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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하다 썸녀 만난 썰 ㅋㅋ앱에서 작성

등갤러(211.234) 2025.10.16 20:44:27
조회 3653 추천 14 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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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92년생. 썸녀 90년생.

올해 4월 말.
관봉에서 쉬고 있는데 한 여자가 다가오더니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물 좀 달라고 한다.
딱 봐도 안돼보여서 미지근해진 백단수 한 병을 건넸다.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연신 고맙다며 인사하고 누워버린다.

편히 쉬라고 자리를 살짝 옮긴 후 일어서서 경치를 보고 있는데
10분쯤 지났을까? 시선이 느껴져 돌아보니 앉아있던 여자가
흠짓 놀라더니 어색하게 웃는다.

사정을 들어보니 의상능선, 비봉능선 코스를 타는 중에
물병을 떨어뜨렸다고 한다.
사모바위 지나서면서 목이 타더니 비봉 부근에서 참을 수 없는
갈증을 느꼈다고 한다. 지나가는 몇몇에게 물을 요청했지만
얻지 못했고 비봉탐방센터쪽으로 내려가다가 혹시 몰라 관봉에
와 봤는데 나를 발견한 것이다.
사정을 설명하더니 다시 한 번 고맙다고 인사한다.

여자의 튼실한 하체에 눈길이 갔다.
키는 약간 큰 편이며 나와 같이 반팔/반바지를 입었고
드러난 팔 다리는 갈색이었으나 얼굴은 썬크림 때문인지
탈수때문인지 약간 하얬다.

의상,비봉을 한 번에 탈 생각을 하다니 체력이 좋다고 하자
멋쩍은 듯이 등산같은 활동적인 것을 좋아한다고 두루뭉실 말했다.

잠시 뻘쭘해지고 할 말이 없어지자 안전산행 하라고
인사하고 물 한 병을 마저 주고 이북오도청 쪽으로
하산했다. 여자도 감사하다며 조심히 내려가라고 한다.

시간이 흘러 6월 6일.
계곡에 발도 담그고 대한민국에서 제일 크고 오래된
은행나무도 볼 겸 용문사로 놀러갔다.
제일 오래된 나무는 반계리 나무란 걸 나중에 알게 된다.
가는 도중 계곡에 발을 담갔으나 생각보다 차가워 5분도
있지 못하고 나왔다. 어쩐지 사람이 없더라.

도착했지만 은행나무 주변에 사람이 많아서 용문사로 올라가
약간 한가한 곳에서 사진 찍고 있는데 뒤에서 여자가 부른다
젊은 여자 둘이 서 있길래 사진 부탁하는 줄 알았다.
한 여자가 말을 건넨다.
북한산에서 물 주신 물 맞으시죠?
나는 순간 당황해서 뭐지? 했다.

여자가 상황을 설명하자 그제서야 아! 했다.
다 죽어가던 그때와 지금은 차이가 좀 있었다.
얼굴을 보고도 못 알아본 게 무안해서
뒷모습만 보고도 어떻게 알았냐 했더니
비슷한 복장, 체형에 긴가민가 했는데
내 다리 보고 확신했다고 한다.

나도 첫만남 때 그녀의 튼실한 하체가 인상 깊었는데
그녀도 내 하체가 인상 깊었나 보다.

그녀가 친구소개를 했다.
그녀가 그 날 보답하고 싶다고 하여 용문사 아래에 있는
카페로 갔다. 친구도 내 얘길 전해들었는지 순순히 응할 뿐 아니라 어쩐지 흥미진진한 표정이었다.
아아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친구와 용문산 등산을 하며 내 얘길 했다고 한다.
근데 중간에 친구가 발목을 살짝 다치는 바람에 포기하고
내려와서 절 구경, 나무 구경을 하다 구석에서 사진 찍고 있는
내 뒷모습을 본 거라고 한다.

@ 잠시 그녀 시점.
오늘은 친구와 용문산에 가기로 했다.
날씨는 화창했지만 더웠다.
용문사와 나무는 하산 후에 자세히 보기로 하고 산에 올랐다.

40분 쯤 오른 후 물을 마시는 친구를 보며
불현듯 그 때 일이 생각 나 얘기를 해줬다.

너무 목이 말랐다. 비봉탐방센터쪽으로 내려가기 전에
혹시나 해서 관봉 쪽으로 갔다. 한 남자가 보였다.
간신히 말을 걸었다. 물을 건넨다. 구세주 같았다.
허겁지겁 물을 마신 뒤 기절할 듯 쓰러졌다.
10분 정도 누워있다가 앉았는데 서서 경치를 보는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올블랙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남자의 다리였다.
그 때 남자가 돌아서서 눈이 마주쳤다.
물건 훔치다 걸린 도둑이 된 기분이었다.

남자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길래 사정을 설명했다.
남자가 자기는 필요없다며 생수 한 병을 더 주더니 하산했다.
정말 고맙다며 인사를 하고 30분간 더 쉬었다.
대호아파트로 하산할 마음이 들지 않아 남자가 내려간 방향으로
하산했다.

친구에게 얘기를 끝내고 30분 더 등산했을 무렵
친구가 발목을 살짝 접지른 거 같았다.
날씨도 덥고 무리할 필요도 없고 하산하기로 했다.
용문사를 구경하고 내려오는 계단에서 친구가 내 팔을 친다.
야, 저 남자 다리 봐.
친구가 가리킨 방향을 보니,
그 때와 비슷한 복장 그리고 저 다리.
그 남자 같았다. 친구한테 말했다. 아까 말한 그 남자 같다고.
뭐? 진짜? 친구가 말한다. 다가가 그 남자를 불렀다.
저기요. 부르니 그 남자가 돌아선다. 의아해 하더니 하는 말이
아, 사진 찍어 드릴까요?
아니, 저번에 북한산에서 물 주신 분 맞으시죠? 
당황해한다. 대충 설명하니 그제서야 알아차린다.
그 때 보답으로  커피를 사고 싶다고 하니 흔쾌히 응한다.
친구를 보니 오히려 흥미진진한 표정이다.

@ 다시 내 시점
카페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동네는 다르지만
같은 도시 사람이란 걸 알게됐고 그녀가 나보다 두 살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리고 은행나무 이야기하면서
반계리 은행나무가 더 오래된 나무라는 걸 알게 됐다.

정말 흔치 않은 인연이라 우린 번호를 교환했고
그 뒤 친한 누나 동생 사이로 발전하여 계양 아리온 축제
양주 백일홍 축제, 한강 빛섬 축제 등을 다녀왔고
지난 연휴 때 첫만남 장소인 비봉능선을 다녀왔다.
그래서 거기서 정식으로 사귀자고 고백했지만
나를 힐끔 보더니
그녀는 지금 상태론 연인 사이가 될 수 없다고 하며
확실히 선을 긋고
그동안 나랑 다니면서 바뀌였으면 하는 점을 얘기했다.

심란했다.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그 후로 나도 그녀도 서로에게 연락을 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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