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불효자의 모수 디너 후기앱에서 작성

삼칫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3.26 23:30:01
조회 16540 추천 44 댓글 114

옴하!
옴갤 고닉 단 뒤로 처음으로 다이닝 후기를 올려보네. 이번엔 가족들과 함께 모수에 다녀옴. 예약은 11월인가 그때 5달짜리 풀렸을때 내가 했고 불효자답게 결제는 아버지가 해주심. 사랑합니다 아부지.. 사실 나도 다이닝 경험치가 별로 없고 해서 부모님이 잘 드셔주실까 걱정을 좀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굉장히 행복한 시간 보내고 왔다.

다들 너무 익숙할 그 디너코스에 5잔 페어링을 시켰고 유튜브에서 배워온 대로 페어링메뉴랑 코스 메뉴를 겹칠 수 있었음. 디테일도 굿굿.

3fb8c32fffd711ab6fb8d38a4780726ab1be2f0632140ccb02c6c3dc7a647b19c89213185302574b3efd16

웰컴드링크로 꿀을 곁들인 달달한 콤부차가 나왔고 페어링으로는 돔 페리뇽 2013이 나옴. 2012가 떨어져서 13이 나왔다는데 샴알못인 나도 12가 굿빈인건 알아서 아쉬웠지만 새콤하면서도 요리와 함께 먹었을 때 고소한 맛이 나서 좋았다.
첫번째는 단새우에 김컵. 안에는 감자샐러드. 감자샐러드가 크림소스같은 맛이 나서 김과 단새우를 하나로 묶어주는 느낌이었다. 첫 디쉬부터 맛이 직관적인게 대성공의 예감.

7ceb877fb28b68fe3bef81ec439f2e2d1bcfc0fb4f747cf78278a2400759

더덕타르트. 굉장히 녹진달달한 맛이었다.

7ceb877fb28b68fe39eb85e34e9f2e2d17660cc45c68c2e004e3ed7947

너무나 감동적이었던 채소꼬치. 저온에서 장시간 조리한 당근, 토마토, 가지. 각 야채가 가진 포텐셜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토마토는 평소에 느껴보지 못했던 감칠맛이 잘 느껴져서 고기를 먹는 기분이었다.

7ceb877fb28b68fe36ee82e4419f2e2d31b7cfb92738523feb0e3141ac

오징어먹물 파이에 타르타르 넣고 소고기 올린 것. 이거는 고기가 맛있긴 했는데 파이랑은 어울리는지 잘 모르겠다. 식감을 더해주는 느낌.

7ceb877fb28b6bf23be984e7479f2e2d720de256828ff42b6dd61077707c

가장 궁금했던 전복타코. 바깥의 유바가 크리스피한 식감을 주고 잘 조리된 전복이 볼륨감을 담당했다. 특히 안에 들어간 시소가 킥이었다.

7ceb877fb28b68fe37ea87ed419f2e2de2b143c18825c1fa12b6cd01ae

두부 안에 북해도산 우니. 아래는 다시소스인데 소스가 특히 기가 막혔다. 아버지가 서버님에게 이거 어디 우니냐고 물어보시는걸 보고 피는 못 속인다고 생각했음ㅋㅋ
페어링으로 나온 사케는 데와자쿠라 유키만만이라는 사케인데 처음에 풍부한 향으로 시작해서 카라하게 끝나는 내가 가진 고급 사케의 이미지에 잘 맞는 맛이었다. 근데 지콘만큼 향이 막 폭발하지는 않았다. 아마 요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좀 더 점잖은 사케를 고른 것 같다.

7ceb877fb28b68ff3eed87e1419f2e2dba6bb29201c324af5c8bf73c95

옥돔 밑에는 케일과 갓으로 만든 퓨레. 옥돔은 너무너무 촉촉했고 퓨레가 참 고소했다.

7ceb877fb28b6bf539e883ec419f2e2da5f55c13630ed2271d23318461d9

이젠 너무 익숙해져버린 히?든 메뉴. 중간에 나오는 빵을 아이스크림 느낌으로 준다고 생각하면 될듯. 아이스크림에서는 깡빠뉴같은데서 나는시큼한 맛이 맨 뒤에 스쳐지나간다. 아래 짭짤바삭한 퀴노아랑 올리브유, 발사믹과 잘 섞어먹으면 좋다.

