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김성제의 안전경영칼럼 35] 설날 새벽 잦은 119화재출동에서 찾는 안전인성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3.20 15:52:49
조회 63 추천 0 댓글 0



김성제 서울시립대 대학원 재난과학박사

김성제 서울시립대 대학원 재난과학박사

[CEONEWS=김성제 칼럼니스트] 설날 새벽, 대부분의 국민들이 가족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그 시각, 누군가는 가장 차가운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2026년 설날을 맞이하던 새벽, 필자는 단 한 번이 아닌 네 차례의 화재 현장을 연속으로 마주했다. 자정 직후부터 해가 떠오르기 전까지 이어진 긴박한 출동은 단순한 직무 수행을 넘어, 우리 사회의 안전 수준을 냉정하게 성찰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대한민국 소방은 2008년 이후 3교대 근무체계를 도입하고, 2020년 국가직화를 통해 전국 단위의 표준화를 이뤄냈다. 이는 분명 제도적 진전이며, 재난 대응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 그러나 재난현장의 실상은 제도와 다소 괴리를 보인다. 휴가 또는 교육 등으로 인력 공백이 발생하는 순간, 근무체계는 사실상 2교대 수준으로 전환되며, 이는 곧 대응 역량의 피로 누적과 시스템의 취약성으로 이어진다. 즉, 우리는 재난대응체제와 제도를 갖추었지만, 그 제도를 안정적으로 작동시킬‘운영 소방력’까지 충분히 확보하지는 못한 상태이다.

  설날 새벽을 맞이하며 ‘오늘만큼은 평안하고 조용하길’ 바랐던 기대는 자정 직후 첫 신고와 함께 무너졌다. 먼 거리의 과일가게에서 시작된 00시 14분 연기 신고를 시작으로, 새벽 3시 44분 환풍기 화재, 4시 8분 공동주택 내 이상 연소 징후 안전조치, 그리고 06시 06분 횟집 수족관 히터 폭발로 인한 화재까지—네 번의 출동은 단 한 순간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았다. 이 사례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화재의‘규모’가 아니라‘성격’이다. 모든 화재가 일상적 설비에서 비롯된 생활형 화재였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 사회의 재난 양상이 이미 산업현장에서 생활공간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안전 정책과 인식은 여전히 대형 사고 중심의 대응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다. 바로 이 간극이 반복되는 사고의 구조적 원인으로 분석되며 재난사고의 일상화가 진행되는 현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은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된다. 즉, 안전은 시스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안전은 인간의 인식과 태도, 즉 ‘인성’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국민안전인성’은 단순한 준법의식이나 도덕적 구호가 아니다. 그것은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제거하는 능력, 그리고 타인의 생명과 공동체의 안전까지 고려하는 책임성을 포함하는‘행동 기반의 인성 역량’이다. 환풍기의 먼지를 주기적으로 제거하는 습관, 전열기구의 전원을 확인하는 생활화된 점검, 장기간 비우는 공간에 대한 사전 안전조치—이러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사회 전체의 안전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안전인성은 여전히 개인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이 상태에서는 결코 사회 전체의 위험도를 구조적으로 낮출 수 없다. 따라서 국민안전인성은 더 이상 계몽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가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관리해야 할 핵심 역량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기업과 조직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오늘날 ESG 경영이 확산되면서‘안전’은 사회적 책임의 핵심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안전을 비용으로 인식하고, 사고 이후 대응중심의 관리에 머물고 있다.   이는 본질적으로 한계가 명확한 접근인 것이다. 안전경영의 핵심은 사고 대응이 아니라‘위험의 사전 제거’에 있다. 설비 단계에서 위험요인을 차단하고, 운영 과정에서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하며, 조직 문화 속에 안전을 내재화하는 구조적 접근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사고는 실질적으로 감소한다. 안전을 투자로 인식하는 기업만이 장기적 신뢰와 지속가능성(SDGs)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설날 새벽의 네 번의 화재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보이지 않는 위험’이 드러난 결과이며, 동시에 우리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결과일 뿐, 언제든 다른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결국 안전은 소방방재당국의 책임으로 국한해서는 완성되지 않는다. 소방은‘마지막 방어선’일 뿐이며, 진정한 안전은 그 이전 단계에서 이미 결정된다. 국민 개개인의 안전인성, 기업의 책임 있는 안전경영, 그리고 국가의 선제적 정책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우리는 재난에 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이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국민안전인성을 생애주기 교육체계로 제도화하고, 생활밀착형 안전점검을 실질적으로 작동시키며, 기업의 안전경영을 평가와 인센티브 체계에 연계해야 한다. 동시에 소방 대응체계 역시 형식적 교대제에 머무르지 않고, 인력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적 운영 모델로 보완되어야 한다. 새벽을 지새운 뒤 맞이한 설날 아침, 피로 속에서 더욱 분명해진 사실이 있다. 안전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의 선택이며 습관이다. 그리고 그 작은 선택들이 모일 때, 비로소 한 사회의 안전 수준이 향상되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휘연 김성제 프로필 〉

○ 서울디지털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객원교수

○ 전)건국대 대학원 안보재난관리학과 겸임교수

○ 서울시립대 대학원 재난과학박사(Ph. D)

