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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다니는 코닥 카메라: RA-5C Vigilante-3앱에서 작성

우희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20 01:50:02
조회 17576 추천 39 댓글 27

바로 정찰기형인 RA-5C 비질란테의 등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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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5C는 A-5A에다가
-혹등모양의 추가 연료탱크 증설
-플랩의 길이와 크기 확대
-최대이륙중량 증가
-동체에 4개의 외부 하드포인트 장착
-주익 재설계
-에어 인테이크 형상 변경
-BLC 노즐의 위치 변경
-브레이크 성능개선
등의 개량을 거친 A-5B를 기반으로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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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카메라, ELINT 수집기, 적외선 탐지기와 같은 정찰장비와 생존성 향상을 위한 전자전 체계를 설치한 기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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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자체는 A-5A의 개량형인 A-5B와 병행하여 이루어졌으나
전에 말했듯이 미해군의 핵전략 자체가 SLBM과 SSBN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도태되어버린
A-5B는 단 6대만 생산되고 단종되었고 RA-5C만 생산되었다.

미해군은 1차로 A-5B 후기형을 포함한 RA-5C 43대를 주문했고,
아울러 이미 존재하던 43대의 A형과 B형 초도 양산분 역시 마땅히 쓸데없는 잉여물자들이라 생각했는지 정찰기로 개조시켜버렸다.

이렇게 완성된 RA-5C는 1964년에 도입되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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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에 실려 남베트남으로 배치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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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당시 한창 격화되던 베트남전에서 이 최신형 정찰기를 하루라도 빨리 써먹기 위한 것이었다.

초기에 비질란테는 격추시 최신기술이 소련에 넘어갈 것을 우려한 미 해군의 제독들 때문에 남베트남에서만 정찰임무를 수행했으나,
남베트남에서 비질란테가 찍어온 사진들은 아무 쓸모가 없었고 비질란테는 다른 정찰기들처럼 북베트남의 영공을 휘젓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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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대한 정찰기의 첫 임무는 베트남 전역의 사진을 찍어와서 지도를 만드는 일이었는데, 비질란테는 이를 단 2주만에 완료함으로써 해군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이후 비질란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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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리어의 정찰기형인 RA-3B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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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콩의 주요 보급로였던 '호치민 루트'의 정찰에도 투입되어서
B-52나 F-4가 공습하기 이전에 주요 목표물들을 찍어오고
야간에 적외선 카메라로 적들의 동향을 살피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비질란테가 맡은 주임무는 따로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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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폭격 후 피해평가(BDA: Bomb damage assessment)를
위해 F-4나 A-8같은 전투기들이 MK.84를 잔뜩 흩뿌려둔 북베트남의 미사일 기지나 물자집적소 상공에서 사진을 찍어오는 일이었다.

위험하지 않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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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위험했다.

일단 공습 이후에 연기가 걷힌 이후 시계(視界)가 확보된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와야 했는데, 이때 연기가 걷히는 동안 안그래도 폭격당해서 개빡쳐있는 북베트남군은 지대공미사일과 대공포를 미리 장전해두고 날아오는 비질란테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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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정찰기가 자위용 미사일도 없이 비무장 상태로 자신들 위를 날아다닐 것이란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으며, 비질란테는 북베트남군에게 발각되자마자 온갖 대공포와 미사일을 얻어맞으며 사진을 찍어와야만 했다.

이는 사실상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위험천만한 일이었고,
이를 증명하듯이 비질란테는 베트남전에 참가한
미 해군항공대 소속 항공기들 중에서 가장 높은 손실률을 기록했다.
미군은 궁여지책으로 항모타격단의 맨 후미에 정찰기를 배치해서 폭격 직후에 사진을 촬영해보기도 했으나 별 효과는 보지 못했다.

비질란테가 계속해서 이러한 임무를 맡은 이유는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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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빨랐거든

원래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까지 핵폭탄을 초음속으로 로켓배송하기 위해서 제작된 초음속 폭격기였던 만큼
비질란테의 최고속도는 마하 2.2정도로
정찰기치고는 정말 무지막지하게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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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순항속도 800km대인 전임자 A-3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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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속도 마하 1.5짜리 F-8 크루세이더보단 당연히 빨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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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 팬텀보단 살짝 느리긴 했지만 미사일이나 폭탄과 같은 무장을 주렁주렁 달고 출격하는 팬텀에 비해서 비질란테는 어떠한 무기도 탑재하지 않았기에 실전에서의 가속력과 출력은 더 좋았다.
오죽하면 같이 비행할때 호위해주는 팬텀 파일럿들이 천천히좀 날라고 부탁할 정도였으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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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속도를 위해서 F-4 팬텀이 쓰는 J79 터보제트엔진 2개를 그대로 때려박은 만큼 에프터버너 가동시 연료소모는 극심했지만,
RA-5C는 A-5A와는 다르게 추가 연료탱크가 달리기도 했고
덩치가 컸던 만큼 원래 연료도 많이 들어가서 문제점이라 보긴 애매했다.