3fb8c32fffd711ab6fb8d38a4180726ad3aa8272c9a3ec00788f1a641bab838325232925c10008f44321d2

박달대게 위 시금치 원추리나물 퓨레와 캐비어.
여기 퓨레가 전부 다 맛있었다. 캐비어는 처음 먹어보는데 짭짤고소한 맛에 약간 시큼한 맛이 있었다.
페어링으로 내츄럴 와인이 나왔는데 헤비한 디쉬랑 잘 어울린다고 하신 말씀이 맞았음. 늘 파다 후기보면서 페어링 너무 비싼데 할 필요가 있나? 생각했는데 여기서 생각이 많이 바뀜.

7ceb877fb28b68ff3be88ee34e9f2e2d6ff54a53d5c449f734fca98d2d

우엉 타르트 타탕. 비주얼은 피칸파이에 피칸 빼고 우엉을 넣은 것 같았는데 맛도 그랬다. 가운데는 우엉주스? 즙? 인데 그냥 먹으면 으.. 인데 타르트타탕이랑 먹으니 오묘한 조화가 있었다.

7ceb877fb28b68ff3bef86e2429f2e2dfb2dc19d6e60f901fa6b413283

도토리국수. 이것도 정말 궁금했던 메뉴였는데 명불허전이었다. 나올때부터 트러플향이 코를 자극하고 고급진 맛의 크림소스가 거칠거칠한 도토리국수 표면에 거의 감겨있었다.
페어링으로 나온건 2016년 빈티지의 리오하 와인인데 와인 자체는 시큼하고 탄닌이 강해서 음? 했는데 도토리국수도 그렇고 뒤에 나올 스테이크도 그렇고 다 임팩트가 강해서 지지 않는 와인을 페어링한 것 같았다.

7ceb877fb28b68ff39ec8fe3449f2e2d986dbb1044c44891e77bf1afd611

고기의 탈을 쓴 버터와 짭짤바삭한 냉이. 냉이 아래에는 돼지감자퓨레. 소스는 왼쪽은 블랙올리브 기반 소스고 오른쪽은 그레이비소스같은 맛이 났다. 과하다 싶을정도로 고기가 기름졌다. 소스를 듬뿍듬뿍 찍어야할 정도ㅋㅋ 사진으로 봤을때는 에이 스테이크가 거기서 거기지 했는데 고기가 이정도면 확실히 임팩트가 남다르다.

7ceb877fb28b68ff37ec83e1479f2e2d5828e45727b4bb0cb5f44899e8

곰팡이를 씌운 떡. 이것도 궁금했는데 무난한 술떡+찹쌀떡 느낌이었다. 촉감은 굿.

7ceb877fb28b69f63eef8fe0479f2e2d9ea98bfaa7eefbc6c958dde5ac20

자스민 소르베도 맛있었다. 예전에 하겐다즈에도 비슷한 맛이 있었던것같은데.

7ceb877fb28b69f63ee683e6469f2e2d8609684cc2ba7ae239ab7e93f5

김 슈 안에 다시마 크림. 김부각을 먹는 느낌이 많이 났고 달콤짭짤하면서도 해조류 노트가 잘 느껴져서 좋았다.
디저트 와인으로는 1969년 빈티지의 달달구리한 와인이 나왔는데 소믈리에님 말씀대로 이 슈랑 뒤에 나올 카라멜 아이스크림과 잘 어울렸다.

7ceb877fb28b69f63ce884e6419f2e2dd3a37dcda899b8b8a8aa2d1f6310

끝까지 놀라움을 주는 카라멜 아이스크림에 양파와 대파 쪽파 부스러기. 고도로 카라멜라이즈 된 양파는 카라멜과 구분할 수 없다.

7ceb877fb28b69f63de681e4439f2e2d970b8b712facece695c37ebeff40

마지막에 약과까지 주고 끝.

