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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초장문] 1990년 부산 1호선 남산동역 추돌사고에 대한 분석

카마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28 13:40:02
조회 9593 추천 58 댓글 49

들어가기 전에, 아주 오래 전부터 쓰겠다 해놓고 이제서야 쓰는 점 미안함.

이 사고는 스케일도 크고 알 사람은 다 아는 사고인데도, 자료도 없고 공식 사고보고서 같은 것도 없어서 정확한 사고 분석도 없어서 대부분 관심 없어도 꼭 써보고 싶은 글이라 쓰게 되었음.

상당히 장문이고 지루하지만, 최대한 필요없는 부분 빼고 부산권 철도를 잘 몰라도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도록 노력했음.

글이 너무 길어지면 안 되니까 사진, 자료, 문건 등 출처는 글 맨 밑에 일괄적으로 기재하겠음.

또한 이 사고는 공식 사고보고서 같은 것이 공개된 적이 없음.

따라서 정황 증거를 바탕으로 최대한 높은 신뢰도를 갖는 글을 작성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그렇다고 다 맞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음.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절대 이 글을 맹신하지 말고(특히 17편성 관련 내용) 혹시 이 사고에 대해 잘 아는 갤러가 있다면 꼭 피드백 해줬으면 좋겠음.

글을 1, 2편으로 분리할까 생각도 했는데 이게 분리할 부분이 좀 마땅치가 않아서 분리를 하지 않았고, 그래서 너무 길어진 점 정말 미안함.

진짜 기니까(공백 포함하면 거의 1만 자 정도 됨) 너무 미안하긴 한데 양해 좀 부탁함...ㅠㅠ


목차

1. 사건 개요

2. 박살난 편성

3. 사후 처리

  3-1. 남은 차량을 붙인 편성은?

  3-2. 갑자기 사라진 17편성

  3-3. 18편성의 에어컨은 왜?

4. 결론


전반적인 내용은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설명하고, 사고 이후 차량들의 처리, 조성 등에 대해 상세히 다룰 것임.

난 시간 없고 결론만 알고 싶다 하면 4. 결론 파트로 넘어가시길...


1. 사건 설명

이 사고는 1990년 9월 2일 부산 1호선 남산동역에서 일어난 사고임.

일단 노포기지에서 16편성 차량을 수리 후, 공기제동장치 차단해놓은 걸 원상복구 안 하고 기관사에게 인계함.

인수받은 기관사는 제동장치 확인 없이 출고하다, 제동 불능으로 굴러가서 남산동역에서 출발 중이던 서대신동행 제1263열차의 후미를 추돌함.

이 사고로 부상자 70여명에, 전동차 12량 중(당시엔 한 편성당 6량이었고, 8량 증량이 된 것은 94~97년경) 6량이 대파되어 폐차되는 사고가 일어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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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추돌한 속도는 대략 25~30km/h 정도였다는데, 그 정도 저속인데도 불구하고 보다시피 차량 파손 정도가 매우 심했음.

어쨌든 이제부턴 중요한 사고 이후 처리에 대해 다뤄보겠음.


2. 박살난 편성

일단 부산권은 자료가 너무 없어서 결국 추측이 들어갈 수밖에 없음.

이 글에서도 추측이 많이 존재하지만, 최대한 증거 기반으로 이렇게 이렇게 조성이 되었고 처리가 되었음을 증명해보려 함.

그나마 다행인 점은 당시 사고 차량과 복구 과정을 알기 쉬웠던 이유 중 하나가 사고에 연루된 편성이 아직도 다니거나(...) 최근까지 운행했다는 점임.

일단 여기서 연루된 편성은 116, 117, 118편성(이하 16, 17, 18편성)으로, 셋 다 원래 2차분(86년식)임.


우선 들이박은 차량은 16편성이 100% 확실함.

이것은 부산교통공사 사이버역사관, 당시 뉴스 기사 등에서 일관되게 말하고 있고 후술할 사고 흔적 등을 봐도 100% 확실함.

그런데 이 90년 남산동역 추돌사고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들이받힌 편성은? 


위에서도 볼 수 있듯, 90년 남산동역 추돌사고에 대해서 뉴스 기사나 어디서나 1263호 차량이 들이받혔다는 것 외엔 아무 말이 없음.

이게 문제의 시발점으로, 17편성이냐 18편성이냐 의견이 분분했음.


부산교통공사 사이버역사관에서는 17편성을 들이받힌 차량(피해차량)으로 제시하였음.

