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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녀들은 메갈을 옹호하는가?

ㅇㅇ(175.112) 2016.07.20 16:09:24
조회 33840 추천 437 댓글 106

다른 곳에도 올린 글이라 경어씀ㅇㅇ 스압 꽤 심한 장문 글인데 요약문도 없어서 미안함.


 어제 있었던 클져 메갈 티셔츠 사건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수의, 소위 '창작자' 그룹의 사람들이 메갈을 옹호하고 설사 메갈이 아니더라도 그들의 '논리'에 옹호하는 모습에 꽤 충격을 받은 사람들 무지 많을 겁니다.

왜 그녀들은 모 사이트와 동급이거나 혹은 그보다 밑이라고 할 수 있는 사이트편을 들고 페미니스트라고 하면서 페미나치인 메갈의 편을 드는가? 

어디까지나 경험에 기반한 분석이고 전문적이진 않지만 나름 이런저런 경험을 겪었기에 나름 확신을 가지고 있어서 졸문이나마 끄적거려봅니다.

가독성을 위해 음슴체로 할까 고민도 좀 들었는데 그리되면 분위기 너무 가벼워서 진지진지 못 먹으니 경어로 적습니다. 

대충 상황을 설명하자면 이런 겁니다.

"뭐? 넥슨이 클져 신캐 성우 티셔츠 땜에 짤랐다고? 보이콧!"

"님님. 그 티셔츠 메갈 후원 티셔츠에요."

"뭐? 티셔츠 하나 땜에 짜른 게 말이 되냐? 이건 여성 차별이라구!"

"네? 아니 그 성우 메갈 옹호도 했다니까요? 그리고 논란 생기니까 짤린 건 당연하잖아요."

"아니! 이건 불평등 문제야! 페미니즘을 내세워야 한다구!"

"페미니즘이야 그렇다쳐도 메갈은 페미니즘 사이트 아닌데요?"

"메갈이 문제가 아니라! 페미니즘 문제라구!"

'뭔 소리야 ㅅㅂ....'

이런 식이죠. 아무리 끝없이 메갈이 문제라고 성토해도 뫼비우스의 띠마냥 그들은 그런 발언 자체를 적대시하고 사건의 근본을 보지 못했다고 외칩니다.

왜 그들은, 심지어 메갈이 적대시하는 여성 성상품화라고 표현되는 19금 창작자들조차 메갈이 공격당하는 것을 거부하고 이 사건을 여성에 대한 공격이자 성 불평등이라고 외치는가?

우선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게 있습니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페미니즘을 지지하면서 왜 성 상품화가 들어있는 글과 그림을 그리는가에 대해 의문을 표합니다. 페미니즘 지지하면 저런 거 안 그려야 하는 거 아님? 이런 주장이 은근 보여요.

단적으로 말해서 아닙니다. 페미니즘은 여성 우대가 아닌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운동입니다. 쉽게 말해서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여성들도 할 수 있는 거죠. 남성에게만 있던 투표권을 여성도 가지게 된 것부터 시작해서, 의사, 기자, 선생님, 소방관, 경찰, 군인 기타 등등, 모든 사회적 지위와 위치를 여성또한 가질 수 있습니다. 왜? 같은 인간이니까. 그렇기에 페미니즘에 입각하여 여성또한 성인물이나 오타쿠 서브 컬쳐의 미소녀 중심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거죠.

그렇기에 성인 컨텐츠나 여자 캐릭터 상품화 중심인 오타쿠 서브 컬쳐에서 여성들이 이런 것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자, 그렇기에 여성 창작가들은 페미니즘을 당연히 지지해야 합니다. 여기까진 문제가 없어요. 오히려 매우 당연한 현상입니다.