총평을 하자면 미슐랭 3스타라고 해서 헉! 미미! 이런 느낌은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스포를 다 당하고 왔는데도 다음 디쉬가 기다려지는 그 느낌. 그리고 요리 하나하나마다 확실하게 느껴지는 직관적인 맛. 그것만 해도 충분히 해볼만 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페어링도 말이 5잔이지 먼저 다 먹었더니 한 잔씩 더 따라주셨다ㅋㅋ 7잔은 먹은 듯ㅋㅋ 공간 자체도 따뜻했고 우리는 2층에서 식사했는데 식탁간 거리도 멀어서 굉장히 프라이빗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기뻤던 건 가족들의 반응이었다. 원래 집안 자체가 먹는거에 돈 아끼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기는 한데 그래도 너무 난해하면  나라도 그돈씨 생각이 들 수도 있어서 조금 걱정이 있었다. 그런데 가기 전부터 부모님이 나보다 더 기대하시고 주위에 자랑까지 하셨다고 하니 예약하길 너무 잘했다고 생각했고 먹으면서도 하나하나 기쁘게 드시고 그릇에 조예가 깊은 어머니 덕분에 나 혼자서는 발견하지 못했을 요소들을 알게 되니 그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맛있는 음식 먹으며 옛날 추억부터 요즘 사는 일까지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데 그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라.

끝으로 옴갤에도 정말 고맙다고 하고 싶다. 모수가 3스타 됐을 때만 해도 아.. 나는 이제 가기 어렵겠구나 했는데 옴붕이들 덕분에 5달치 예약이 풀린걸 알아서 3월 가족 기념일 맞춰 주말 디너를 예약할 수 있었다. 정말 고맙구 다들 복 받아라. 옴붕이들도 나도 성공해서 부모님이든 소중한 사람이든 데리고 또 가보자구. 옴바!

