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의 도전, 1승 3패의 기록, 총리직이라는 절정의 이력을 품고 2026년 봄 다시 대구로 내려온 김부겸 전 국무총리. 그는 3월 30일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를 바꾸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며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14년의 도전, 1승 3패의 기록, 총리직이라는 절정의 이력을 품고 2026년 봄 다시 대구로 내려온 김부겸 전 국무총리. 그는 3월 30일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를 바꾸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며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보수의 성채, 대구(大邱). 30년 넘게 야당의 깃발이 꽂히지 않던 그 심장부에서 2016년 단 한 번의 기적을 써낸 사내가 있다. 14년의 도전, 1승 3패의 기록, 총리직이라는 절정의 이력을 품고 2026년 봄 다시 대구로 내려온 김부겸 전 국무총리. 그는 3월 30일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를 바꾸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며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집요한 험지 투사이자, 가장 분명한 신념의 정치인으로 꼽히는 김부겸이라는 인물의 궤적을 CEONEWS가 깊이 들여다봤다.
■ 꽃길을 버린 사나이, 군포에서 대구로
1957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김부겸은 1988년 정계에 입문해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경기도 군포시에 첫 깃발을 꽂은 이후 16·17·18대 세 번 연속 당선되며 수도권 정치의 탄탄한 중진으로 자리를 굳혔다. 의회 경력만으로도 넉넉히 대선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는 탄탄대로였다. 그러나 그는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그 길을 스스로 걷어찼다.
"지역주의라는 망령을 깨뜨리겠다"는 한 마디와 함께 보수 불모지 대구 수성갑으로 낙하산을 메지 않고 내려온 것이다. 결과는 낙선. 그러나 야당 후보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던 40.42%의 득표율이 대구 민심의 균열을 세상에 처음 알렸다. 세간은 그를 '바보 노무현'에 빗대어 '바보 김부겸'이라 불렀다. 그는 그 별명을 명예로 받아들였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시장에 도전해 다시 40.33%로 낙선했다. 두 번의 대구 낙선. 그러나 그가 수성구 갑 단일 지역구에서 권영진 당시 시장 후보를 누른 것은 이미 대구의 변화 가능성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 2016년 수성갑의 기적, 31년 만의 야당 의원 탄생
김부겸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2017~2019)으로 입각했고, 이어 제47대 국무총리(2021~2022)로 봉직하며 국정 최고위 행정가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김부겸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2017~2019)으로 입각했고, 이어 제47대 국무총리(2021~2022)로 봉직하며 국정 최고위 행정가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세 번째 대구 도전에서 역사가 만들어졌다. 2016년 제20대 총선, 수성갑. 새누리당은 당시 유력 대권 주자였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자객 공천'으로 내세웠다. 보수 진영의 필승 카드였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김부겸은 62.3%를 득표해 37.69%의 김문수를 약 24.6%p의 압도적 표차로 격파했다. 대구에서 31년 만에 탄생한 야당 국회의원이었다. 단순한 지역 선거의 승리를 넘어 한국 정치사에 기록된 '탈지역주의의 상징'이 된 순간이었다.
당선 직후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2017~2019)으로 입각했고, 이어 제47대 국무총리(2021~2022)로 봉직하며 국정 최고위 행정가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그러나 대구는 다시 그를 기다리지 않았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수성갑에 재출마한 그는 '정권 심판론'과 '보수 결집'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주호영 후보에게 패배하며 세 번째 대구 낙선을 맛봤다. 1승 3패. 그것이 2026년 이전까지의 성적표였다.
■ 구조적 판세가 바뀌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에서 "대구가 잘하는 기계·로봇 산업에 AI를 입혀 대한민국 제조업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비전을 제시하며 "행정 전문가로서 대구의 20년을 바꿀 일꾼으로 써달라"고 호소했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에서 "대구가 잘하는 기계·로봇 산업에 AI를 입혀 대한민국 제조업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비전을 제시하며 "행정 전문가로서 대구의 20년을 바꿀 일꾼으로 써달라"고 호소했다.
14년 전과 지금의 대구는 다르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수치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2026년 3월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전 총리는 다자대결 적합도 49.5%로 2위 추경호 의원(15.9%)을 33.6%p 차이로 압도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 6명의 지지율 합계(36.1%)보다 10%p 이상 높은 수치다. 동일 기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김 전 총리는 추경호 의원을 52.3% 대 36.6%로, 최격차 대결인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는 60.0% 대 25.3%로 여유 있게 앞섰다.
이 '이변'의 구조적 배경은 세 겹이다.
첫째, 보수 진영의 경선 내홍이다. 국민의힘은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 배제(컷오프)하며 자충수를 뒀다. 결집력이 흔들린 보수 표심은 추경호·유영하·윤재옥 등 복수 후보 사이에서 분산됐다.
둘째, 대구 민심이 '경제'로 수렴하고 있다. 차기 시장의 최우선 과제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꼽은 응답이 62.3%에 달했다. 중앙정부와의 협치 능력, 예산 유치력, 미래 산업 전환이 이슈의 중심에 서면서 행정안전부 장관·국무총리 이력을 가진 김부겸의 경쟁력이 부각됐다.
셋째, 이재명 정부와의 '코드'다. 현 정부와 소통 가능한 시장이어야 대구·경북 행정통합, 통합신공항, 산업 구조 전환 예산을 끌어올 수 있다는 실리 계산이 이념 장벽을 낮추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에서 "대구가 잘하는 기계·로봇 산업에 AI를 입혀 대한민국 제조업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비전을 제시하며 "행정 전문가로서 대구의 20년을 바꿀 일꾼으로 써달라"고 호소했다.
■ '보수 역결집'의 마지막 변수
전문가들은 가장 큰 변수로 선거 막판의 '보수 역결집' 현상을 꼽는다. 대구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49.0%로 제1당이다. 1대1 구도가 형성되고 "민주당 시장은 안 된다"는 위기 프레임이 가동될 경우, 현재의 여론조사 우위는 순식간에 좁혀질 수 있다. 2016년도 투표 직전까지 "당선 가능성은 김문수"라는 응답이 적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 또한 김 전 총리 본인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12년 전보다 상황이 나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마지막까지 겸손하게 시민의 마음을 얻겠다"는 그의 말은 여론조사 수치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 정치인 김부겸이 남기는 것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국민의 힘 텃밭인 대구 시장 선거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국민의 힘 텃밭인 대구 시장 선거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결과가 어떻든, 김부겸은 이미 한국 정치사에 지울 수 없는 발자국을 남겼다. 수도권의 안락한 3선 기반을 버리고 지역주의의 철옹성에 맨몸으로 부딪혀 14년을 버텨온 그의 행보는 후배 정치인들에게 '험지 정치'의 교과서가 됐다. 1번의 기적, 3번의 좌절. 그럼에도 다시 운동화 끈을 동여맨 그의 마지막 도전이 2026년 6월 3일 대구 시민의 손에 달려 있다.
"대구가 먼저 변해야 대한민국이 변한다." 한 정치인의 14년 신념이 이번 봄, 마침내 파란 깃발로 결실을 맺을지, CEONEWS가 대구의 민심과 함께 끝까지 주목한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