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옜날엔 패밀리마트식으로해서 마트에 알바2~3명씩 일하고 했었어

주위 상권등 식당이나 동네 가정집 어른신들이 쌀이나 야채 그런거 주문하면 그거 대차로 끌어다 가져다주고

나는 물건 들어오면 그거 수량하고 재고 파악하고 물건 정리하고 대충 청소 도와주고 그런일 했었고 (지배인 비슷하게)

알바놈 한명들어왔는데 대구에서 내려옴 프라이버시 있으니까 자세한건 생략하고 고놈도 볼 수 있으니까

말없는 성격에 첨엔 일 어리버리했었는데 한 2주정도 됬나? 나름 시키는데로 일은 잘 한걸로 기억하고

여튼

가계에 좀 오래된 음료수 안팔린거 그런거 건물 옥상 구석쪽에다가 대짝째로 따로 쌓아놓거든?

(환타가 옜날엔 병째로 나왔었음 그 오렌지 맛)

그니까 대짝채로 쌓아놓고 위에 파란색 큰 부직포같은 걸로 덮어놈 먼지 다 쌓여있거 여튼

그 날 점심시간 끝나기 대충 10분정도쯤에

밀걸레 말려놓은거 그거 가지러 옥상에 올라갔는데

그놈이 쭈구려 앉아서 환타그거 마시고 있었음

여름이라 그거 진짜 장난아니고 뜨거워서 완전 국 수준인데

그걸 먹고있었음

부르면 민망해 할까봐  옥상 철문 계단 밑으로 좀 내려가서 몸 반쯤숨기고 지켜봤는데

그놈이 일어서면서 환타먹은거 입에든거 다시 병속에 뱉고 병마개 닫아놈 가글 소리내고

들킬까봐 조용히 내려갔었음

점심시간 끝나고(대략 40분 후) 좀 있다가 옥상 올라가서 뭔 짓 해놨나 확인하러 봤는데

환타 10개정도 다 까놨고  그거 병마개로 꾹 다시 다 박아놓음

그 환타 대짝을 제일 밑에 놔두고 다른 대짝을 위로 올려놈

속으로 졸 무서운놈이네 하고

밀걸레들고 계단내려가는데

그놈  창문열어놓코 담배피는거 나랑 눈 마추침

그 짧은 몇초동안  조용히 서로 쳐다봤는데

진짜 그 느낌 지리더라 그 눈빛하고

이게 평생 트라우마로 남아있음

유통기한넘은거 쵸코바 이런거 몇개 먹은넘은 봤어도 저런건 첨이라 진짜 기억이 평생 가더라

아직도 계단에서 그 표정 생각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