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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기념 불교음악 추천하기

Chenrezi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27 20:30:01
조회 14426 추천 119 댓글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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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를 종교로 믿지는 않지만 그 사상과 문화 전반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써보는 글


우선 불교 음악이라고 하는 대부분이 만트라나 불경을 독송하는 것일 뿐더러, 석가모니가 음악적 억양으로 독송하는 것에 대해서 1) 스스로 그 소리에 붙들어 매이고, 2) 다른 이를 그 소리에 붙들어 매며, 3) 거사(居士)들을 거슬리게 하며, 4) 그 소리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의 집중을 방해하며, 5) 후대에 이를 베낄 것이기 때문에 경계하라고 직접 설한 바(앙굿따라 니까야 中 Ghitassara Sutta) 있기 때문에 사실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음악”적 측면에서 보면 말할 것이 별로 없을 수 있음. 하지만 이런 음정 없는 독송은 역설적이게도 청각적인 쾌락을 떠나서 오롯이 소리를 마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다른 매력을 지니는 것이 아닌가,,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


불교 음악 혹은 불교에 영향을 받은 음반 몇 개 소개해보자면,,


Monks of the Dip Tse Chok Ling Monastery - Sacred Ceremonies: Ritual Music of Tibetan Buddhism (1996)

The Gyuto Monks of Tibet - Tibetan Buddhism: Tantras of Gyütö - Sangwa Düpa / Mahakala (1988)


독송 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스타일을 지닌 것으로 생각되는 티베트산 음반 2장. 티베트식 독송은 극저음의 목젖소리(쓰롯 싱잉)로 외는 것이 특징인데, 후일 북쪽으로 건너가서 몽골 지방의 흐미 창법이 정립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됨. 특히 후자 앨범의 독송은 웬만한 퓨너럴 둠 뺨칠 정도로 둔중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것이 백미.


(전자는 <코야니스카시>로 유명한 론 프리크가 감독/촬영을 맡은 다큐 영화 <바라카>에 새롭게 믹스되어 삽입된 적이 있는데, 이 버전도 상당히 좋음)



V/A - Tibetan Buddhist Rites From the Monasteries of Bhutan (2005)


영국의 음악 인류학자 존 레비(John Levy)가 부탄에서 1971년 녹음한 티베트 닝마파와 드룩파 종단의 제식 음악을 Sub Rosa 레이블에서 재판한 앨범. 앞의 두 앨범에 비해 독송보다 같이 들리는 악기의 소리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함. 가장 눈에 띄는 건 코끼리 울음소리를 내는 듯한 길고 거대한 나팔 둥첸(dungchen, 아래 사진). 사족으로 존 레비는 60년대 한국에 와서 국악 녹음을 따 Lyrichord 레이블에서 발매한 적이 있는데, 옛날 음반이라 구하기 힘들어서 아쉽게 들어보진 못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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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첸은 그 거대한 비주얼과 소리 때문에 유러피안 프리 재즈에서도 사용된 적이 있음. 연주자는 드러머 한 베닝크(Han Bennink).)



송암스님 - 범패시리즈 1-5 <상주권공> (2002)


우리나라에서 삼국시대 시절부터 전해 내려온 불교 음악을 범패(梵唄)라고 하고, 해당 녹음은 1930년대에 출가해 입멸할 때까지 약 70여년간 범패를 수련했던 무형문화재 보유자 송암스님의 것임. 구하기 힘든 음원인데 누군가가 유튜브에 올려줘서 감사히 들었음. 범패승 말고 일반 스님들의 예불 소리를 녹음한 [송광사 새벽예불(The Echoes of the Great Pines)]이라는 필드 레코딩 음반도 알려져 있는데 역시 구하기가 힘들어서 이건 아직 못 들어봤다...




V/A - The Way of Eiheiji: Zen-Buddhist Ceremony (1959)

People - Ceremony: Buddha Meet Rock (1971)


일본 천태종과 진언종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독송을 쇼묘(声明, shomyo)라고 하는데, 전자는 일본에서 규모가 큰 사찰 중 하나인 영평사(조동종)에서의 염불 녹음을 스미스소니언 Folkways에서 발매한 것. 50년대 녹음임에도 불구하고 종과 북소리의 잔향감이 상당히 훌륭함. 후자는 사이키델릭 락 음반인데, 앨범 제목 그대로 쇼묘를 락 음악에 접목해서 주술적인 느낌을 자아냄. 같은 해에 나온 Flower Travellin' Band의 유명한 [Satori] 앨범 커버에도 부처가 있는 걸 보면 70년대 일본 사이키 전성기에 불교 지분이 조금 있는 게 아닐까,,




V/A - Japanese Masterpieces for the Shakuhachi (1990)

海童道宗祖 (Watazumi Doso) - 海童道 (Watazumido) (1968)


불교 음악의 갈래 중 유일하다시피 독송이 없거나 적은 샤쿠하치 독주곡 혼쿄쿠(本曲, honkyoku) 음반 2개. 전자의 앨범 커버처럼 바구니 같은 삿갓을 뒤집어쓰고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며 탁발을 했던 보화종의 허무승들로부터 기원한 음악인데, 재밌는 건 막부 시절 간혹 스님으로 위장한 자객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분간하기 위해 기교가 많이 발달했다고 함. 그래서 그런지 샤쿠하치 하나만 가지고 연주하는 데도 들으면서 부족하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음




Tony Scott, Shinichi Yuize & Hozan Yamamoto - Music for Zen Meditation and Other Joys (1965)

Henry Wolff & Nancy Hennings - Tibetan Bells (1972)


60년대 서양에서 스피리츄얼리티 붐이 일면서 시작된 뉴에이지 장르의 대표 앨범들. 특히 전자는 최초의 뉴에이지 앨범으로 여겨지고 있음. 각각 일본 선종의 영향으로 샤쿠하치와 고토가, 티베트 불교의 영향으로 종과 싱잉 보울이 사용되었음. 뉴에이지가 애초에 오리엔탈리즘적인 성격이 다분하기도 하고 나중에는 명상 음악이라는 타이틀만 달고 양산형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좋은 음반을 찾기는 힘들기는 하지만 이런 초기작들은 꽤나 들을 만한 편


(위 앨범의 샤쿠하치 연주자 야마모토 호잔의 또다른 명반 [銀界 (Silver World)]. 생전에 샤쿠하치 연주와 재즈/보사노바/이지리스닝 장르의 융합을 자주 시도했었음)




Robert Black / Eberhard Blum / Iven Hausmann / Gudrun Reschke / John Patrick Thomas / Jan Williams - John Cage: Ryoanji (1983; 1996)

Eliane Radigue - Jetsun Mila (1987)


불교는 현대음악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대표적인 예시로 가져온 작품 2개. 존 케이지는 60년대에 들어 불교학자 스즈키 다이세츠의 저작을 접하고, 가레산스이 정원으로 유명한 용안사를 방문한 이후로 생애 말년을 선불교의 공(空) 사상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데 천착했고 전자가 바로 그 결과물. 초기 드론 개척자 중 한 명인 라디그 역시 70년대에 티베트 불교를 처음 접하고 거의 10년간 수행하면서 여러 작품을 만들었는데, 11세기 티베트의 요기 밀라레파(Milarepa)를 그린 후자가 그것들 중 하나. 개인적으로 두 작품 모두 두 작곡가 각각 작곡가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것들



소개하고 싶은 게 몇 개 더 있긴 한데 너무 길어지는 것 같으니 여기서 컷

올해도 벌써 거의 반이나 갔는데.. 남은 시간 동안에는 번뇌로부터 더 초연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반야





출처: 포스트락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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