실제로 17편성은 원래 편성이 아예 날라가고 91년 사고복구차량(차체는 91년식이 맞는데, 부품은 사고 차량에서 남은 부품을 유용해서 86년식임.)으로 재탄생했으니 맞을 법도 하지.

참고로 17편성 관련 내용도 자세히 알려면 이 글 참조하면 됨.

https://gall.dcinside.com/m/monorail/360327

 


그러나 과거 철도 동호인들은 '그럼 18편성의 짬뽕 냉방기는요?' 하는 말이 나오며 이에 대해 의문을 표했음.

여기서 짬뽕 냉방기는 무엇인가? 하면, 18편성은 2015년 에어컨 개조 전까지 1~3번째 칸 둥근 형상, 4번째 칸 혼합, 5~8번째 칸은 사다리꼴로 되어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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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면 1호차는 분명 둥근 형상인데 8호차는 사다리꼴.(상단 사진 1018, 하단 사진 좌측 1918)

참고로 원래 18편성은 에어컨이 둥근 형상이어야 정상임.

에어컨 관련 내용은 다음 글 참조.

https://gall.dcinside.com/m/monorail/377242

 


그러니까 사고에 연루가 안 됐는데 왜 18편성 냉방기가 저 모양이냐는 거임.


결론부터 말하자면 들이받힌 차량은 18편성이 맞음.

즉 부교공 사이버역사관이 틀린 것.

당시 KBS 뉴스를 통해 살펴보면 18편성이 사고 차량이 맞음을 확실히 알 수 있음.(여담이지만 해당 내용은 1년 전쯤 본인이 나무위키에 간략하게나마 추가해뒀었음. 상세하게 설명하는 건 모갤에서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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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쪽에 1418 숫자 보이지?

설령 6 아닌가요 이래도 일단 7은 누가 봐도 아님.

'혹시 들이박은 16편성이라 1416인데 8로 보이는 거 아니냐?' 할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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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두 차량이 들이받은 운전실 쪽임.

Tc칸에만 있는 부1 특유의 파란 띠를 보면 알지.

대충 열차가 계단과 역 풍경하고 비교해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기억해두셈.


그리고 1418호가 있던 위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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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기관실보다는 한참 뒤임.

즉 들이받힌 차량인 것임.

이게 확실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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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영상 보면 알겠지만(맨 아래 출처에 이거 풀영상 달아놨으니 보고 싶으면 보셈) 위 사진이 이 출입문 옆 부분에서 촬영한 거임.

이 출입문 내부를 보면 1418 찍힌 사진과 완벽히 같음.('여인의소망' 적힌 광고랑 사진에 보이는 광고, 파손된 천장 등 비교해보면 완전 동일함)


즉 들이받힌 차량은 18편성이 확실함.

이로서 17편성은 직접적으로 사고에 연루된 편성은 아닌 것으로 밝혀짐.


결론.

들이박은 차량:16편성

들이받힌 차량:18편성


이제 어느 차량이 사고에 연루되었는지는 확실해졌음.

그러나 문제는 '그럼 왜 원래 17편성은 사라졌는가?' 임.

그리고 이후에 사고 복구와 조성은 어떻게 되었는가? 에 대한 의문도 남음.

이에 대한 의문을 지금부터 풀어보겠음.(가장 하이라이트.)


3. 사후 처리


우선 유념해야 할 점은 여기서부턴 확실하게 이게 맞다라는 공문이나 자료가 없음.

정황 증거를 가지고 본인이 '추측' 한 것임.

그러니까 뇌피셜이라는 이야기임.

그렇지만 최대한 증거 기반이니 막 무지성으로 얘기하는 건 아님.

증거 바탕이기에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하지만 절대로 100%가 아니므로 맹신하지는 말 것.


3-1. 남은 차량을 붙인 편성은?


기존에 알려졌던 가설은 두 가지였음.

1. 16편성의 3량, 18편성의 3량이 파손되어 17편성에서 Tc 1량, M 2량씩을 16/18편성에 넘기면서 17편성이 사라졌고, 이후 사고복구차량으로 재편되었다.

2. 18편성 자체가 사고 후 수리가 가능했던 객차들을 붙여놓은 편성이다.(에어컨이 짬뽕이니까->수리 과정에서 에어컨이 짬뽕화)

그러나 이 가설은 현재 남아있는 차량들을 살펴보면 옳지 못할 가능성이 큼.