애초에 요지는 이거인 거죠. 페미니즘에 오히려 악영향만을 끼치는 메갈을 그들은 옹호한다. 페미니스트라면서.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인지부조화를 일으켜 멘붕하거나 혹은 적대심을 가지고 그들을 공격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글의 제목처럼 왜 그들은 메갈을, 최소한 메갈의 논리를 옹호하는가에 대해 알아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한 3가지 정도의 근거가 있다고 봅니다만, 이 3가지 근거가 서로 매우 유기적으로 연관된데다가 근거 하나하나에 담겨진 것들도 매우 복합적이라 설명하기 좀 힘듭니다만 최선을 다해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 써보겠습니다.

첫번째로,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의 여성이라는 존재가 실제로 사회적 약자가 맞다는 겁니다. 물론 남자들도 불평등 많이 겪어요. 단지, 이 얘기는 누가 더 많은 고초를 겪냐는 글이 아닙니다. 바로 인식의 문제죠. 단순한 성 비율만 따져봤을 때도 여자들은 남자보다 수가 적습니다. 또한 한국의 온갖 역사적, 사회적, 신체적 요인으로 인해 여성에 대한 편견이나 대우가 영 좋지않다는 사실입니다.

당장 여자가 밖으로 나갔다가 성폭행 당하면 여자가 밖으로 돌아다녀서 그렇다거나 그 여자가 꼬리쳐서 그렇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여러분의 가족, 친척, 친구, 동료들일 수도 있습니다. 어디에나 있고, 생각보다 가깝죠. 최근의 섬마을 여교사 사건을 보면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 많이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그 여성의 아버지와 같은 가족이라면? 

이렇게 사회적인 편견은 여자들이 자라나면서 평생을 듣고 자라왔을 겁니다. 마치 우리 한국 남자들이 남자라면 군대에 갔다와야지! 하는 그런 식으로 말이죠. 우리 남자나 여자나 둘 다 내용만 다르지 듣고 사는 건 똑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여성분들이 서브 컬쳐에 주류하게 되면 안 그래도 소수인 사람이 더욱더 소수가 되버리죠.

요새 미소녀 중심 하렘 스타일이 주류인, 폐쇄적이고 내향적인 성향에다가 한 우물만 파고 다른 거에는 관심이 없어서 대인관계에 미숙한 오타쿠들에게 있어서, 뭣보다 여자라는 것을 애니나 만화책, 라노베에서 나온 언제나 헌신적이고, 복종적이고, 이쁘기까지한 남자의 이상향으로만 그려진 여캐만 보다보니 현실 여자에게 특히 모르는 그들이 이런 '여덕'들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심각합니다.

안 그래도 한 우물만 파는데다가 남자들끼리의 대화에만 익숙한 그들이 자신과 똑같은 취미를 가진 여성을 보면 어떻겠습니까? 정작 이 오타쿠들조차도 소수집단이라서 박해받거나 최소한 일반적인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판국에 같은 소수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여자란 이유만으로 신기하게 보거나 때로는 무신경한 말을 주고 상처를 입힙니다.

여덕들이 괜히 자기들끼리 모여서 따로 사는 게 아닙니다. 남덕들 대부분이 이 모양이다보니까 상처 안 받고 좀 편하게 덕질하려고 모이는 거거든요. 결국 남덕들도 한국에서 자라나 여러가지 듣고 자라난 남자다보니, 특히 오타쿠 특유의 폐쇄적인 성향 때문에 그런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꾸기에는 요원한 일입니다. 

결국 요약하자면 여덕들은 활동하려면 이런 체험을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겪어야한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절대적으로도, 상대적으로도 언제나 소수니까.

두번째로, 창작자들의 생존하기 정말 힘든 좁은 판 때문입니다. 이건 저도 글쟁이로서 10몇 년을 살다보니 대충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실 창작자라는 게 겉보기엔 대단한 존재인 거 같습니다만, 자기 세계관이 매우 뚜렷해서 뭔가를 만들 정도이지만 대부분이 자신이 만들어낸 세계, 작품이 과연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두려워하며 조마조마해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자신이 상상해온 세계란 것을 결국 못 참고 글이든 그림이든 만화든,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을 하긴 했는데 이게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지 아닐지 두렵거든요.

