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주린이 5일간의 동동주 만들기 이야기.

한가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30 01:47:02
조회 23216 추천 159 댓글 178

일단 먼저 이야기 하자면 난 술을 처음 만들어 보는 거고 전문적인 지식이라던가 요령 그런거 하나도 없어서 어금니 부서질 짓을 좀 많이 했어, 이해하고 봐줬으면 좋겠다.


때는 이번주 화요일. 학교에서 실습을 마치고 할게 없어서 폰이나 보고 있던 한가희는 한 주붕이가 술을 만든걸 념글에서 보게 되는데, 그 때 생각난게 맨날 집에서 배나 벅벅 긁으면서 게임이나 하는데 나도 저거 한 번 해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 마침 할머니도 지난 3년간 술을 담아 식당 6곳에 납품하셨다 하길래 할머니도 했는데 손자인 나도 뭐 쉽게 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쿠팡 앱을 열어서 찹쌀 4키로 누룩 1키로 그리고 발효죠 10리터를 사게 돼.


다시 생각해도 이 멍청이는 4키로를 4리터랑 했갈려서 10리터 발효조를 샀다는 게 정말 이새끼가 왜 수학 0점을 맞았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c1c09fae5a8caeada19b9a6c6076bba1


일단 수요일 8시 즈음에 일어나 새벽 늦게 온 찹쌀을 통에 담고 물을 부어 불려주기로 했어, 이미 씻어서 나온 찹쌀이라 귀찮게 한 번 더 할 필요 없이 그냥 물만 넣어주면 되서 그렇게 힘든 작업은 아니였어. 이렇게 10시간 동안 불려줘야 하기에 학교 가기 전 작업을 한거야.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b09adee73d10bd870a6038630dc2cbc7b37689


학교를 다녀오니까 생각보다 쌀이 많이 불어나 있더라고, 딱딱했던 쌀들이 크기도 커지고 엄청 말랑말랑해져서 조금만 힘을 줘도 으스러지길래 혹 쌀에 상처가 나서 술이 잘 안 될까봐 조심조심 물을 버리고 체 두 개에 옮겨 담아서 1시간 정도 물을 빼줬어.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b09adde70f9b572f549809ea1ab73f221c07b0


이거는 이제 누룩 1키로랑 물 5리터 정도를 섞어서 불리고 있는거야, 쌀을 찌고 식히는데 몇 시간 정도 들 것 같아서 찌기 전에 섞어주었고 틈틈히 잘 저어줬어. 물은 왜 5키로를 썼냐면 물이랑 쌀 양이 비슷할 수록 술의 단맛이 늘어난다고 하길래 그냥 적당히 비율 맞춰서 해봤어. 술은 만드는데 정답이 없기도 하고 사람마다 비율도 다 다르니까 이게 맞다고 하기에는 좀 그래, 우리 할머니도 나랑 비율이 좀 다르더라고? 그래서 나중에는 할머니 비법으로 함 만들어보려고 생각중이야.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b09adce75fdb18f6c23d84e022dd7484a00f88


이제 쌀을 찔 시간, 찜기에 물 적당히 붓고 면포 덮어서 쌀 찌면 돼. 정말 쉽지? 일 줄 알았는데... 물을 끓어넘쳐서 쌀에 닿으면 질어지니까 안 돼고, 불이 너무 약해서 물이 안 끓으면 찌는데 오래 걸리고. 불조절 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한 시간 내내 찜기 앞에서 불조절 하고 쌀 고루 익으라고 섞어주고 했어.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b09adbe7566ed276969aa57ee3f0a9b5eac7bc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b09adae7b8adff6802e5d54305eee4b653535a


결과는? 꽤 잘 됐어! 질은 부분 설익은 부분 아주 작게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꼬들꼬들한 밥이 잘 됐어, 일단 10분 정도 뜸을 들여주면서 다음 준비를 했어.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b09ad7e73eba976db6170a8d38b0b307631d20


이제 넓게 펴고 식히면 끝, 위에 면포는 혹 밥이 마르면 큰일나니까 물을 적셔서 올려둔거야. 한 시간이면 식겠지 했는데 양이 양이기도 하고 넓게 펼 곳도 없어서 세 시간 넘게 걸린 것 같아. 추운 베란다에서 계속 뒤집어주고 면포 갈아주고 온도계로 온도 측정하고... 진짜 이 세 시간이 정말 지옥 같았어.