그리고 이 빠른 속도때문에 북베트남군과 베트콩들 또한 이 거대한 초음속 정찰기를 마냥 좆밥으로 생각할수는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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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비질란테가 항모에서 이함한 이후 북베트남 상공에 진입하면 에프터버너를 켜고 고도 2km 상공에서 마하 1이상으로 날면서 북베트남군의 신호정보를 수집하고 사진을 찍어댔기 때문이다.

이는 가지고 있는 대공자산이 기껏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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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5C가 회피기동만 하면 빗나가는 SA-2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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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SU-57, KS-19같은 대공포가 끝이었던 북베트남군 입장에서는 격추시키기 상당히 까다로운 목표물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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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964년부터 1973년까지 RA-5C의 손실 기록을 살펴보면
-대공포에 의해 11기 격추
-SA-2에 의해 2기 격추
-Mig-21에 의해 1기 격추
-원인불명으로 4기 손실
-항모에서 사고로 9기 손실로
임무의 위험성을 생각해본다면 딱히 엄청난 손실률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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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RA-5C에 푹 빠진 미해군은 베트남전에서 손실된 기체들을 보충하기 위해 1968년에 이미 단종된 라인을 살려서 36기를 추가로 생산했으며, 1970년 8월에 최종적으로 생산이 중단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RA-5C가 결함이 없는건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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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야간에 사진촬영을 위해 설치한 플래쉬가 너무 밝아서
야간에 사진찍다가는 격추당하기 딱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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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탱크로 개조한 폭탄창이 이함중 충격을 받으면
지멋대로 분리되어 갑판에서 폭발하는 결함이 있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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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판이 전자적 결함으로 고생하던 A-5였던지라
얘도 정비소요와 유지비가 어마어마했고
원래 전자장비가 많이 들어가던 비행기에 전자전/정찰용 센서까지 쑤셔넣다 보니 임무수행중에 고장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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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는 베트남전 당시 병력의 질적 하락과 맞물려서 미해군이 RA-5C의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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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A-5B로 개량하는 과정에서 기체 무게가 늘어나니까
저속/저고도 상태에서 기체의 안정성을 향상시켜주는 장치인
BLC 시스템의 노즐 위치를 바꾸는 방법으로 해결했는데,
왜인지는 나도 모르겠으나 저속에서 시스템을 켜면 기체가 동력을 상실해서 급강하하는 문제가 있었다.

뭐 그래도 베트남전기 미해군 입장에서 비질란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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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모함에서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정보자산이었으며,
따라서 전쟁 중후반부에 가면 정찰기 한대 지키겠답시고
호위기까지 붙여가면서 굴렸다.

이후 197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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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미군이 철수함에 따라 비질란테도 지긋지긋한 베트콩과의 악연을 끊어냈다.

그리고 1970년대 중반, 미국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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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이 1975년에 함락되면서 10년간 이어진 베트남 전쟁은 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는 공산주의자들의 승리를 차지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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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쇼크가 연달아 터지면서 경제는 개박살이 나버렸다.

군대도 당연히 경제에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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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부터 RA-5C를 운영하는 정찰-중공격 비행단(RVAH)들은 점진적으로 통폐합되었고, 원래 RA-5C를 운용하던 지상기지들은 폐쇄됐다. 해군 효율화 전략의 일부분이었다.

1970년대 후반이 되자, 비질란테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졌다.
이미 생산라인은 사라졌고 원체 적은 수량이 생산되어서
미해군은 비질란테의 유지보수에 필요한 부품들을
구하는것조차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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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결국 미 해군항공대는 보유한 모든 RA-5C 비질란테를 퇴역시킴으로써 20여년간의 운용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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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장난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질란테의 라이벌이었던
UGM-27 폴라리스 또한 1980년에 퇴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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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질란테가 대체하기로 계획되었던 스카이워리어는
이후에도 급유기나 전자전기로 개조되어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그러나, 결국 소련 붕괴 3달 전인 1991년 9월에 퇴역하면서
영원한 냉전의 항공기로 역사속에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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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질란테는 운이 좋았던 걸까?
최소한 AJ 새비지처럼 잊혀지지는 않았다.
원래의 임무였던 핵투발은 급격한 기술의 발전으로
SLBM과 SSBN이란 신무기에게 그 자리를 빼앗겼지만
미해군은 어떻게든 비질란테를 써먹으려고 시도했고,
실제로도 정찰기로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실전에서 활약했다.
1960년대와 70년대에 비질란테는 항모의 눈으로써
미해군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비싸고 복잡하며 정비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라는,
비질란테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으며
결국 이게 발목을 잡아 20년만에 빠르게 퇴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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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Vigilante란 명칭의 유래는 '자경단원' 이라는 뜻인데,
비질란테는 정말 말뜻대로 평생을 함대 주위를 맴돌며
여러가지 정보들을 항모전단에게 알리는 삶을 살았다.

이는 6년간의 운용을 끝으로 아무것도 못하고 스크랩되어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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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 '새비지'나

영원히 일선에 나서지 못하고 지원기로써만 쓰이다 퇴역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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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D '스카이워리어' 보다는 나은 삶이었을지도 모른다.
최소한 이름값은 하다가 퇴역했으니 뭐....



출처: 군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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