거기다가 한국 특유의 서브 컬쳐 미발달로 인해, 창작자가 설 자리는 매우매우 좁은 상황입니다. 지금은 그나마 웹툰이나 웹소설로 조금 넓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은 좁고, 그렇기에 이걸로 돈 벌기 참 어려운 곳이거든요. 그렇게 좁은 판이다보니, 예시로 게임 그림쪽 업계로 가보면 거의 대부분 어떤 식으로든 지인이라거나 알고보니 같은 사람을 알고있다거나 그런 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을지말지 두렵고, 그렇다고 환경적으로도 넓은 시장이 아니다보니 창작자들은 거의 본능적이다시피 할 정도로 무리를 짓게 됩니다. 1차, 2차 창작이든, 취미든 프로 지향이든 상관없이 자신의 고민이라거나 모티베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집단을 형성하게됩니다. 생존 본능이라고 할까요. 이렇게 집단으로 모이면 창작자 본인의 지적 충족을 시키거나 뭔가 문제가 있을 때 집단적으로 대응도 가능합니다. 취존 못하는 깽판러들이라던가.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집단이 실상을 따져보면 이것또한 소수집단이란 사실이죠. 특히나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여덕으로서, 창작자로서 온갖 고초를 다 겪은 분들이 모이시다보니 이 집단이 해소시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입니다. 뭣보다 이런 집단의 힘을 얻게 되면, 자신이 만든 창작물을 광고하기 매우 편해지거나 하다못해 그 '집단 내에서만큼은' 호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뭐랄까, 정신적인 메인터넌스도 할 수 있고, 동업자들, 혹은 팬들이 집단을 만들어서 어느정도 발언력도 쎄졌고 뭣보다 서로가 서로의 작품을 챙겨주로, 홍보해주고, 응원도 해주니 창작자로서의 정체성과 본연의 욕망,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고 만족시켜주는 집단이란 얘기이고, 이 때문에 창작자들의 집단에 대한 의존도는 꽤 큰 편에 속합니다. 단순한 창작자끼리의 모임만이 아닌 자신을 지지해주는 팬덤까지 포함해서 그들의 창작자 정체성을 유지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존재인 모임이죠.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이 저희들의 힘이 됩니다 같은 그런 거. 솔직히 대가없이 머리 싸매며 뭔가를 만드는데 당연히 보상은 받고 싶은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런 집단의 고착화와 친목화가 진행됩니다ㅡㅡ 물론 순기능이 없지 않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어쨋든 이 집단과 인맥을 통해 창작자들은 계속해서 자신의 활동을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고정적인 소비처가 있다보니 아까 말했듯이 고착화가 일어나거든요. 지적 허영이라고 할까 자의식 과잉이라고 할까. 어쨋든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어느샌가 창작자들은 그 작은 집단 안에서만 놀게 되고 그게 객관적인 자신에 대한 평가이자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습니다.
 
당장 예시로 들 수 있는 게 아주 많습니다. 제가 직접 듣고 경험한 거거든요. 군대에서 만난 어떤 그림쟁이가 여캐 그림 리퀘 좀 받다가 워낙 호응을 많이 받다보니 너무 오만해져서 나중에는 대충 그리다가, 전역하고 그림 창작 커뮤에 다른 그림쟁이들에게 훈장질하다가 도리어 그 훈장질 당한 그림쟁이가 역으로 실력을 인정받아서 했던 고대로 훈장질 당한 사례도 있습니다.

또 한 번은 일본 쪽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의 팬픽 작가 트위터 모임에서 일어났던 일입니다. 국내 내청춘 카페에서 한 해외 팬픽을 번역하려고 했는데 워낙 양이 많다보니 미뤄지다가, 결국 카페내의 모든 번역자들이 프로젝트를 형성해서 그 팬픽 작가에게 연락을 취하고, 번역작업하여 카페에 업로드했던, 나름 국내와 해외 내청춘 팬덤의 뜻깊은 교류로 장식되어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뭐냐하면 이 작가가 나름 반응도 얻고 한국 내청춘 팬덤에서도 자기 팬픽 번역되고 반응이 좋다는 걸 알다보니 뭔가 이상한 오해를 한 겁니다.