0490f719b68b6df320b5c6b236ef203e90da39764152292944


이제 25도 이하로 잘 식은 쌀을 발효조 안에 넣어주고 누룩물을 부어주면 끝이야! 온도는 20도 정도 됐고 이대로 담요를 잘 감싸서 맛있는 술이 되기를 기다리면 끝인데...


0490f719b68b6ef220b5c6b236ef203e780c4854db81cef611


어라? 여기서 이제 한가희가 멍청한 띨빡이라는게 증명이 됐어. 4키로 4리터 1키로면 대충 10리터에 담으면 되겠지라는 기적의 수학공식을 사용하면서 생겨난 결과가 이거야. 술을 저어주면서 뚜껑을 열자마자 보이는 광경에 뭣됐다 라는 생각을 하며 급하게 다른 통을 가져와 허겁지겁 옮겨담았어, 이래서 머리가 멍청하면 몸이 고생하나봐.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b09bdfe729f688f1ece5bc355cadbdf329dbae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저게 어제 찍은 사진이야, 위에 뜬 쌀이 가라앉기 시작해서 작은 통은 걸러주기로 했어.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b09bdee7ffb9eb1e4ea35f0c68f71c2c57174a


일단 술을 걸러줄 체랑 면포를 준비하고 통의 뚜껑을 열어줘, 뚜껑을 열자마자 올라오는 향긋한 술내에 감탄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어.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b09bdde70345f57cb7274c2ee753aa9e9450d8


술을 천천히 붓고 손맛 가득히 쪼물딱거리며 걸러주면 끝이야! 이제 이걸 병에 담아주기만 하면...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b09bdce7b3b64c7fc570fab01267e5b16bac24


이렇게 뽀얗고 이쁜 술이 완성이 돼! 맛은 뭐라 해야할까... 맨 처음에는 약간의 새콤한 맛이 느껴지다 고소하면서 달달한 쌀과 누룩의 향이 느껴지고 마지막에 톡 쏘는 술의 향이 은은하게 받쳐주는 맛이었어. 하지만 부모님도 나도 입을 모아 이야기한 단점은 단 하나, 숙성이 부족했는지 맛이 조금 부족해 아쉽다는 것 이었어. 


약간의 씁쓸한 마음을 가지고 하루를 보냈고 드디어 오늘! 큰 통의 술을 거르는 날이야. 이 녀석은 겨우 하루만 더 숙성 한 것 뿐인데 하루 차이도 그냥 차이가 아니라는듯 어제와 다른 강렬한 향기를 내뿜었어.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b09bdbe75a004e884a94eb21fbd3ed25f46dde


작은 통과 다르게 압도적인 양이기에 두 시간 동안 쉬지도 않고 술만 만져댄 것 같아, 아직도 허리가 욱신거리고 키보드를 만지는 손에서도 술내가 나는 기분이야. 심지어 어제와는 다르게 좀 더 걸쭉해져 진짜 탁주라는 느낌이 나 곱게 걸러주는 작업도 혼자 힘들게 했어.


06bcdb27eae639aa658084e54480756c6aba5ff412231fc806d27854b09bdae72132af8cf7cf3133185865792a77e3


결과는 7병 반 이라는 성과를 이뤄냈고 이렇게 내 술 만들기는 끝이 났어. 중간에 살짝 맛을 봤는데 탁주라는걸 증명하듯 술맛이 확 나면서 고소하고 시큼한 맛은 어제보다 더 강해졌어. 어제가 애기 술이라면 오늘은 정말 다 큰 어른 술이라는 기분이 날 정도로 강했어, 도수도 높았는지 한 잔 마신 것 만으로도 주흥이 확 올라오는게 정말 좋았어.


