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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늦었지만 할아버지 6.25썰 푼다앱에서 작성

ㅇㅇ(49.165) 2023.02.01 15:15:01
조회 17336 추천 384 댓글 181

우리할아버지는 6.25에 참전한 육군부사관 출신이심

그냥 너무 늦었고 아무도 안볼거알지만 그냥 한번 써본다

우리할아버지는 1930년 울진의 몰락한 양반가에 태어나

어린나이에 양반가 자손>> 남의집 종놈으로 떡락해

학교 문턱도 안가본채 살아왔음

그러다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인민군이 울진에 들이닥침

너네 꼬꼬무 국군포로편 보면 알겠지만

울진은 빨리 점령당했고 울진 남자였던 할아버지는 처음엔 인민군에 가실 뻔 했는데

마을 친한 빨갱이노릇하시는 분이 인민군 징집을 빼줬다더라

대신 그 친한 분은 후에 국군이 울진을 탈환한 후 등대에서 총살당하셨다고 함

대신 국군이 탈환한 후 국군 입대영장이 날라왔고

1952년 1월 제주도 육군 제1훈련소에 입대하셔서

기초훈련을 받고

52년 5월, 육군 39연대라는 곳에 배치받으심

39연대는 그당시 38연대와 더불어 거제도 포로수용소 한국군 경비대였다고 했음.

근데 거제도에 오셨을때, 한창 공산포로들이 소요사건을 일으키고 있던중이셨다고 함.

근데 그 소요사건 끝물로 접어들 때 배치받으셔서 소요사건에 관련된 썰은 기억도 안나고 실제로 이쪽 이야기는 별로 해주신적이 없음. 그냥 거제도 포로 경비만 했다 정도..??

아무튼 경비병으로서 공산군포로를 감시하고 있었는데

52년 11월, 거제도 경비부대인 38연대와 39연대가 15사단 창설과 동시에 배속되면서 할아버지도 15사단의 일원이 되심

단순 병사셨지만 그래도 15사단 창설멤버(정확히는 원년멤버)라고 볼수있기도 하지

아무튼 이때부턴 수용소 경비 대신 동부전선에 투입이 되심

53년 2월?? 그때부터 정전협정까지 약 5개월간 화기중대원으로서 동부전선에서 싸우심

내가 너무 어릴때 들었던 이야기고 심지어 이 썰도 아버지한테 전해들은거라서 무슨 전투에 참전하셨는진 기억이 안나지만 짱개랑 북한군을 굉장히 많이 죽이셨다고는 들었음

그렇게 정전이 된 후, 병 신분이셨던 할아버지는 군단 내 하사관교육대에서 하사관 교육을 받고 이등중사로 임관하심

그 후 56년엔 일등중사로 전역하심

할아버지에겐 전쟁은 가장 끔찍한 기억이셨고

실제로 PTSD 증상도 보이셨음.

반대로 할아버지에겐 가장 자부심이었음

입을 여실때마다 항상 전쟁이야기만 하셨고

뇌졸중으로 쓰려져 돌아가시기 전까지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도 전쟁에 관련된 기억만은 선명하셨음

지금은 이천호국원에 묻혀있음

뭐 별거아닌 이야기고 아무도 안볼거같지만

그래도 난 우리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움

난 군면제를 받을 수 있지만 자원입대를 선택했고

몇달뒤, 육군전방신교대로 입대함.

남들이 보기엔 이해가 안갈 수 있지만

내선택에 후회는 없음

나중에 휴가나가면 군복입고 꼭 호국원가서 경례드리고싶음

















- dc official App


출처: 군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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