자신의 팬픽이 워낙 유명하다못해, 한국 내청춘 팬덤의 기반을 형성시킬 정도였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나 이건 지금 생각해봐도 존나 웃긴 트윗이네요. 자기딴에는 겸손을 표하면서 '명작팬픽이란 것은 중요하다. 자화자찬 같지만 내 반응이 좋았던 팬픽은 한국까지 번역되어 한국 팬덤 기반에 기여했다.'라는 걸 다른 팬픽 작가에게 멘션보내는 걸 보니 도대체 뭘 어떤 식으로 이해했으면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지 놀라울 정도였죠. 사실은 그 때가 내청춘 네이버 카페의 최전성기라서 번역자들이 달려들어 순식간에 번역한 건데 한순간의 인기와 반응에 눈이 멀어서 이렇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 두 사례가 집단의, 그리고 무분별한 호응에 취한 창작자들의 말로입니다. 1차든 2차든 생각보다 그릇작은 창작자들이 많습니다. 애초에 세계관이 확고해서 자기 작품을 쓸 정도란 건, 다른 말로 하자면 자기 세계관에 집중한 나머지 진짜 세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자신만의 세계관이 강하다보니 대부분의 창작자들은 굉장히 고집이 쎄면서 그러면서 타인의 시선과 호응에 신경쓰는 모순된 존재라, 이 두 개가 합쳐져서 잘못되면 자신이 안주하는 집단에만 매달리는 소통불능의 아집덩어리가 되어버립니다. 남녀불문하고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유형입니다.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와 소비자 탐색 같은, 창작자로서의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해 참여한 집단 형성이 어느샌가 폐쇄적이고 친목 집단으로 변질되어 창작자들이 스스로를 우물 안에 개구리로 만들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자신의 작품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팔리고 지지받는다는 상황에 취해서, 자기 세계관에 갇혀버려선 진짜 세계를 못보고 작디작은 우물 안에 상주하려고 합니다.

사실 이렇게 집단에 안주하려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재능이란 건 정말 잔인해서, 정말 잘 쓰고 잘 만드는 사람은 그냥 써도 알아서 사람들이 모여서 구입해주고 사랑해주지만 평범한 정도나 애매한 사람들에겐 미친듯이 노력하거나 편법을 통해서야 자신이 원하는 것, 이를테면 수입이나 명성이나 최소한 어떤 작품의 팬으로서 원하는 공감들을 얻을 수 있거든요. 뭣보다 창작 작업이란 게 결국 '혼자서' 해야하는 독고다이식 작업이라 그들이 가진 고뇌는 쉽게 공유되는 성질이 아닙니다. 그런 어떤 반응과 호응을 갈망하고 또 공감을 원하다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공생하는 집단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아까 말했듯 생존 본능으로 표현되는 그런 부분입니다. 뭣보다 그림쟁이든 글쟁이든 이런 능력이 또 워낙 주목받는 능력이다보니 현실에서 불쾌한 경험도 겪기 마련입니다.

그림을 그리면 오타쿠 같다, 여자 좀 그려봐라라거나 그런 경험.

이런 상황이 한국의 서브 컬쳐 시장이 작다는 환경에 맞춰져서 어떤 사고가 터지면 여기저기 다 흘러들어가서 펑하고 터지게 되고, 특유의 폐쇄적인 환경과 이때까지의 고초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서 어제처럼 생각보다 '많은' 창작자들이 트위터에서 논란을 일으키게 된 거라고 봅니다. 언제나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신은 옳은 존재거든요. 마침 자신을 지지해주는 수많은 사람들도 있으니까. 그런데 진실은, 지금도 지지한 창작자를  따르는 사람들은 그저 창작자인 그들의 그림과 글만 보면 별 상관없는 소비자일뿐입니다. 그들은 작품을 사랑하는 거지 창작자 자체를 보지 않거든요.

