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대구 가서 신세계만 있다가 왔고 느낀 바가 있어서 적어본다.

우선 본인은 부산 토박이다.

위치 인증 따윈 하지 않겠다. 하지만 금정구 두실이 원래 두실부락이었던 것(계단 내려가면 역 표시도 두실부락이라고 써져있었음)과 두실역 출구 앞 하나은행 앞에 맥도날드가 있던 것 그리고 그 위에 바벨피시방이라고 있었는데 거의 영업한 지 20년 넘었다는 사실로 증명하려고 한다.(부산 토박이 아니면 잘 모름)

그리고 대구도 몇 번 갔었다. 우방랜드에 처음 와이어 스카이 다이빙이 있어서 타러 갔었고 크리스마스때도 갔고 아무튼 자주 갔었다.

나이가 들어서 오늘 갈 곳이 없어 대구 신세계에 오랜만에 갔는데 결과적으로는 확실히 대구 신세계가 좋았다.

아니 오히려 사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입지다.

아마 서울도 대구 신세계 입지를 넘을 수는 없을 것이다.

지하철, 버스터미널, KTX터미널 통로를 모두 잇는 허브 역할을 하는 백화점은 아마 전세계에서도 찾기 힘들 것이다.

오늘 지하 6층까지 내려 갔고 주차하는데 4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도대체 이 새끼들 갈 곳 이 없어서 여기 죽치고 있나 하면서 들어갔는데

모든 통로가 이어지는 곳에 푸트코트가 있고 8층 영화관과 음식점라인은 테마까지 잘 돼있어서 부산 신세계와는 확실히 달랐다.

광장으로 나갔을 때도 건물 크기는 부산이 수치상으로는 넓어보여도 웅장함은 대구가 더 낫다. 아마 역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돈이 더 생겨서 스파, 키자니아, 아이스링크까지 생각한다면 부산 신세계도 더 낫겠지만 내 수준에서는 대구 신세계가 더 즐길거리가 많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전시회같이 공짜 전시회도 있고 갤러리도 있어서 다양한 문화생활이 가능했는데 이런 부분이 부산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리고 백화점 내에 아쿠아리움이 있다는 건 정말 큰 충격이었는데, 얼추 기장해양박물관 정도 될 줄 알았는데 규모가 커서 놀랐다.

그 외에 갖춰진 구성은 비슷했다. 디저트와 입점 돼있는 프차들도 대부분 부산에도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공간 활용도는 대구가 더 좋았다. 부산은 원형으로 뺑뺑이를 돌리는 느낌이라면 대구는 넓은 평지를 걸어 다녀서 멀리서 뭐가 있는지 다 보였다. 예를 들면 화장실이 멀리서 어디 있는지 한 번에 찾을 수 있었다.

또 다른 특징은 역과 같이 붙어있기 때문에 그쪽 상권도 같이 이용할 수 있다는 거다.

단점은

대구는 신세계 주변 말고는 갈 곳이 없었다.

나쁘게 말하면 내가 이번 주에 봤던 저 부부나 커플을 매주 봐야 한다는 것. 도갤 애들은 대부분 폰팔인데 사기 치고 매주 거기서 만나면 멱살잡히는 일이 자주 일어날 것 같다.

마치 도시 전체가 신세계에 몰빵 해주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길거리에 신세계로 가는 주차장 입구가 있질 않나 주변은 아팟으로 도배돼서 더 이상 바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대로 같이 썩어 없어지는 날만 기다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