고마워

- dc official App


출처: 오마카세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44

고정닉 17

6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의외로 대식가여서 놀란 스타는? 운영자 23/05/29 - -
공지 실시간베스트 갤러리 이용 안내 [1189/2] 운영자 21.11.18 1615167 276
142587 [카연] 헬테이커 팬 만화 7화 [27] 쫄깃한해파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0 3088 97
142586 [국갤] 선관위가 다 받으면서 감사만 거부하는 이유 [10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0 7124 346
142584 [V갤] 혁신적인 애플의 VR 유저 인터페이스 [70] ㅇㅇ(119.192) 10:10 4721 90
142582 [싱갤] 싱글벙글 용역깡패 알바를 했던 썰들 [4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0 8344 27
142579 [스갤] 펜을 처음잡는 슈퍼자코가 그림그리는법 [5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0 3982 68
142577 [야갤] 마체테(정글도)로 경찰위협한 노조 구속 [333] ㅇㅇ(211.36) 09:30 25995 1106
142576 [디갤] 하노이 다녀왔습니다 - 성 요셉 성당 [10 pics] [36] 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0 1495 17
142574 [도갤] 싱글벙글 요즘 중국 선전의 유치원 풍경 ㄷㄷㄷ.jpg [511] ㅇㅇ(223.39) 09:10 12044 87
142572 [싱갤] 싱글벙글 전쟁터에서 지휘관 잘만나야하는 이유 [26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0 25340 184
142570 [일갤] 가고시마 촌놈의 간사이여행기 - 1. 오사카, 고베 술공장 [18] 닛산노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50 1880 14
142568 [카연] 아는 사람 얘기 [65] 조예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40 9061 87
142566 [디갤] 긴12 급재난문자로 산으로 똑딱이만 들고 대피 [49] 설치는설치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30 6927 27
142564 [싱갤] 싱글벙글 유쾌한 스님 [280] 메사이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0 30953 249
142562 [일갤] 후기) 롤러코스터 공원 나가스파에 다녀오다 [14] 다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10 2399 21
142558 [기갤] 하하,별 막내딸 송이 장래희망 2023년ver [89] ㅇㅇ(193.239) 07:50 10608 91
142556 [최갤] [요리대회]루비카나보빔스프 [55] 아카네쿠로카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40 4758 50
142554 [싱갤] 싱글벙글 홍위병들이 작살낸 중국 황제의 무덤을 araboja [215] 아문-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30 12145 168
142552 [사갤] 크래쉬바+스크랩훅 빠르게 갖고놀기 [16] 6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0 2654 21
142550 [포갤] 시청자의 요청을 들어주는 포켓몬 유튜버 [89] ㅇㅇ(78.153) 07:10 13697 149
142548 [싱갤] 싱글벙글 태닝촌 [8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0 17125 79
142546 [코갤] 4년동안 쓴 저가형 가발 힐링부터 세팅까지 [162] 김네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5 15487 82
142544 [싱갤] 훌쩍훌쩍 고양이 불치병 (복막염 - FIP) [218] 프로그램을마치려면[확인]을클릭하십시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5 13250 155
142542 [카연] 좀비녀와 남주의 첫만남.manwha [40] 비밀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5 13139 65
142540 [만갤] 하남자들의 마누라 욕하기 [176] ㅇㅇ(223.38) 01:25 29259 212
142536 [싱갤] 의외의외 가장 PC했던 제국 [28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5 32620 296
142534 [판갤] 왁싱 받으러 갔는데 사장님이 전여친이었다 [185] ㅇㅇ(37.120) 00:55 37284 43
142532 [싱갤] 싱글벙글 아줌마(공포) [406] 낙서지상주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5 48757 430
142530 [디갤] 5월 50장 [30] ㅇU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5 5713 34
142528 [다갤] 운동 없이 지방을 태우는 방법.jpg [759] ㅇㅇ(103.216) 00:25 46342 197
142526 [X갤] 혐한시위 현장에서 프리허그를 해보았다 [82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5 25412 235
142524 [싱갤] 싱글벙글 AI 드론봇이 아직 전우가 아닌 이유 [32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5 34427 329
142522 [프갤] 유부녀랑 롤하는 만화.manhwa [24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26896 353
142520 [스갤] 자기 따라하던 유튜브 저격한 원시기술 유튜버 [238] ㅇㅇ(118.235) 06.02 35220 372
142518 [싱갤] 싱글벙글 sm플레이 도중에 주인님이 쓰러졌다..jpg [19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51236 616
142514 [초갤] 5학년 민원 내용 펌 [550] ㅇㅇ(121.125) 06.02 31104 453
142512 [여갤] 한국인 여행 유튜버와 유쾌한 몽골 형님들 [285] ㅇㅇ(162.255) 06.02 28842 460
142510 [카연] 패배자들이 모인 황폐한 땅. 여기서 문명을 일으킨다. -1 [클리셰] [62] 반지하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10694 23
142508 [냥갤] 캣맘끼리 싸움남 [351] ㅇㅇ(106.101) 06.02 30104 298
142506 [철갤] 철권 게임사에서 공식으로 인정한 기술 [34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37542 280
142504 [싱갤] 싱글벙글 전용 비행기 생긴 걸그룹 [264] 초능력화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42046 128
142502 [야갤] 꼰대 = 예의로 생각해서 꼰대소리 듣는게 싫지않다는 25살 [200] ㅇㅇ(45.84) 06.02 27209 137
142500 [조갤] 의외로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새 [539] ㅇㅇ(121.172) 06.02 36458 981
142498 [기갤] 오징어게임2에 나올 만한 무서운 게임들.jpg [392] ㅇㅇ(118.235) 06.02 36471 158
142496 [싱갤] 싱글벙글 박물관의 어린이 도슨트 [143] 초능력화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17591 82
142492 [중갤] 히키 9년차 백수 채용한 사장의 이유........ [501] ㅇㅇㅇ(113.60) 06.02 49705 679
142490 [야갤] 트위터에서 퍼진 천하제일 편집대회 [225] ㅇㅇ(146.70) 06.02 30144 419
142488 [국갤] 국제결혼정보 회사 결격사유 모음 [327] 123번뇌탈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38747 169
142487 [싱갤] 싱글벙글 르완다의 어이없는 약속 문화 [31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36250 245
142484 [만갤] 해적판을 옹호하는 중국인 [575] ㅇㅇ(223.38) 06.02 26954 287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

힛(HIT)NEW

그때 그 힛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