셋째, 일단 이 항목에 앞서 여러분들에게 어떤 사람을 떠올려 봐달라고 부탁하겠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사람들을 겪게 됩니다. 그게 학교일 수도 있고, 군대일 수도 있고, 혹은 회사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이런 유형의 사람을 한 번쯤은 만나게 됩니다. 정말 어렸을 때부터 이유없는 따돌림이나 혹은 특유의 개성 때문에 괴롭힘을 당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런 사람과 어쩌다보니 알게 되고 얘기하게 되면, 이 사람이 겪은 고초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말이로나마 위로하게 되죠.

그런데, 그런데 가끔 이런 유형이 있어요. 자신이 당한 괴롭힘과 고통에 대해 오로지 호소만 하고 다른 사람의 얘기는 듣지않고 계속 자기 얘기만 하는 그런 부류. 간혹 뭔가 아닌 거 같아서 그건 좀 아닌 거 같다고 충고하면 어떤 식으로든 반감을 표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 분명 이 사람도 아픔을 겪었고 그 때문에 이렇게 된 건 알겠는데, 문제는 자신의 얘기만 하고 자신에게 공감하기만 바라며 다른 사람의 공감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지친다고 해야할지, 솔직하게 말하면 일방적인 대화때문에 질려서 결국 멀리하게 되는 사람들. 공감해주기만을 바라고 고통을 공유해달라고 하면서 정작 다른 사람의 고통과 호소는 그닥 신경쓰지 않는데다가 사리에 맞지 않는 일에 충고를 하면 그순간 적이라고 낙인찍으며 공격적으로 변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답은 정해져있고 너는 대답만하면 된다는 그런 사람들. 무슨 일이야?라고 물으면 안알랴쥼하면서 기분 팍 상하게 하는 그런 사람들.

굉장히 말하기 애매한, 분명 다수의 피해자이고 무고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피해의식 때문에 삐뚤어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알고보면 안타깝지만, 자신이 그런 일을 당했음에도 자신또한 똑같이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받아들이는 그런 피해의식을 가진 소수집단. 위에서 얘기한 것들과 이어지는 것입니다. 오타쿠 서브 컬쳐에선 드문 일도 아닙니다. 오타쿠란 이유로 무시당하고 만만하게 보이며 약자이기에 무시당하는 일화를 종종 듣게되는 만큼 심정적으로 이게 이해못할 일은 전혀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공격받은 경험 때문에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는 피해의식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지게 된 피해의식이 모든 사람들을 의심하고 더 나아가 어쨌든 자신에게 '반대'했기에 상대방을 적으로 인식하고 배제하려 다투게 되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소수집단이 가지게 되는 그런 특유의 피해의식이 너무 과해 여러가지로 피해를 끼치게 되는 것이죠.

오타쿠들은 물론이고, 성소수자, 특이 취향은 물론이고 그 악명높은 마이리틀포니의 브로니까지. 이런 사회적인 소수 집단들은 기본적으로 다수의 집단에게 어느정도 피해의식, 순화하면 의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사람은 나의 특성과 개성에 반발할까? 내 편이길 기대하느니 차라리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는 게 나은 법입니다. 그리고 이런 의심, 피해의식은 그 소수집단이 작으면 작을수록 더욱 커지고 그 소수집단의 결속력, 폐쇄성을 강조합니다. 한 번 수틀리면, 그게 누구 잘못이든 일단 반발하면 미친듯이 난리를 치며 자신, 혹은 자신의 집단을 인정해달라고 외치게 됩니다.