일단 1번 가설이 맞다면 17편성 객차를 갖고 와서 붙였으니 그 객차들은 멀쩡했을 거임.

2번 가설이 맞다면 사고에 연루된 객차들을 수리 후 그냥 붙여놓은 편성(위에서도 보이지만 6량은 대파되어 폐차됐지만 6량은 살아남았음)이라면 어쨌든 사고가 났으니까 필연적으로 그 흔적이 남음.

여기서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은 대표적인 부분이 출입문, 에어컨임.

여기서 왜 출입문이 증거가 되냐면, 간략하게만 이야기하자면 86~88년 2~3차 도입분인 15~31편성의 경우(30편성 제외) 도입 당시 출입문이 스테인리스가 아닌 FRP 소재로 안쪽이 마감된 것이였고, 이후 내장재 개조를 거치면서 문짝 자체를 교체하면서 다른 차량과 다르게 스팟용접 자국(동그란 자국)이 없는 형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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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매끈해야 함.

출입문 관련 내용도 자세히 알려면 다음 글 참조하면 됨.

https://gall.dcinside.com/m/monorail/365363

 


그런데 16편성은 사진처럼 양 끝 Tc칸(중간 칸은 전량 93년식) 모두 6개의 출입문 중 2~3개가 스팟용접 자국이 찍힌 출입문으로 되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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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고 나서 갈았을 수 있다는 이야기.

물론 19, 21편성 등 86년산 차량은 유독 출입문 바꿔놓은 차들이 좀 있어서 증거가 아니지 않냐? 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양 끝 칸이 무더기로 다 바뀐 건 16편성이 유일하기에 충분히 의심할 만함.

18편성도 바뀐 출입문이 있기는 했는데 16편성처럼 저렇게 무더기로 바뀐 수준은 아니었음.(5, 8호차에 하나씩 있었고, 2호차에도 하나 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더 확실한 증거는 에어컨.

에어컨 관련 내용을 자세히 보려면 앞에 언급된 글(18편성 에어컨 얘기할 때)을 보면 됨.


간략하게만 설명하자면 부1은 에어컨이 사다리꼴, 둥근 형상으로 나뉨.

이 중에서도 1차분(84~85년) 사다리꼴과 2~3차분(86~88년) 둥근 형상은 1-comp식, 4차분 이후는 둥근 2-comp식임.(1-comp식은 2015년 일괄 개조)

에어컨 개조 안 된 후기형 차량의 슈트락 편성번호는 회색 바탕에 굵은 빨간색으로 적혀있음.

사다리꼴 에어컨을 탑재한 당시 6~9(현 12, 14~15, 18편성), 13편성은 1994년 8량 증량 당시 중간차 다 바뀌면서 Tc칸 에어컨도 후기형과 동일한 것(2-comp식)으로 개조하였음.

증량 방식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면 다음 글을 참조하면 되는데, 간략하게만 이야기하자면 6량 시절 A, B, C 편성이 있다면 C편성의 중간차 4량을 다 뜯어서 A, B편성에 2량씩 주고 C편성은 신조 중간차 6량 채운 식이었음.

https://gall.dcinside.com/m/monorail/379254

 


그러나 1-comp식이라도 둥근 모양이었던 21, 25, 30, 31편성 Tc의 경우 중간차 모두 2-comp식이라도 그냥 그대로 놔뒀다가, 2015년에 다른 차량 에어컨 교체하고 남은 2-comp식 둥근 형태 슈트락으로 교체했음.

이것 관련 내용은 앞에 말한 에어컨 관련 글에 있으니 그 글 참고하는게 나음.

간략하게 말하자면 그래서 21, 30, 31편성의 경우(25편성 에어컨을 개조하고 그 차에 있는 97년 중간차에 달린 슈트락으로 21, 30, 31 Tc 에어컨 개조한 것으로 추측) Tc칸 슈트락 편성번호 글자체가 아예 다름.

신차와 유사한 글자체로 흰 바탕에 주황 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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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임.

당연히 6~9, 13편성은 사진처럼 94년 증량 때 슈트락 자체를 아예 후기형 걸로 바꿔서 압축기가 두 개짜리이므로 당연히 안 바꿨고 글자체가 개조 안 한 차량처럼 회색 바탕에 빨간 글자임.(물론 6~9편성은 12, 14~15, 18편성으로 편성번호 변경되어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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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편성의 예.

당연히 개조 안 된 후기형 차도 이렇게 되어있음.


