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만 세대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고양시와 마을버스 업체들이 경찰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2021년 11월 말, 일산 동구 식사동에 위치한 위시티 마을 6개 아파트 단지에서 셔틀버스 4대를 운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을 중심에 있는 사거리에서 경의중앙선 대곡역까지 6.6 킬로미터 구간을 전세 버스가 10분간격으로 돌며 주민들의 복지를 신경쓴 것이죠. 대신 교통 서비스 비용 충당을 위해 셔틀버스 서비스에 동의한 1,500여세대 주민 한 명당 16,000원의 월 회비와 함께 승차할 때마다 1,000원을 내기로 했습니다. 

보통 수 천명에 달하는 아파트 단지에서 반대의견도 있을법 한데, 모두가 합심해 셔틀버스 운영(일명 식사대곡셔틀)을 결정하게 된 것은 기존 대중교통의 비효율 때문입니다. 대곡역까지 가려면 마을버스를 타야하는데, 바로 가지 않고 곳곳을 빙빙 돌며 가는 바람에 너무 오래걸린다는 거죠. 실제로 주민들이 마을버스와 셔틀버스의 이동 시간을 확인 해 봤는데, 마을버스는 30~40분, 셔틀버스는 10~15분으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주민들은, “가뜩이나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힘든 상황이었는데, 이젠 셔틀버스 없는 출퇴근은 상상하기도 힘들다.”며 주민들의 합의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습니다. 사실 주민들이 이런 결정을 하기 전에 많은 인내가 뒤따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0년부터 무려 11여년 동안 고양시를 상대로 버스, 전철 등 대중교통 증성을 수 차례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요청이 계속 묵살되면서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고 자체적으로 셔틀버스 서비스를 운영하게 된 것입니다.

고양시는 주민들을 상대로한 고발이 언론에 보도되자, 다음과 같은 공식 의견을 냈습니다.
“허가 없이 돈을 받고 차량을 운행하는 것은 여객운수사업법 81조 위반”
또한, 고양시 관계자 일부는
“유상 운송 등 불법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위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여객운수사업법 81조에 따르면, 사업용 차량이 아닌 자가용을 가지고 돈을 받으며 운성용으로 제공되어선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한편 아파트 단지와 관련이 있는 마을버스 업체 3곳도 단지 내 셔틀버스 서비스에 대해 ‘운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입니다. 최근 셔틀버스 때문에 수입이 줄었다는 이유 때문이죠. 셔틀버스의 목적지는 대곡역인데 지하철 3호선·경의중앙선 환승역이기 때문에 버스회사 입장에선 수익감소를 어떻게든 막으려는 의지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한 버스회사 관계자는 “다른 지역도 비슷한 시간을 들여서 출퇴근 하는데, 이 아파트 단지만 특별 노선을 만드는게 과연 맞는 건가요?”, “그럴거면 택시를 타는게 맞지않냐.”라며 이번 상황에 대해 의견을 냈습니다. 이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으면 버스 업체에 적자가 발생하고 이런 상황을 시 예산으로 지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세금이 낭비된다.” 이야기 했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은 이런 상황까지 오게만든 고양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셔틀버스 운영회장 의견에 따르면,
“이곳 식사지구는 교통 소외 지역이었습니다.”
“경전철 신설 약속이나 신분당선 연장 건이 모두 무산 됐습니다.”
라며 그동안 교통 인프라 미흡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사실 고양시에선 ‘트램(노면전차)’설치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더 기다려야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미 10여년을 기다린 주민들 입장에선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결국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한편 아파트 주민들도 할 말은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대법원 판례가 있기 때문이죠. 셔틀버스 운영회 측 의견에 따르면 “입주민용 버스를 운영한 것에 대해 대법원은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한 적이 있습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자체적으로 출퇴근 셔틀버스를 운영한건 유상운송이 아니라 본 것이죠. 즉, 아파트 주민만 이용했다면 불특정 다수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결국 셔틀버스 논란은 불특정 다수냐, 아니냐에 따라 검찰 송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는 이번 이슈에 대해 “10년 동안 방치한 고양시 책임이 아니냐.”, “식사동 주민들이 저런 행동을 할 정도로 행정 수준이 형편없는 것 아니냐.”며 주민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소식의 결과가 어떻게 마무리 될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와, 그냥 참고 타라고?” 10년간 참다 폭발한 버스 노선 논란
글 / 다키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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