세종대왕함이 실전 배치된 이후 2010년 8월 2번함 율곡이이함(DDG-992), 2012년 8월 3번함 서애류성룡함(DDG-993)이 연달아 취역했습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실전에 배치된 서애류성룡함의 제원은 세종대왕함과 거의 같습니다. 애초에 KDX-III 사업의 목표가 7000t급 이지스 구축함(DDG) 3척을 건조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KDX-III에 이어 KDX-III Batch-II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 주인공인 정조대왕함이 차세대 이지스함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신형 이지스함은 전 세대 이지스함보다 탄도탄 요격 능력과 대잠 작전 능력이 향상된 게 특징입니다.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은 탄도미사일을 레이더로 탐지하거나 추적할 수는 있지만, 요격 능력은 제한적인 수준입니다. 정조대왕함의 잠수함 탐지 거리도 기존 이지스함보다 3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정부는 지난 사업과 마찬가지로, 2020년부터 2028년까지 3조9000억원을 투자해 이지스 구축함 3척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2021년 2월 건조에 들어간 정조대왕함은 진수식을 가진 뒤 실전에 배치될 2024년 하반기까지 시험평가를 거칠 예정입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미국의 줌왈트급 구축함. /미 해군 유튜브 캡처

주변 강대국 중국과 러시아는?

이지스는 미국이 개발한 무기 체계입니다. 러시아나 중국에는 이지스함이 없죠. 대신 각국이 자체 개발한 무기 체계를 구축함에 적용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서방세계에 이지스함이 있다면, 구 공산권인 러시아에는 ‘소브레멘니’급 구축함이 있습니다. 중국도 러시아로부터 소브레멘니급 함정을 두 척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해군은 2000년대 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강력한 해군 전력을 구축한 상황입니다. 실전 배치한 1만t 이상 이지스함급 구축함만 4척입니다. 7000~8000t급까지 포함하면 이지스함급 구축함만 30여척에 달합니다.

우리나라가 차세대 이지스함 도입을 추진하는 동안, 미 해군은 실전에서 강력한 스텔스(stealth) 기능을 갖춘 줌왈트급 구축함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스텔스란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형상이나 재료, 도장 등을 사용해 탐지를 어렵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기준 배수량이 1만4500t인 줌왈트급 구축함은 순양함에 가까운 대형 구축함인데도 기존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함의 절반 수준인 150여명의 승조원이 상주합니다. 평소에는 자동화된 시스템이 사람의 개입 없이 자체적으로 구축함을 운용한다고 합니다. 현대 해상권을 지배하는 최고 구축함으로 평가받습니다. 한 대당 건조 비용은 기존 구축함의 3배에 달하는 5조원대 수준이라고 합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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