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GM은 국내 주력 모델에 대한 국내 생산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편 르노자동차코리아(이하 르노)의 승용 모델의 수입 판매를 중단 소식까지 겹치며 국산차 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 됐다. 이 두 제조사의 결정은 한국 철수보다 수출기지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몇 가지 주력 차종을 국내에서 생산하되 내수 판매가 아닌 수출용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로인해 내수 시장에서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한국GM은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던 쉐보레 말리부와 트랙스는 다음달 부터 중단된다. 이미 한국GM은 스파크, 다마스·라보에 대한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한편 르노 역시 판매 중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수입 판매를 진행하던 캡처 및 조에 판매가 중단됐고, 위탁생산 중이던 트위지 역시 판매가 멈춘상황이다. 현재 주력 모델로 QM6, SM6, XM3 세 차종이 있으며 SM6는 300여대 판매량에 머무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GM과 르노의 움직임은 일반 소비자들이 보기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공장에 대해선 수출기지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미 두 제조사의 공장에서는 글로벌 수출 모델 몇 가지를 집중 생산하고 있다. 한국GM 공장에서는 트레일블레이저와 내년 1분기 생산 예정인 신형 CUV 모델을 주력으로 삼고, 르노는 XM3에 매진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이미 두 제조사의 한국 생산 분량 중 내수 판매율은 10%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내수 시장은 현대차·기아·제네시스·쌍용차 4파전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사실상 현대차그룹과 쌍용차 두 곳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지난 9개월간 누적 내수 판매량을 보면 1위 기아, 2위 현대차, 3위 제네시스, 4위 쌍용차, 5위 르노, 6위 쉐보레 순이다.

현재 한국GM과 르노의 단종이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향후 신차 출시 계획이 어떨게 될 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GM의 경우 수입 물량이기는 하지만 여러 신차 출시가 이루어졌거나 예고된 상황이다. 올 해에는 타호, 볼트 EUV의 국내 출시가 이루어지면서 판매 라인업이 늘었고, 곧 GMC 시에라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실상 폭스바겐처럼 수입 대중브랜드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르노는 어떨까? QM6와 XM3 두 차종의 판매량이 그나마 뒷받침 되고 있지만 이런 흐름이 계속 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속적인 신차 출시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타 제조사들과 경쟁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XM3 하이브리드 외에는 이렇다할 소식이 없다. 실제로 르노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열린 한국 기자 간담회에서 "제품 사이클이 하한기에 접어들어 몇 개월간 힘들 수도 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또한 "XM3의 수출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당분간 신차 가뭄에 시달릴 전망이다.

쌍용차는 한국GM과 르노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일단 법정관리 졸업과 정상화를 위한 조치이기는 하지만 토레스를 밑거름 삼아 차기 모델 개발이 한창이다. 현재 토레스는 출시 3개월 만에 1만대를 돌파했으며, 중형 SUV 중에선 2위를 차지할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내년 가을, 토레스 전기차 출시가 예고되어 있고, 2024에는 코란도 후속과 전기 픽업트럭이 등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마냥 좋은 상황은 아니다. 티볼리가 출시된지 오랜 시일이 지나면서 새로운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쌍용차에서 판매중인 차량의 디자인은 남성 고객에 치우쳐져 있다. 향후 추가 원동력을 확보하려면 여성 소비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쌍용차는 주력 모델들의 디자인 컨셉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 티볼리 : 팝&터프
🔼 코란도 : 터프 파워
🔼 토레스 : 정제된 강인함
🔼 G4렉스턴 : 미적인 강인함
🔼 렉스턴 스포츠 : 고 터프

로 정의 내렸다. 모두 강인한 느낌을 지향하고 있는데, 향후 출시될 신형 티볼리 역시 젊은 감성에 강인함이 섞일 전망이다. 다만 이런 컨셉이 여성 소비자들에게도 유효타로 적중할 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국산차 시장에 여러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는 신차를 연이어 내면서 독과점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리고 쌍용차는 모처럼 얻은 기회를 바탕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편 한국GM과 르노는 국내에서의 입지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공장까지 문을 닫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산차 시장에 재진입할 여지는 남겨놓은 상황이다. 과연 2023년에는 국산차 시장에 어떤 변화들이 이어질지 기대 된다.

"결국 내 차도 단종..." 쉐보레, 한국에서 발 빼나?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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