그럼 여기까지 보면 16편성도 21, 30, 31편성처럼 원래 동그란 슈트락이니까 증량할 땐 압축기 한 개짜리로 그냥 놔뒀다가 15년쯤 개조해서 달아서 글자체가 21, 30, 31 Tc처럼 되어있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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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그냥 원래 거 그대로임.

개조 안 한 차량처럼 회색 바탕에 빨간 글자이고 양 끝 Tc칸 에어컨 4개 모두 이런 형식임.


이게 무슨 말이냐?

16편성 양 끝 Tc칸 슈트락은 증량 당시(1994년) 후기형에 달리는 압축기 두 개짜리로 개조되었단 이야기고 이 말은 Tc칸 슈트락이 원래 둥근 모양이 아니라 사다리꼴 모양이었다는 이야기임.

Tc칸이 둥근 모양이었으면 증량 당시 개조되었을 리가 없고(21, 25, 30, 31편성 사례처럼), Tc칸이 왜 사다리꼴 모양 슈트락이었냐 하면 사고 나서 바꿔가지고 그랬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함.

양 끝 칸 모두 이렇다는 이야기는 양 끝 Tc칸 모두 사고에 연루되었다는 말이고, 즉 18편성이 아닌 16편성이 추돌사고 후 살아남은 객차를 붙여놓은 차량일 가능성이 높은 결정적인 증거임.

출입문은 다른 차들도 그런 경우 있어서 백 번 양보해서 그렇다칠 수 있지만(물론 이것도 16편성처럼 무더기로 바뀐 거면 뭔가 이상한 거임) 에어컨은 아예 빼박임.

94년 1차 증량 때는 모든 편성 Tc칸 슈트락을 모양에 관계없이 바꾸는 식으로 한 것 아닌가? 라고 하기엔 97년 2차 증량 때 하는 방식이 하나도 바뀐 게 없는 걸 보면(6, 7호차에 증량한다던지, 30/31, 33/34 식으로 여러 편성 연달아서 짬뽕 만든다던지...) 94년과 97년에 일을 다르게 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낮음.


그러니까 요약을 하자면...

원래 슈트락이 사다리꼴 모양이었던 1차 도입분 차량은 후기형 중간차 들어올 때 Tc칸 에어컨을 후기형 에어컨으로 개조했고, 둥근 모양이었던 2차 이후 차량은 사양은 달라도(초기형 압축기 한 개, 후기형 압축기 두 개) 모양은 같으니까 중간차 들어와도 Tc칸 것 그대로 놔뒀다가 나중에 전량 압축기 두 개짜리로 바꿀 때 남는 후기형 둥근 슈트락 떼서 달았음.

근데 16편성은 원래 둥근 에어컨을 달고 나왔지만 아예 증량 당시부터 양 끝 Tc칸 에어컨을 후기형 것으로 개조했고, 이 얘기는 사고 후 남은 객차를 수리할 때 부서진 에어컨 바꿔다는 과정에서 원래 양 끝 Tc칸 에어컨 중 한 짝이나 두 짝을 사다리꼴 에어컨으로 바꿨단 이야기임.

에어컨을 양 끝 칸 다 바꿨단 얘기는 양 끝칸 다 사고에 연루된 차량이고, 결론적으로 16편성은 사고 후 남는 객차를 수리 후 그냥 붙여놓은 편성이라는 이야기임.


종합해보면 1, 2번 가설은 모두 틀렸을 가능성이 높음.

1번 가설대로면 현재 16편성의 8호차와 2021년 폐차된 구.18편성의 1, 2, 3호차는 17편성 출신 객차라는 이야기임.

근데 18편성만 보면 그럭저럭 맞아보일 수 있는데 16편성 8호차는 출입문도 짝짝이에, 에어컨도 사고 이후 수리 과정에서 사다리꼴로 갈았다가 증량 때 둥근 형태로 바꾼 정황이 보이니 신빙성이 낮음.

2번 가설도 18편성은 오히려 출입문이 그럭저럭 멀쩡했는데 16편성은 양 끝칸 다 이상한 데다 결정적으로 에어컨까지 양 끝 Tc 모두 사다리꼴이었다가 증량 때 둥근 걸로 개조한 정황으로 볼 때 16편성이 남는 차 붙인 편성으로 보는 게 타당함.

즉 출입문과 에어컨을 종합해 볼 때 17편성이 객차를 준 적도 없고, 18편성이 아닌 16편성이 남는 차 붙여놓은 편성이면서 16편성이 사고에 연루되었다는(들이박은 차량이라는) 결정적 증거라고 볼 수 있음.