이 정도면 난 성공이라고 생각해, 빚어서 만드는 술 중에서도 가장 쉬운 술이라는 동동주도 이렇게 힘든데 다른 술은 얼마나 힘들까. 술을 직접 수제작으로 만드는 분들이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알게 되었고 묘한 뿌듯함과 즐거움을 느껴서 나중에는 좀 더 철저하게 준비해서 만들 것 같아! 양도 양이겠다 한두 병 쯤 꺼내서 나눔 할 것 같은데 그 때 많이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구 길고 재미없는 글 봐줘서 고마워. 다들 안온한 하루 보내고 즐겁게 마시길 기도할게!





출처: 주류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159

고정닉 56

19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공지 실시간베스트 갤러리 이용 안내 [293] 운영자 21.11.18 56384 97
39412 [코갤] 미정갤 어록.jpg(웃음벨) [60] 문크나이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30 2737 86
39411 [싱갤] 싱글벙글 준비성 없는 여자친구 [133] ㅇㅇ(203.228) 15:20 18959 213
39410 [야갤] 싱글벙글 비트코인 갤러리 근황 ㄹㅇ....JPG [260] Adida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 20628 617
39409 [카연] 찐따 히키 야순이의 하루..manhwa (하) [323] 김말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0 18902 1096
39408 [싱갤] ㅅㄱㅂㄱ 소개팅앱으로 여자만났다가 통수맞을뻔한썰 [212] 복슬복슬Teem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50 26983 405
39407 [몸갤] [ㅇㅎ]Demi rose [91] ㅇㅇ(182.216) 14:40 25214 85
39406 [싱갤] 우크라이나 페미 전멸 되기전후 모습 [465] ㅇㅇ(121.124) 14:30 37810 778
39405 [야갤] 속보) 킹석열 근황 ㅗㅜㅑ jpg [927] 스나이퍼갑(106.102) 14:20 22699 1244
39404 [모갤] 진시황도 못한 환생에 성공한 원릉역 [123] 흑임자양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0 20768 192
39403 [싱갤] 오싹오싹 2008년을 휩쓸었던 만화들.jpg [732] ㅇㅇ(121.181) 14:00 35289 615
39402 [S갤] 김태형(두산 감독) 김원형 SSG 감독 맡는다고 했을때 반응 [73] ㅇㅇ(124.58) 13:50 9631 175
39401 [싱갤] 싱글벙글 학교 매점의 세대차이 [640] ㅇㅇ(180.69) 13:40 42443 350
39400 [새갤] 홍준표 : 차라리 출당 '시켜 줘' 응애 [611] ㅇㅇ(124.51) 13:30 19026 516
39398 [국갤] 安 '김정은 국무위원장께 드리는 공개 서신' [643] ㅇㅇ(110.9) 13:10 17880 382
39397 [연갤] [ㅇㅎ] 소메노 유라 [37] 웨이브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0 12710 31
39396 [새갤] 민주당 청년위 : 김건희 네거티브 그만해야된다 [416] 신전로제떡볶이매운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50 20339 665
39395 [코갤] 일본의 백신 접종자를 대하는 자세. [575] ㅇㅇ(121.177) 12:40 34330 772
39394 [싱갤] 싱글벙글 세계 최초의 웹캠. JPG [227] ㅇㅇ(180.69) 12:30 50852 552
39393 [카연] 부끄러움을 모르는 같은반 톰보이 여자애 [236] 망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0 41645 817
39392 [싱갤] 싱글벙글 윾머인이 미움받는 이유.jpg [413] ㅇㅇ(58.140) 12:10 41580 502
39391 [카연] 혀피어싱한 만화.manhwa [310] 나나니(118.235) 12:00 23997 159
39390 [싱갤] 싱글벙글 2022년부터 제주도에서 시행되는 제도 [533] ㅇㅇ(180.69) 11:50 37970 657
39388 [돌갤] 1월 3주차 익사 QnA 중요한 것 요약 [175] 이우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0 17798 60
