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인정하는 국가기술자격증은 모두 542개가 있습니다. 이 중에선 가지고만 있어도 취업과 승진에 파란불을 켜준다는 ‘프리패스'급 자격증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자격증일까요?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구직자의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되고, 재직자에게는 승진이나 인사고과 등 직장 생활에 도움이 되는 국가기술자격을 선정해 발표했습니다. 조사는 2021년 국가기술자격 검정형 필기시험에 응시한 수험자 227만982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 결과 재직자 78만920명 중 67%(52만3109명)가 회사에서 자격증 취득을 우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우대 내용으로는 채용 시 우대 받는다는 응답 비율이 61.4%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임금 우대(20%)나 승진∙인사배치∙인사고과 등 인사상 우대(18.6%)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격 등급이 높을수록 우대받는 비율도 높다고 하는데요. 기술사가 85.5%로 우대 비율이 가장 높았고, 기사와 기능사는 각각 74.1%, 55.3%를 기록했습니다.
기술 분야에선 ‘안전’ 관련 자격증이 우대를 받고 있고, 서비스 분야에선 ‘심리’나 ‘직업’ 관련 자격증이 채용에 유리하다고 합니다. 각 분야에서 직장 우대율이 높은 자격증 ‘톱3’를 알아봤습니다.
기술 분야에서 ‘화재감식평가기사’ 자격증이 직장 내 우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BS 다큐
기술∙기능분야에선 ‘화재감식평가기사∙토목기사∙건설안전기사’ 우대
먼저 기술∙기능 분야에서 직장 우대율이 높은 자격증으로는 ‘화재감식평가기사’(89.6%)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취득 시 인사 우대 비율이 50.9%, 채용 우대 비율이 47.7%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재감식평가기사란 화재현장에서 화재 원인과 피해를 조사하고, 화재분석과 평가를 수행해 화재의 원인과 발생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기술자격전문가를 말합니다.
최근 산업구조가 다양해지면서 고층 시설물이 많아지고, 고압가스나 위험물을 이용한 에너지 소비량도 늘어났는데요. 곳곳에 화재 발생 위험 요소가 많아지면서 화재감식 관련 인력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화재 관련 재산피해보상을 위한 분쟁도 늘어나 화재 감식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화재감식평가기사 자격을 취득하면 화재보험협회나 대기업 화재조사팀,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화재 감식 관련 연구소 등 다양한 분야로 취업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 소방공무원이나 경찰공무원 시험시 가산점을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자격증 취득이 쉽지 않아 많은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 화재감식평가기사의 실기 합격률은 45.7%입니다.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요, 2020년에는 실기 합격률이 21.1%에 그쳤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출 문제 위주로 시험을 준비하라고 조언합니다.
‘토목기사’는 우대율 높은 자격증 2위를 기록했는데요. 토목기사 자격을 취득하면 채용에서 우대받는다는 비율이 55%, 인사우대 16%, 임금우대 28.9%로 나타났습니다. 토목기사는 주로 건축과 토목 분야에서 일자리 수요가 많습니다. 도로나 공항, 항만, 철도, 해안, 터널 등 토목사업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실시하고, 시공과 감리 등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이밖에 안전사고를 관리하고, 주변환경이 훼손되지 않도록 현장을 관리하는 역할도 합니다.
토목기사 자격증이 있으면 토목사업 관련 사무소를 낼 수도 있지만, 토목엔지니어링 회사나 포장전문공사업체, 상하수도전문공사업체, 철도궤도전문공사업체 등에도 취업할 수 있습니다. 또 정부투자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기술직 공무원으로 활동할 수 있고, 연구소에서 건설기술 관련 연구 업무를 맡기도 합니다.
2021년도 국가기술자격 직장 우대 자격 톱5. /한국산업인력공단
최근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건설안전기사’도 몸값이 오르고 있는데요. 취득 시 채용 우대(52.5%)뿐 아니라 인사(24.4%)와 임금(23.1%) 우대도 받을 수 있습니다. 건설안전기사는 건설 현장에서 안전 계획을 세우고, 작업 환경을 점검하는 일을 합니다. 주로 종합건설회사나 전문건설업체의 현장 안전관리자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자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건설업을 비롯해 제조업, 유통업계 등에서도 관련 인력을 찾는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서비스 분야선 ‘임상심리사∙직업상담사∙사회조사분석사’ 우대가 으뜸
서비스 분야에선 ‘임상심리사 2급’이 우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채용 우대 비율이 67%에 달했습니다. 인사와 임금 우대 비율도 각각 21.6%, 11.9%로 나타나 적지 않은 수치였습니다. 임상심리사는 개인이나 집단을 대상으로 임상심리학적 지식을 활용해 심리치료상담과 심리재활, 심리자문 등의 업무를 합니다.
임상심리사 자격은 1급과 2급으로 나누어지는데요. 2급은 임상심리사 1급의 업무를 보조하는 직무로 구분됩니다. 합격률은 해마다 올라가고 있습니다. 필기 합격률은 2019년 65.6%, 2020년 78.5%, 2021년 84.5%입니다. 자격 취득 후에는 정신과 병원이나 심리상담기관, 사회복귀시설 및 재활센터에서 근무할 수 있습니다. 또 심리상담센터를 개업할 수 있습니다.
현재 임상심리사를 포함한 치료∙재활사 및 의료기사 종사자 수는 18만7000여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정신보건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학교폭력이나 우울증, 직장 따돌림 등 사회적 문제와 개인의 심리∙정서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회조사분석사가 직장 내 우대율 높은 자격증 3위에 올랐다. 사진은 ‘해방일지’에서 여론조사 회사에 다니는 염기정의 모습. /JTBC
이어 ‘직업상담사 2급’과 ‘사회조사분석사2급’도 직장 우대율 높은 자격증으로 꼽혔습니다. 채용 우대 비율이 각각 66%, 62.6%를 기록했는데요. 먼저 직업상담사는 구직자에게 직업 정보를 제공하고, 적성검사를 통한 흥미 분야 안내 업무를 합니다. 은퇴 후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외국인력이나 경력단절여성의 취업 상담 요구가 늘고 있어 직업 수요도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련해 고용정보원은 직업상담사 종사자 수가 2025년 약 3만9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사회조사분석사는 기업과 정당, 지자체 등 단체가 필요로 하는 사회 현상을 조사∙분석∙보고하는 일을 합니다. 자격을 취득하면 경영이나 기획, 마케팅, 통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데요. 주로 국회나 정당, 통계청, 지방자치단체, 기업체 등의 조사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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