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키붕이들아,

오늘은 키린이시절 무모하게 도전했던 키보드 자작 과정과 그 후기를 간단히 써보려고 함.

0. 동기

상컬트가 갖고싶은데 가난한 학식충이라 돈이 없음..

그러던 중 우연히 퓨전360을 접하게 되고,

첫 키보도 설계에 도전하게 됨.

1. 설계

설계 과정에 대해서는 반응이 좋으면 이후에 자세히 다뤄보기로 하고,

일단 결과물만 보여드리겠음.

버전 1

지온에서 배포한 렌더링용 하우징 모델링은 내부구조가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치수를 측정한 후 뼈대를 만들고, 보강판 파일을 바탕으로 내부설계를 했음.

너무 심심한 것 같아서 하판에 관통형 무게추도 넣어봤는데,

이왕 디자인 수정하는거 좀더 바꿔볼까 싶더라.

버전 1.1

상판은 그대로 두고 하판 디자인 변경

키컬 넘버3 디자인 보고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별로라서 현타가 잠깐 왔음..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F1-8X 별명이 상컬트잖아?

그럼 아예 키컬트를 만들자,

해서

버전 2

넘버투 만듦..

F1-8X 기보강을 쓸거라 포트 위치나 나사홀은 어쩔 수가 없었고,

옆라인이랑 베젤만이라도 비슷하게 만들어봤음.

하판은 키컬 로고를 넣어봤는데 나사홀때문에 느낌이 안살아서..

그냥 전에 만들었던 무게추를 그대로 넣기로 했고.

이정도면 됐다 싶어서 진행하기로 결정.

2. 출력

집 근처에 메이커스페이스가 있어서 3D 프린터로 저렴하게 출력했음.

크기제한이 있어서 아쉽지만 반갈해서 출력한 뒤 붙이기로 결정

결과물

황동봉을 박을 생각이었는데 없어도 생각보다 튼튼하길래 순접으로 붙이기만 했음.

단, 나사홀은 프린터로 뽑으면 뭉개질것같아서 황동 인서트를 박았음.

나중에 테스트해보니까 굳이 안했어도 되나 싶기도 하고..

일단 분해조립할때 마음이 더 편하니까 인서트는 박는걸 추천

3. 조립

갈라테아 무보강, 카일 버건디스템 삼신흑, PE폼, 신슐

지금 생각하면 진짜 근본없는 조합이긴 하네 ㅋㅋㅋ

키린이라 궁금해서 이것저것 생각나는건 다 넣었음..

4. 완성

키캡은 CMK 구금형 WOB

사실 퍼티로 틈새랑 표면정리하고 도색까지 했어야했는데..

과투자같아서 그냥 전투용으로 쓰기로 했음.

퀄리티가 생각보다 안나와주기도 했고..

후면이랑 뒤쪽이 특히 엉망임. 출력방향 이슈..

그리고 펑션열이랑 숫자열 사이 상판이 좀 휘었더라..

5. 후기

타건감 타건음은 생각보다는 괜찮았음.

하판에 스택마운트처럼 신슐 꽉 채우면 나쁘지 않은 폼떡소리가 나고,

신슐 빼면 좀더 하이피치로 변함. 꾹꾹이도 훨씬 잘 되고.

지금 윗집에서 고성방가중이라 정말 아쉽지만 영상은 패스..ㅠㅠ

6. 결론

시간과 노력, 비용을 생각하면 굳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음.

특히 나같은 키보드 입문자라면 그냥 괜찮은 짱플라 들고 졸업하는게 훨씬 낫겠다 싶더라.

하지만 가지고싶었던 키보드를 분석하고 설계하는 과정이 나한테는 굉장히 의미있었기 때문에,

나는 만족했음.

오울랩 스프링 짝퉁처럼 나와있는 기보강을 쓰면 최소한의 퀄리티는 보장되니까,

남는 기보강이 있거나 구할 수 있다면 한번쯤 도전해보는 걸 추천함.

알루처럼 프로토타입 한대 뽑을때마다 수십씩 깨지는것도 아니고,

GMK 하나값이면 원하는 디자인의 전투용 키보도를 만들 수 있으니까.

후기는 여기까지임.

지식이 많지는 않지만, 관련해서 궁금한게 있으면 편하게 물어봐줘

두서없는 후기 봐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