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교주? 나야 벨벳

뒷 내용을 봤는데 아주 가관이더라고

그래서 모두와 함께 보기로 했어

그럼 이만

때는 군웅할거의 트릭컬 갤러리

각지의 능력자들이 모여 대회를 여는 혼돈의 아수라장이다.

[키디언 대회]

[버터 대회]

[아내 대회]

[그냥 대회]

....오픈한지 이제 한달 넘긴 게임인데 대회가 너무 많다.

[아아, 트릭컬 갤러리에 알립니다.]

[또 뭔데]

[저도 대회를 열려고 합니다.]

[또?]

[도대체 대회가 몇개 째야?]

[이번엔 에르핀 대회라도 열려고?]

[요리대회]

뭣이.

요리대회.

듣기만 하여도 한식, 일식, 양식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것은 기본이오

제빵용 틀, 이스트, 바닐라에센스, 박력분 등등

일반 가정집에 절대 없을 도구와 재료를 갖춰 제빵까지 하는 능력자가 등판하는 것이 기본이다.

보나마나 입선도 못하고 망할게 뻔한데

그냥 포기나 할까...

[아아, 그리고 하나 더 알립니다]

[에슈르가 좋아하는 민트초코 건포도 붕어빵 만드는 새끼한텐 특별상]

헉

가능성이 생겼다.

다른 제빵이라면 모르지만 붕어빵이라면 쌉가능 메뉴였다.

우선 집에 어머니가 다이어트한다고 사놓고 먹지 않아 차갑게 식어가는 건포도가 있으며

2시간동안 편의점 돌아다녔다가 집 옆 골목에 있는 편의점에서 발견해, 2시간동안 삽질한 것에 대한 분노를 삼켜야 했던

그놈의 민트초코도 구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한국 편의점에서 민트초콜릿은 구하기 어려웠다.

ㅅㅂ 존나 많네

다행히 집안에 민트충이 있어서 짬처리는 걱정할 필요 없다.

[꾜쥬님!]

왜 불렀니 버터야?

[민트초코우유나 민트초코아이스크림처럼 민트초코맛 제품이 많은데 왜 민트 초콜릿을 구한건가용?]

음 매우 타당한 질문이구나, 확실히 민트초코맛 제품을 구하는 것이

민트 초콜릿을 구하는 것보다 훨씬 쉽고 간단하단다.

하지만 녹으면 액체가 되는 아이스크림이나 아예 액체인 우유를 붓고 붕어빵을 조리하면

뒤집거나 익히는 과정에서 내용물이 끓어 올라,

틀의 틈 사이로 새어나오거나 반죽이 부풀거나 쪼그라들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고체인 초콜릿을 넣고 천천히 녹여가며 익혀야 최대한의 불상사를 방지하며 붕어빵을 만들 수 있단다.

[글쿠낭, 저도 초콜릿 먹어도 되용?]

절대 안되, 너 먹으면 아야하는거야.

[으아앙]

아무튼 이런 개꿀 아이디어는 먼저 행동하는 놈이 임자다.

다른 놈들이 선빵 치기 전에 내가 먼저 민트초코 건포도 붕어빵을 만들어

특별상 경쟁자보다 우위를 점해 놓아야...

늦었다.

아니 설마 대회 열자마자 만드는 놈이 있을 줄 몰랐다.

...민트초코 산다고 돈만 버렸네.

뎃

중복 참여 불가능?

실날 같지만 아주 작은 희망이 있다!

조리를 속행하도록 하자.

우선 교붕이는 근처 붕어빵 가게 사장님을 찾아갔다.

일요일은 쉬는 날이셨지만 가게에서 재료 준비를 하느라 계셨는데

잠깐의 대화 끝에 허락을 해주셨다.

사장님 : 그러니까 붕어빵에 쪼꼬렛 넣어달란겨?

교붕이 : 넹.

사장님 : 아유 되지, 직접 쑨 팥 가져와서 만들어 달라는 어르신도 있는디.

교붕이 : 헉 감사합니다.

사장님 : 응 근디 오늘 안되구, 내일 아침에 와, 마누라헌티 말해둘테니까.

섭외 완료.

다음날 기쁜 맘으로 재료를 들고 찾아갔다.

그래도 요리 대회니까.

사모님의 허락하에 교붕이가 붕어빵 재료 세팅은 했고.

굽는 것만 사장님이 해주시기로 했다.

그러다가 초 거대 버터 발견

교붕이 : 헉 사장님 저거 뭐에요.

사모님 : 응, 우리 집에서 키우는 개.

교붕이 : 엄청 크네요..?

사모님 : 저래뵈도 나이가 있어서 순하고 착혀, 만져볼텨?

교붕이 : 무서워서 싫어용.

아무튼 10분간 기다려서 민트초코 건포도 붕어빵 수령 완료!

식기전에 집으로 가져와서 얼른 먹어보자.

일단 겉모습은 멀쩡해보이지만...

속은 녹은 민트초코와 박힌 건포도가 확실하게 보인다.

해병 붕어빵 같아보이기도 하고..

건포도도 확실하게 들어있다.

붕어빵 꼬리에도 맛이 배라고 넣어주셨다.

흑흑 그럼 얼른 먹어보자.

음.... 이 맛은....

건포도는 식감은 쫄깃하고... 맛은 안느껴지며...

민트초코.... 민트.... 민트... 치약....

에슈르 이새낀 도대체 뭐하는 새끼일까.

시발 진짜 치약맛이다.

웃기려도 뻥치는 것도 아니고 진짜 치약 순수하게 치약맛이다.

건포도는 식감 ㄱㅊ은데 민트초코는 진짜 씨발 순수악이다.

나도 모르게 고대 요정 언어로 쌍욕했다.

일단 다 먹긴 먹었는데 속이 느글느글하다.

입안 가득한 치약 향이 오늘 양치질은 안해도 된다고 알려주는거 같다.

괜히 상금에 눈이 멀어 개뻘짓 했나 싶은 상실감이 깊게 깔리는 붕어빵이었다.

에슈르 이새끼 맛알못인데 어떻게 요정 왕국에서 맛있는 빵을 만드는걸까.

역시 트릭컬 세계관 애들은 이상한 새끼들이 많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