빠가 까를 만든다라는, 이런 잘 알려진 개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 빠들에게 있어서는 그동안 자신들이 억눌러온 소외감과 서러움에 대한 표현이 피해의식과 폐쇄성에 과도한 애정행위로 왜곡되어버린 것이죠. 하지만 다수의 집단은 왜곡되어진 상황에 당황하고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며, 그런 부자연스런 상황에 당황하여 반감을 보이자 소수 집단의 피해의식은 이것을 또다시 시작된 억압과 적대적인 행동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세가지 근거를 종합해보면 이런 식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한국 특유의 상황과 편견에 의해 고통 받은 사람들과, 또한 그런 상황 속에서 창작을 하면서 여러가지 문제를 겪으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집단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소수 집단은 앞서 설명했던 이유들 때문에 친목성이 강해지고 폐쇄적이게 되어, 일그러진 피해의식을 공유하는 무언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결국,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된 것일 수밖에 없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이 사람들에게 선택지는 별로 없었죠. 남자들 사이에서 소수로 어떻게든 힘들게 부대끼느냐, 아니면 여자들끼리 모여서 그나마 편하게 있느냐. 혹은 그저 외로이 창작하면서 힘겹게 인지도를 쌓느냐, 아니면 어느 집단에 들어가서 서로의 모티베이션을 공유하며 즐겁게 동인 활동을 하던가. 이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안식을 위해서 모여든, 피해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사회의 피해자들인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결국 소수입니다. 다수에 대항하기 위해,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모였지만 결국 소수 집단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 있어서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 사회에 온갖 영향력을 끼치고 소수의, 여자들의 아픔과 괴로움을 목청껏 외치는 집단이 나타났어요.

다름아닌 메갈리안. 자신들이 겪었던 불합리함을 외치는 바로 그 메갈리안이 나타난 겁니다. 이 사회의 불합리한 편견과 인식을 죄다 때려부수려는 그 패기에 그 소수집단은 희망을 가지고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그들을 지지하거나 동의합니다.

예. 언뜻 보면 정말 구세주처럼 보입니다. 온갖 패악도 저지르지만 일단, 자신이 원하는 말을 목소리 높여 외치니 뭔가 희망을 가질만도 합니다. 실제로도 뭔가 사회의 영향을 주긴 주거든요. 그들 입장에선 어떻게든 지금의 불합리한 상황을 부숴버릴 집단으로 보일만 합니다.

예전에도 이런 사회적 집단이 있었어요.

나치스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치스가 어떻게 권력을 잡을 수 있었느냐. 모든 역사학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과도한 전쟁 보상금과 그에 따른 경제적 파탄. 겨우 숨통 좀 트이나 싶었더니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경제 대공황.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시민들은 절망에 빠지고, 이 뭐같은 현실을 부숴줄 힘이 넘치고 우리에게 가치있다고 말해줄 그런 존재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온갖 중2병 사상과 인종차별로 똘똘 뭉친 히틀러와 똘마니 나치스가 이 버러지 같은 세상! 부수자! 우리나라를 패배시키고 빚더미에 올리게 한 저 놈들도 부수자! 다 부수자! 시민들은 열광했고 냅다 나치스를 투표로 뽑았습니다. 뽑히기 전에도 나치스는 그저 극우 깡패 수준으로 생각되어지던 정당이었는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나치스는 역사상 최악의 집단으로 낙인찍혔고 그런 그들을 한순간의 치기로 뽑았다가 모든 것을 다 잃고 폐허더미에 주저앉은, 유대 민족들에게 언제나 고개를 숙여야만 하는 속죄의 독일 국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들은 메갈이 나치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만, 글쎄요. 애초에 뭔가를 부숴버리자면서 정작 그 대안은 하나도 없고 우리 이외의 모든 존재를 다 우리 발밑으로 두자고 주장하는 건 빼도박도 못하게 나치스의 주장이고 파시스트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전 이때까지 메갈이 그 어떤 번듯한 대안이나 묘안, 하다못해 좀 멀쩡한 발언도 보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그들은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기만하며 자신들의 울분을 해결할뿐, 뭔가 비전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들은 지지 받아요. 왜? 지금 현실이 싫다고. 이 현실을 부숴버리겠다는 그 하나만 보고 동의합니다.

