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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NEWS 폴리코노미 32] 공천헌금 의혹을 바라보는 시선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1.10 21: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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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지금, 정치권에는 마치 부동산 시세처럼


[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구청장은 5천만 원, 시의원은 3천만 원, 구의원은 2천만 원이 적정선이라고 하더라." "단수 공천 받으려면 1억 원은 준비해야 한다던데."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지금, 정치권에는 마치 부동산 시세처럼 '공천 가격표'가 나돌고 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전현직 지방의원들 사이에서는 "다 아는 비밀"처럼 회자된다. 지난주 터진 강선우 의원 '1억 원 수수' 의혹과 김병기 전 원내대표 탄원서 파문은 이러한 '공천 장사'의 실체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축제가 되어야 할 지방선거가 '돈 공천'의 늪에 빠져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 떠도는 '공천 시세표', "구의원 2천~5천, 시의원 5천~1억"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지금, 정치권에는 마치 부동산 시세처럼


전현직 지방의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공천헌금에는 암묵적인 '시장 가격'이 형성돼 있다. 서울 기준으로 구청장 5천만 원, 시의원 3천만~5천만 원, 구의원 2천만~3천만 원이 거론된다. 단수 공천의 경우 1억 원까지 올라간다는 증언도 있다. 가격은 '당선 가능성'에 비례한다. 특정 정당의 지지세가 강해 '공천=당선'이 확실시되는 지역일수록 비싸진다. 지역구에 대형 토목 사업이 예정된 경우에도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것이 정치권의 공공연한 이야기다.

▲술값·밥값 대납이 '최신 트렌드'

직접적인 현금 전달은 줄었지만, 우회적인 방법은 여전하다는 증언도 나온다. 공천을 원하는 이들이 국회의원에게 공식 후원금을 내거나, 각종 행사비·식사비·술값을 대신 내는 형태가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한 구의원은 "국회의원이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나 당원 모임 밥값 등을 사실상 특수활동비처럼 쓴다"며 "당 현수막을 걸 때도 돈을 거둬간다"고 증언했다. 특히 경조사비는 명단 공개 의무가 없고 현금 거래가 원칙이라 뭉칫돈이 오가도 추적이 어렵다.

▲강선우 의원 '1억 원' 의혹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강선우 의원 건이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의원 공천을 신청한 김경 후보가 당시 공관위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 측에 1억 원을 전달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김경 시의원이 공천된 강서1선거구는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공천=당선'이 거의 확실한 곳이었다.강 의원은 이 돈을 전달받아 보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지난 1일 "당에 부담을 줄 수 없다"며 전격 탈당했다. 경찰은 현재 강 의원의 전 보좌관을 상대로 고강도 조사를 진행 중이나, 강 의원과 전 보좌관, 김경 시의원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 '탄원서' 파문

김병기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전직 동작구의원들이 작성한 탄원서가 핵심이다. 탄원서에는 2020년 전직 구의원들이 김 전 원내대표의 부인에게 공천을 목적으로 각각 1천만~2천만 원을 전달했다가 수개월 뒤 돌려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9일 경찰에 출석한 전직 구의원 김모씨는 "있는 그대로 다 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또 다른 전직 구의원 전모씨도 조사했으며, 전씨 역시 탄원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 후원 뒤 공천받은 정황

김 전 원내대표가 지역위원장 시절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로부터 500만~1천만 원의 고액 후원금을 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2017년 500만 원 이상을 후원한 인물이 5개월 뒤 시의원 단수 공천을 받았고, 네 차례에 걸쳐 1천만 원을 후원한 인물은 공공기관장에 임명된 뒤 시의원 단수 공천까지 받았다. 법적으로 허용된 후원금이라 해도, 공천과의 연관성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공천헌금 '관례'인가, '뇌물'인가?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지금, 정치권에는 마치 부동산 시세처럼


공천헌금 의혹이 터지면 늘 등장하는 해명이 있다. "자발적인 특별당비"였다는 것이다.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 당원 관리 비용, 중앙당 분담금 등을 충당하기 위한 재정적 기여라는 논리다. 그러나 공직선거법 제47조의2는 명확하다. "정당이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하거나 받는 행위"는 금지되며,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대법원도 "후보자 추천에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품 제공"은 이 조항 위반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문제는 처벌이 미약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2002년 지방선거 당시 공천권을 빌미로 금품을 받은 박순자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3천만 원이 확정됐다. 그러나 이런 실형 선고는 예외에 가깝다.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보승희 전 의원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상당수 사건은 선거가 끝난 뒤에야 수사가 본격화되고, 정치적 파장이 사그라든 후에 판결이 나오는 구조다.

■왜 사라지지 않는가?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지금, 정치권에는 마치 부동산 시세처럼


공천헌금이 근절되지 않는 근본 원인은 지역구 국회의원(당협위원장)이 지방선거 공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한 현직 구의원은 "돈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이 요구하는 각종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며 충성심을 보여야 공천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꿈꾸는 정치 지망생들은 지역 주민의 신망을 얻기보다 국회의원 눈에 드는 것에 사활을 건다. 이 과정에서 '충성 경쟁'은 필연적으로 '돈 경쟁'으로 변질된다.

특정 정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공천은 곧 당선이다. 이 경우 공천헌금은 '보험료'이자 '투자금'으로 인식된다. "5천만 원 내고 구청장 되면, 4년 임기 동안 그 이상은 챙길 수 있다"는 보상 심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거액을 들여 공천받은 단체장이나 의원은 임기 중 '본전 생각'에 시달리며 인허가 비리나 관급공사 리베이트 유혹에 빠지기 쉽다. 결국 그 피해는 부실한 행정과 낭비되는 예산으로 지역 주민에게 돌아간다.

■여야의 대응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은 8일 시도당위원장의 공천 심사 참여를 배제하는 등 공천 투명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청래 대표는 "누구도 감찰을 피해갈 수 없다"며 윤리감찰단 조사를 지시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 문제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당 전체 시스템이 의심받고, 민주당이라는 당명 자체가 의심받게 된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병도 의원은 "공천 헌금은 절대 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가 될 수 있도록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김병기·강선우 특검법'을 발의했다. 다만 야당 역시 과거 '명태균 게이트' 등 공천 비리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아 양비론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상향식 공천 의무화와 정치자금 투명성 강화

전문가들은 공천권이 특정인에게 집중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당원과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상향식 공천'을 의무화하면 공천 장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특별당비'라는 명목의 우회 헌금을 차단하려면 내역 공개를 법제화해야 한다. 현재 경조사비는 명단 공개 의무가 없고 현금 거래가 원칙이라 추적이 어렵다. 모든 정치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제도 개선만큼 중요한 것이 유권자의 역할이다. 공천 과정에 의혹이 제기된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견제 수단이다. "돈 쓴 사람이 당선되면 그 돈을 어디서 뽑겠느냐"는 상식이 투표로 이어져야 악순환이 끊어진다.

■민주주의에는 가격표가 없다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지금, 정치권에는 마치 부동산 시세처럼


"구청장 5천, 구의원 2천"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떠도는 현실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의 위기다. 공천장에 가격표가 붙는 순간, 유권자의 선택권은 돈에 가로막힌다. 6·3 지방선거까지 5개월. 정당이 뼈를 깎는 쇄신으로 공천 장사의 유혹을 끊어내고, 유권자가 매서운 눈으로 감시할 때 비로소 풀뿌리 민주주의는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민주주의에는 가격표가 붙을 수 없음을, 이번 선거가 증명해야 할 때다.



▶ [CEONEWS 폴리코노미 31] 박지원의 \'읍참마속\' 선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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