○ 소방청 인천부평소방서 근무, 암 수술 공상자, 병역 명문가

○『교육학개론』,『안전기술과 미래경영』,『ESG 경영전략』공저출판  

○ (사)한국ESG학회, (사)소방안전교육사협회, 국민안전인성 교육문화 연구회 정회원

○ 시인, 수필가, (사)한국문인협회, (사)한무리창조문인협회, 하나로국제문화예술연합회 등



▶ [김성제의 안전경영칼럼 34] 권리를 위한 투쟁보다 안전인성으로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치어리딩 가장 잘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6/05/11 - -
725 [김병조의 통찰] 정책실장의 입이 가벼우면 시장은 국가를 가볍게 본다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8 0
724 [CEONEWS CEO DNA 애널리스트 13] 최태원 SK 회장 VS 신동빈 롯데 회장, 2026년 대전환의 설계도 [1]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598 1
723 [CEONEWS 폴리코노미 42] 공천의 늪과 권력의 방정식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10 0
722 [CEONEWS 이재훈의 X파일 16화] 네이버·두나무의 '20조 빅딜', 혁신인가 독점인가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0 0
721 [핫이슈] AI시대 기업 초과이윤, 누구의 몫인가 [7]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580 0
720 [이코노미 플러스 21] 하림의 '1,206억 베팅', 유통 지형도를 다시 그리다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9 0
719 [신간소개] '복합 발효 효소', 노화와 질병의 근원을 파고들다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1 0
718 [대표기자 칼럼]집이 없는 나라의 부동산 정책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13 0
717 [이재훈의 심층리포트 25] 5.9 양도세 유예 종료후 부동산 시장 전망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15 0
716 [포커스] AI데이터센터 전쟁(下), 수혜주와 숨은 승부처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12 0
715 [포커스] AI 데이터센터 전쟁(中), 개념과 작동 원리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0 0
714 [포커스] AI 데이터센터 전쟁(上), 산업구조 [1]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908 2
713 [프리뷰] 코스피 7000시대, 무엇이 한국 증시를 이끄는가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37 0
712 [리뷰] 한화, 70년 도전 끝에 재계 5위에 서다 [9]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4 1385 3
711 [포커스] 삼성전자, 1분기 매출 133.9조원, 영업이익 57.2조원...역대 최대 실적 달성 [7]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974 50
710 [CEONEWS 폴리코노미 41]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진단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44 0
709 [포커스] ‘법인 쿠팡’에서 ‘김범석 쿠팡’으로…공정위 동일인 변경이 던진 충격파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121 0
708 [CEONEWS TOP CEO 402] 정창진 한전원자력연료 사장, 'K-원전 르네상스'의 연료를 채우다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36 0
707 새마을금고재단, 맞춤형 복지로 사각지대를 깨운다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41 0
706 [기업분석] 빛으로 세상을 잇는 오이솔루션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45 0
705 [현장스케치] AI 시대의 전력 심장, 원자력이 뛰다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7 36 0
704 [논설주간 칼럼] 엄금희의 문학으로 바라본 경제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7 30 0
703 [대표기자 칼럼] 삼성 파업 진단 [1]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7 375 0
702 [포커스] 삼성전자, 노조 시대는 경쟁력의 위기인가 진화인가 [6]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7 561 1
701 [특별기획 ㅣ 이재훈의 심층리포트 24] 이재용의 '뉴 삼성', 최대 시험대 올랐다 [1]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699 1
700 [의학칼럼] 다낭콩팥병, 기다리지 말고 관리하세요!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41 0
699 [프리뷰] 중동發 불확실성에 기업 심리 악화 지속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360 2
698 [리뷰] 이란전쟁을 이긴 한국 반도체 [56]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759 2
697 [TOP CEO 401] 취임 1주년 한국전력기술 김태균 사장 성적표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39 0
696 [이완성의 역사적 리더십 12] 문경지교(刎頸之交)와 완벽(完璧)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26 0
695 [신간소개] 34년 산행이 건네는 침묵의 언어, '그래도 산행은 하고 싶다'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45 0
694 [포커스] 복합위기 시대, 한국과 일본은 어떻게 협력해야 하나 [11]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2 613 2
693 [CEONEWS CEO DNA 애널리스트 12 | 특별기획] 이재용·정의선·구광모, AI 시대의 '뉴 도미넌트'를 향한 삼각 질주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1 74 0
692 [포커스] 전기차 100만대 시대, 대중화를 위한 과제는?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1 30 0
691 [포커스] 한국 정부부채 60% 시대,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나 [11]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0 578 6
690 [커버스토리] '57조의 기적'으로 증명한 이재용의 '뉴 삼성' [8]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7 885 51
689 [포커스] 에너지 안보의 붕괴, 한국 산업을 뒤흔들다 [5]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6 465 2
688 [대표기자 칼럼]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5 42 0
687 [CEONEWS 폴리코노미 40] 2026 가계부채 관리방안, 시장의 '게임 체인저' 될까? [1]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5 370 1
686 [포커스] 지수로 확인하는 대한민국 인공지능 수준 [5]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4 590 4
685 [손진기의 시사칼럼 43] 美國이迷國이 되지 않기를...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4 40 0
684 [창간기획 ㅣCEONEWS 폴리코노미 39]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전쟁' 히든카드 [7]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3 488 3
683 [김성제의 안전경영칼럼 36] 집 안의 작은 불판, K급 소화기 비치해야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3 57 0
682 [포커스] AI 핵심 인프라 ‘광통신’(下) 관련 기업 분석, 투자할 종목 고르기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3 122 0
681 [대표기자 칼럼] '행정 효능감'과 '인물론'이 여는 균열의 정치 [1]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1 860 1
680 [CEONEWS 스페셜리더 49] 부산을 깨울 새로운 엔진, 전재수의 거침없는 도전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0 58 0
679 [포커스] 주목받는 AI 시대 핵심 인프라 ‘광통신’ [3]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0 487 1
678 [TOP CEO 400] '6연임 신화'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이사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9 60 0
677 [핫이슈] AI가 바꾸는 노동의 미래(下) [3]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9 544 2
676 [CEONEWS 이재훈의 X파일 15화] 94세의 청년, 이길여가 그리는 'AI 가천'과 불멸의 CEO 리더십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8 6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