즉 16편성은 사고 후 남은 수리 가능한 객차를 붙여놓은 편성임.

그런데 이런 차의 중간차를 뜯어서 다른 차에 줘버리는 바람에 지금 16편성에 남은 원래 16편성 객차는 1호차 하나 뿐 ;;;

18편성의 남은 3량+16편성의 남은 3량을 합쳐서 16편성 하나를 탄생시킨 거지.

양 끝칸 2~3짝이나 문짝이 다르고, 에어컨까지 양 끝칸 모두 정황상 원래 사다리꼴이었다면 명백함.


3-2. 갑자기 사라진 17편성


문제는 이러면 17편성이 왜 사라졌는지 알 수가 없음.

16편성이 남는 차 붙여놓은 편성이고, 17편성이 사고에 연루된 것도 아니고 객차 준 적도 없는데 왜 사라진 거지?

사실상 이 부분이 내 뇌피셜 하이라이트(...)임.(딴 부분은 그래도 90% 이상 확률로 맞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은 이거 말곤 설명이 안 되는데 ;;; 느낌이고 맞다고 확신을 못 하겠음.)


일단 전술했듯 부교공의 일처리 방식은 1, 2차 증량 때 바뀐 것이 하나도 없었음.

이 가설은 부교공이 지금까지도 큰 틀에선 증량 때처럼 일처리 방식이 바뀐 게 없지 않을까? 하는 전제를 깔고 출발했음.

내 추측을 얘기하자면 ‘구.17편성을 18편성으로 편성번호를 바꿨다’ 임.

그러니까 얼마 전까지 다니던 86년식 18편성은 90년 이전에 원래 17편성이었다는 말.

이게 뭔 개소리냐 하겠지만 도저히 이거 말곤 답이 없음.


이러한 추론의 근거는 2021년 신차 6개 편성이 들어오면서 기존 93년 증량분이 있었던 6~9편성의 편성번호를 12, 14~15, 18편성으로 변경한 것이었음.

이렇게 연식이 좀 남아서 더 쓰려는 구형차 번호를 바꾼 이유는 관리의 효율성이 큼.

1~11, 46~51편성이 신차면 번호가 쉬우니 관리하기가 편해짐.

이후에 폐차할 때도 신차 차량 번호가 10~12, 14~15, 18편성이면 관리하기도 짜증나고 106편성이 110편성보다 더 신형이 되는 연식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데, 편성번호를 바꾸면 이런 일이 없어져 편함. 


그런 것처럼 남산동역 추돌사고 당시에도 16편성이 짜깁기 편성이고, 18편성이 사고복구 편성으로 하기보다는 관리의 편의성을 이유로 연달아서 사고의 영향을 받은 편성으로 조성하고(16편성 짜깁기, 17편성 사고복구) 이 과정에서 원래 17편성을 18편성으로 번호를 바꾼 것 아닌가 싶음.


남산동역 추돌사고에서 가장 논증하기 어려운 부분이고, 내가 봐도 논리에 다소 허점이 있다고 생각함.

하지만 이게 그나마 가능성이 가장 높지 않을까 싶음.

이거 말곤 18편성이 들이받힌 차량, 16편성이 들이박은 차량임이 확실한 이상 답이 없음.


3-3. 18편성의 에어컨은 왜?


마지막 의문.

18편성은 구.17편성이기에 사고 연루된 차도 아닌데 왜 에어컨이 짬뽕인가요?(둥근 형상 7개, 사다리꼴 형상 9개)


내 생각엔 이게 8량 증량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함.

추측을 말하자면 사고 영향으로 사다리꼴+둥근 형상 짬뽕 되게 생긴 편성이 많았는데 한 편성만 에어컨 짬뽕을 만들겠다는 심산으로(여러 편성 짬뽕인 것보단 그게 나으니까) 18편성에서 둥근 에어컨 빼서 다른 차 주고 18편성에 사다리꼴 짬처리하면서 에어컨 짬뽕이 되지 않았나 싶음.

과정을 설명하자면 94년 8량 증량 당시 18개 편성을 8량화했는데, 일단 사고복구차량인 17편성은 97년 증량 차량이고 18편성은 94년에 8량화가 되었음.


일단 증량 당시 15편성의 6, 7호차는 85년식이었음.(이런 식으로 미묘하게 연식 차이 나는 차량은 은근 존재했음)

이 얘기는 6, 7호차의 에어컨은 사다리꼴 형상이었단 소리임.