어떤 혁명이든 뭔가 그럴듯한 대안이 없는기준없는 파괴행위는 언제나 실패하고 도로아미타불이 됩니다. 그 프랑스 혁명조차도 말입니다. 프랑스 민중에게는 분명 이유가 있었어요. 세금 수탈, 가혹한 대우 등등. 결국 지식인들의 선동에 그 유명한 바스티유 감옥에 쳐들어갑니다. 정치범들이 갖힌 억압의 상징을 부수기 위해서. 그런데 정작 그 감옥엔 그냥 저냥 잡범만 있었던데다가, 항복한 수비대장을 붙잡아선 처형시켜버렸고, 온갖 정치적 다툼이 난립하며 흐지부지되다가 결론적으로 나폴레옹을 황제로 앉히며 전제정치로 돌아가버리고 맙니다.

과거 역사에서 수많은 사례들이, 단순한 사회적 반감과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적개심, 그리고 피해의식에 의한 투쟁은 결국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게 되고 언제나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냥 원래대로 돌아가버렸습니다. 그나마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그 당시에 겪었던 고통을 잊지 않고 조금씩 바꿔간 사람들 덕분에 지금의 민주사회가 탄생한 거지 냅다 다 부숴버리고 이상향을 만든 게 아니거든요.

단순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그들이 사랑하는 애니메이션에도 이런 얘기 많이 나옵니다. 대표적인 예로 기동전사 건담. 스페이스 노이드들은 억지로 우주개척을 위해 우주로 쫓겨났다. 우주로 쫓겨난 그들은 불만에 휩싸이는데 지온이 나타나 이렇게 얘기합니다. 사실 우주에서 태어난 우린 우월하다! 지크 지온! 지구인을 지배하자! 는 그래서 죄다 털리고 다시 지구의 지배를 받게 되는 이야기일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부터 지금까지 대다수의 창작자들이, 단순히 자신과 같은 피해를 입었었고 그에 대한 공감만으로 꿋꿋이 저들은 피해자라고 옹호하며 페미나치에 지나지 않는 그들에게 어떤 희망을 품고있습니다.

그들이 받은 피해, 물론 알고 있습니다. 공감하고 있고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건 분명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비슷한 편견에 피해를 입으면서도 무관심하게 군, '남자'들이 책임도 분명 있는 것이 명백합니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피해나 입히며 그럴듯한 대안도 없는, 사회적 소수자인 여성들을 위해서라는 대의명분으로 패악질하는 사람들을 지지하는 사람들 편을 들자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ㅋㅋㅋㅋㅋㅋㅋ 

그럴 가치도 없습니다. 저들이 어떤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하고 그저 동조만 하며 자기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들일 뿐입니다. 창작자이면서 뭔가를 더 배우고 공부할 생각도 못 하는 사람들입니다.

애초에 그들이 지지하는 그 성우분을 트위터에서 지지해봤자, 그 성우를 강판시킨 기업을 보이콧해봤자 도대체 뭔 영향력이 있다고 그러는지 당최 이해가 안 갑니다ㅡㅡ. 언제부터 트위터가 그런 쩔어주는 사회적 기능이 있었다고.

트위터라는 SNS에만 거주하며 자신들 편을 드는 사람들만의 얘기만 듣고 무한히 신뢰하는, 분쟁과 갈등, 그리고 고통을 피하기 위해 자신들의 거주지로 모이기만 하며 얼토당토않는 집단의 주장을 퍼오면서 그들이 자신의 동지라고 믿던데, 그들은 그저 SNS라는 환경을 통해 잠시나마 남자들을 까며 우월감에 젖고 또한 있어보이는 일ㅋ침ㅋ을 하며 자기 과시 욕구를 충족시키는 존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진짜 말 그대로 짹짹 울다가 걍 가버리는 짹짹이입니다.

자신들이 사회적 소수 집단이고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면, 그것에 정말 불만을 가졌고 실제로 고통도 받았으면서 그들이 선택한 건 그저 도피였을 뿐이고 그들이 주장하는 괴물들을 미러링 했을 뿐입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중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봤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볼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니체가 죽은지 100년하고도 16년이 지났는데 도리어 괴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들이 얼마나 무논리적이고 감정적이며 이성적으로 대할 수가 없는 존재인지 아실 겁니다.