39387 [싱갤] 좌충우돌 IS의 소말리아 진출기 [253] ㅇㅇ(49.174) 11:20 35201 528
39386 [누갤] 봉준호가 EBS에게 인격살해 당했던 시절...jpg [252] ㅇㅇ(175.198) 11:10 44768 320
39385 [코갤] 코스피 대형주들 2020~현재 외인 근황.jpgs [148] 킹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0 24625 186
39384 [카연] 자작 보드게임 동아리 - 동물농장4 [73] sgtHwa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50 8972 130
39383 [싱갤] 싱글벙글 오타쿠의 본고장 내진설계..gif [233] ㅇㅇ(122.42) 10:40 51988 302
39382 [주갤] 무한동력이 성공했다! 열역학 제2법칙이 깨졌다! [696] ㅇㅇ(119.202) 10:30 48313 274
39381 [싱갤] 피자가 치킨보다 안 팔리는 이유....jpg [1541] ㅇㅇ(121.167) 10:20 79847 2121
39380 [일갤] 구조하치만 여행기(2) [62] 매너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0 7323 51
39379 [몸갤] [ㅇㅎ] ㅁㅁ [66] 띠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0 37876 102
39378 [싱갤] 싱글벙글 차고지 증명제 해야하는 이유.jpg [623] 압도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0 40669 665
39377 [카연] moodio 단편선_1_언제나 RAINBOW(2016) [106] moodi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0 6451 122
39376 [싱갤] 싱글벙글 롯데월드 근황. JPG [338] ㅇㅇ(180.69) 09:30 69015 864
39375 [코갤] 코로나 사태가 끝난다는 징후들 (개추) [767] ㅇㅇ(27.120) 09:20 49373 1016
39374 [싱갤] 훌쩍훌쩍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천일염 바이럴 [369] 그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0 44114 943
39373 [군갤] 뿌슝 빠슝 징집병도 CQB가 가능하다?!-1 K-2의 운용 [380/1] 378476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0 19738 170
39372 [싱갤] 오싹오싹 종교비판 원탑 명문.jpg [931] ㅇㅇ(58.140) 08:50 54549 682
39369 [싱갤] 싱글벙글 배우 김응수가 아내와 결혼한 이유 [185/3] ㅇㅇ(180.69) 08:20 41529 724
39368 [몸갤] [ㅇㅎ] 강 인 경 [158/1] 엘리뇨(121.127) 08:10 65331 313
39367 [싱갤] 코끼리 의족 달아주기.gif [334] ㅇㅇ(58.124) 08:00 50959 432
39366 [싱갤] 러시아 대학을 수석졸업한 53살 한국인 농부...jpg [661] ㅇㅇ(61.85) 07:50 58160 965
39364 [싱갤] 씨발씨발 운전하기 x같은 교차로들 [227] 싱갤용고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30 45398 282
39363 [중갤] 재밌어야 정상인데, 씹노잼인 게임 3선 .jpg [466] 오사카만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0 56513 375
39362 [해갤] 손흥민 신붓감 1순위는 이분이지 [732] ㅇㅇ(182.222) 07:10 72614 416
39361 [야갤] 넷플릭스 신작 근황...VR컨텐츠....JPG [345] 노다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0 95582 684
39360 [러갤] 유이가오카빵 만들어봤어 [410] キセキヒカル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0 26051 313
39358 [야갤] 현재 대선 상황 만화.manhwa [1026] 슨탈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0 60129 2149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힛(HIT)NEW

그때 그 힛

1/3

뉴스

디시미디어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