하지만 교체 전까지 15편성은 에어컨이 모두 둥근 형상이었음.

여기서 15편성의 에어컨 짬뽕화를 막기 위해 후술할 다른 일들과 포함해서 18편성에 사다리꼴 짬처리를 시전하면서 18편성의 에어컨 짬뽕화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음.


또 94년 증량 당시 16편성의 객차를 받은 차량이 최소한 두 편성은 있을 거임.

그 중엔 18편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음.

어쨌든 16편성은 Tc칸도 그런데 중간차라고 사다리꼴 안 섞이란 법은 없는 편성임.

18편성이 16편성 객차 2량을 받았다면 그 객차 2량이 사다리꼴 슈트락이 섞여있을 가능성이 높고, 다른 한 편성의 6, 7호차 슈트락도 마찬가지일 거임.

그 다른 한 편성의 에어컨을 복구해주려고 또 사다리꼴 짬처리.(한 편성만 짬뽕을 만들겠다는 생각)


그리고 17편성 사고복구하면서 17편성에 사다리꼴 에어컨을 넣기는 싫어서 18편성에서 떼다 달고 또 사다리꼴 짬처리.(왜 이게 들어가있냐면 위에 두 개로는 9개의 사다리꼴 에어컨 숫자가 안 맞음...)

이런 과정을 거쳐서 기괴한 짬뽕 냉방기 편성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음.

17편성도 나중에 냉방기를 2015년쯤 캐리어제로 개조했던 걸 생각해보면 사고복구객차 중에서는 압축기 1개짜리 둥근 형상 냉방기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음.


4. 결론

결론을 종합하자면...


-1990년 9월 2일, 부산 1호선 남산동역에서 추돌사고 발생. 12량 중 6량 파손

-들이받은 편성 116편성, 들이받힌 편성 118편성

-파손된 6량을 제외한 나머지 6량을 수리하고 그냥 붙인 차는 16편성

-2021년까지 다니던 86년식 18편성은 90년 이전의 17편성(17편성의 편성번호를 남산동역 추돌사고 이후 18편성으로 변경). 그래서 17편성이 사라진 것이고 사고복구차량으로 대체

-18편성의 에어컨이 짬뽕인 이유는 사고에 연루된 차량의 사다리꼴 에어컨 짬처리 때문.


부산 1호선 남산동역 추돌 사고는 나름 규모도 큰 사건이고, 아는 사람 자체는 제법 많은데도 자료가 너무 없어서 사고 이후에 어떻게 복구가 되었는지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었음.

부산권 갤러로서 항상 아쉬웠던 점인데 그래도 이렇게나마 풀어보게 돼서 기쁘게 생각함.


물론 자료가 너무 없어서 대부분 현재의 정황 증거 등을 통해 추측한 부분이 많아서 이것이 100% 정확하다고 볼 수 없음.(소위 말하는 뇌피셜.)

그러나 나는 최대한 있는 증거를 바탕으로 할 수 있는 만큼 가장 사실에 가까운 결론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함.

만약 이 사건에 대해 더 잘 아시는 분이 있거나, 문서 등을 가지신 분이 있다면 꼭 댓글이든 게시글이든 알려주셨으면 좋겠음.

부산권 갤러로서, 내 가설이 틀리든 뭐든 아무래도 좋으니 제발 문서든 뭐든 나와서 진실이 밝혀지면 좋겠다.


그리고 글하고 별로 관련 없는 말이지만 항상 자료가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부터라도 있는 자료를 모아서 철도 동호계에서 보관하고 후대로 계속 전달해준다면 그게 소중한 자산이 되지 않을까 싶음.

물론 이 말을 하는 나부터 노력해야겠지만...


암튼 글 읽어줘서 정말 고맙고, 피드백 할 것이나 의견, 질문 있으면 댓글 자유롭게 달아줘.


사진 출처

1~4번 짤(추돌사고 당시 사진, 롤지 달린 18편성 사진)->부산교통공사 사이버역사관

5번 짤->釜山都市鉄道1号線 (2427junction.com)

6~9번 짤->당시 뉴스에서 캡처(관심 있으면 이 풀영상도 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 듯)

뉴스 주소:https://news.kbs.co.kr/news/view.do?ncd=3697459

10번 이후 출입문, 에어컨 짤->본인 촬영



출처: 모노레일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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