폐쇄적인 트위터에 모이고, 자신들 같은 사람들과 친목 집단 만들고, 자신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그저 소수가 모여서 소수 집단을 만들었을 뿐입니다. 그저 도망쳤을 뿐입니다.

정말 사회를 바꾸고 싶으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단순무식한 미러링과 테러 행위를 하면 안 됩니다. 물론 때로는, 정말 어쩔 수 없이 유혈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는 물리적 투쟁이 필요한 순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물리적인 투쟁마저도 '일단은' 모니터 밖에서 나오시고 사회에서 표현해야하는 것이고, 폭력적 행위가 아닌 이성적인 설득과 논리적인 주장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해야 진정한 사회적 투쟁인 것입니다. 왜 마틴 루터 킹이 흑인 평등 운동의 대표격인 위인이 되고 간디가 성인으로 추앙될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바로 답이 나옵니다. 엄청나게 힘들겠지만, 그렇기에 사람들은 이성적인 그들과 합리적인 대화를 시도했고 점점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상일뿐이라기엔 그들의 성과는 당장 현실에 있습니다.

그저 좁고 작은 트위터에 방콕하고, 자신들끼리 모이면서, 빈약한 일침 트윗으로 지적 허영에 충만한 사람들 글이나 리트윗하며, 나는 틀리지 않았어, 나는 틀리지 않았어. 하며 정신 승리하는 그 분들. 거기에 그들의 편은 절대 없습니다. 가만 보니까 간잡으며 이 지지하는 집단에서 탈출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분들의 소위 말하는 팬덤들. 그 사람들은 창작자들이 생산하는 짤과 글만 연성된다면 만족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오는데 위로쯤!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서 세상이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그정도 동정쯤, 아무나 한 명 붙잡고 지금 인기있는 럽코물 팬픽을 주인공과 히로인 알콩달콩하게 아무렇게나 적고 사이트에 올려서 후기로 저 힘든 일 있었어요ㅠㅠ하면 그냥 달립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일단 위안과 안식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 위에서 말했듯이 그저 도피뿐이군요. 그들이 소위 말하는 '남초' 사이트들이 그동안 겪은 사고와 분쟁을 통해 겪었던 경험과 노하우조차 가지지 못한채 그저 감정적인 호소와 부정말고는 말 못하게 된 분들이 딱 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그 양반들이 안주하는 칼라는 거짓입니다. 언능 신경삭을 끊어야.

전 그 지지선언자 중 한 명의 짤들과 웹코믹 덕분에 클져 접했고, 이런저런 고초를 겪으면서도 그렇게 파는 걸 보고 감동해서 팔로우한 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올라오는 리트윗들을 보며 예전부터 뭔가 이건 좀 아닌데... 이건 아닌데 하다가 이 사태에 아주 적극적으로 나서는 거 보고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졌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이 글도 그 분에 대한 안타까움과 실망 때문에 적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말의 희망도 가지고 있긴 합니다.

솔직히 암만 외쳐봤자 이미 텄다고 여겨져서 트위터에 암만 외쳐봤자 들을리가 없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최소한 이들에겐 이런 배경이 있었고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라도 하고 싶어서 졸문에다가 약간 감정적인 것을 적었습니다.

이제 하루 겨우 지났으니까 좀 정신차리고 둥지에서 튀어나와 세상 좀 날아다니면서 체험 좀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창작자인 그들에겐 날개가 있으니까요. 쿵쾅더스? 잊혀질 권리 주장하셔야.

동일인인 '그 놈'입니다. 그 놈이라고 부를 사람도 있고 그놈님이라고 불릴 수도 있지만 좌우지간 그 놈으로 하겠습니다. 웹갤에 새 글 올렸으니 보고싶으시다면 이 이름으로 검색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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