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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주간 칼럼] 엄금희의 문학으로 바라본 경제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3.24 1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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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금희 논설주간

엄금희 논설주간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고전 소설 '엄씨효문청행록(嚴氏孝門淸行錄)'은 조선 후기의 장편소설로 형제간의 우애를 앞세우는 작품이다. 주인공 창과 영은 사촌 간이지만, 창은 영을 더없이 사랑하고, 영 또한 어머니가 형을 없애고자 하는 것을 알고는 형을 지켜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이 작품은 형제간의 우애뿐만 아니라 이들의 지극한 효심을 주제로 하고 있다. 창은 자신을 없애고자 하는 최 부인의 의도를 알면서도, 어머니의 실덕을 말하지 않고 두둔하며 늘 자신의 허물을 앞세운다. 창의 지극한 효심으로 최 부인은 마침내 개과천선하게 된다. 이 작품은 형제간의 우애와 그들의 효심을 주제로 하여, 사대부 계층의 가정윤리를 깨우치는 가정소설이다.

엄 씨 가문을 무너뜨리려는 안팎의 간계와 가혹한 시련 속에서도, 주인공이 효와 충이라는 근본적 가치를 지키며 끝내 무너진 질서를 재건하고 가문의 영광을 되찾는 과정을 장엄하게 그려내고 있다. 

2026년 현재, 대한민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는 이 소설 속 엄 씨 일가가 마주했던 풍랑보다 더욱 거세고 복합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소모전,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그리고 트럼프와 푸틴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권력자들이 휘두르는 무모한 패권주의는 세계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대전환기에 우리는 고전의 지혜를 빌려 냉철한 실용주의와 국익 중심의 생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에 현재의 복합 위기를 진단하고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국부 확대의 길을 살펴본다.

트럼프와 푸틴의 무모함, 무너진 국제 질서와 가문의 위기

'엄씨효문청행록'에서 가문을 위기에 빠뜨리는 악인들은 자신의 사욕을 위해 명분과 도덕적 질서를 내팽개친다. 2026년의 지구촌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러시아의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4년 넘게 지속하며 수많은 인명과 자원을 소모전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의 무모한 야욕은 에너지와 식량을 인질로 삼아 전 세계적인 공급망 마비를 초래했다. 여기에 미국의 트럼프는 '보편적 기본 관세'라는 전무후무한 장벽을 세우며 자유무역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국제 사회가 수십 년간 쌓아온 상호 신뢰라는 가치를 무시하는 '무식한 패권주의'에 가깝다. 소설 속 엄 씨 일가가 겪었던 유배지의 황량함처럼, 세계 경제는 지금 불확실성이라는 차가운 벌판에 서 있다. 이러한 지도자들의 무모함은 국제 사회의 공조를 깨뜨리고 각자도생의 정글로 우리를 내몰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 장기화되는 글로벌 불협화음

전쟁은 이제 단순한 물리적 충돌을 넘어 경제적 살육전으로 변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안보 지형을 영구적으로 바꾸었으며, 이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불안정은 전 세계 제조 원가를 상승시키는 고질적인 악재가 되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협력하에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 충돌로 번진 중동 분쟁이다. 이 전쟁은 세계 경제의 명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며 글로벌 물류와 에너지 흐름을 마비시키고 있다. 소설 속 가문의 붕괴 위기가 외부의 압박과 내부의 혼란이 결합하며 극에 달하듯, 두 개의 전쟁은 세계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로 몰아넣으며 한국 경제의 수출 전선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에너지 가격의 롤러코스터, 구체적 수치로 본 경제적 실(失)

중동과 동유럽에서 울려 퍼지는 총성은 에너지 시장을 거대한 '블랙홀'로 만들었다. 2026년 3월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여파로 국제 유가, WTI는 배럴당 105~110달러 선을 돌파하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는 전 세계 LNG 물동량의 상당 부분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의 천연가스 현물 가격은 평년 대비 45% 이상 폭등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국가는 가계 실질 소득의 급감과 기업의 채산성 악화라는 치명적인 실(失)을 안기고 있다. 매달 천문학적인 국부가 에너지 대금으로 유출되는 상황은 가문의 곳간이 약탈당하는 소설 속 위기와 다름없다.

한국 정부의 실용주의 대책,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현대판 계책'

그러나 엄 씨 가문이 고난 속에서 오히려 진정한 동지를 가려내고 힘을 키웠듯, 우리 정부는 '냉철한 실용주의'로 반격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트럼프 발 관세 폭탄에 맞서 미국 내 투자 패키지와 에너지 수입선을 연계하는 '맞춤형 전략'은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의 타격을 최소화하는 방패가 되고 있다. 

또한, 전쟁으로 촉발된 안보 공백을 파고든 K-방산은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넘어 중동까지 영토를 넓히며 작년 한 해에만 250억 달러 이상의 수주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대한민국을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견인하며 국부 창출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원전과 전력 안보, 국부 확대의 새로운 엔진

에너지 위기는 역설적으로 한국형 원전의 가치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정부는 2026년을 '원전 수출의 황금기'로 정의하고 체코와 폴란드 등 유럽 시장에서 대형 원전 수주를 확정 짓고 있다.

특히 차세대 SMR, 소형모듈원전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 것은 고유가 시대를 버텨낼 가장 확실한 보험이다. 국내적으로는 '전기차 및 반도체 특화 전력망' 확충을 통해 핵심 산업의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 이는 소설 속 주인공이 무너진 가업을 혁신적인 기법으로 재건하여 국왕의 신임을 얻고 가문의 위상을 높이는 과정과 완벽히 궤를 같이한다.

한국 경제 전망, 지정학적 정글 속의 회복 탄력성

2026년 한국 경제는 1% 후반대의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으나, 구조적 개혁을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압박 속에서도 신시장 다변화와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눈부시다. 반도체 산업은 AI 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서는 견고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서비스 산업의 디지털 전환 또한 국부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설 속 엄씨 일가가 신의를 지키며 때를 기다려 승리했듯, 우리 경제 역시 내부 결속과 혁신을 통해 불확실성의 파도를 넘고 있다.

시련을 딛고 피어날 '한국 경제 대도약'

'엄씨효문청행록'의 대미는 억울함을 풀고 만인이 우러러보는 영광을 되찾는 가문의 모습으로 장식된다. 2026년의 한국 경제 또한 지금의 시련을 단순한 고통이 아닌, 체질 개선과 국부 증진의 과정으로 삼아야 한다.

푸틴과 트럼프가 만든 '무모한 파고'는 거세지만,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기반과 혁신적인 실용 외교를 보유하고 있다. 에너지 위기를 기술 혁신으로, 패권 다툼을 전략적 가교 역할로 승화시킨다면 대한민국은 국제 사회에서 가장 빛나는 '청행(淸行)'의 표본이 될 것이다.

미래를 향한 구조적 개혁과 통합의 정치

끝으로,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은 내부의 분열이다. 엄씨 가문의 승리는 구성원들의 굳건한 신뢰에서 비롯되었다. 우리 정치권과 사회도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경제 안보라는 거대한 과업 앞에 힘을 합쳐야 한다.

과감한 규제 혁파와 노동·교육 개혁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살리고,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부강한 나라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것만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국부를 지키고 확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시련은 길겠으나, 그 끝에 올 질서의 회복과 경제적 도약은 대한민국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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