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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한국 사회가 발칵 뒤집힌 사건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3.199) 2025.06.22 17:30:01
조회 27748 추천 301 댓글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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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63년 10월

한 9살 여자아이가 엄청난 복통을 호소하며 전주 예수병원으로 실려왔다. 창백한 얼굴에 심한 복통으로 배를 싸쥐고 들어온 여자아이는 X선에 비춰보니 장폐색증이었고 곧바로 외국인 의사의 집도로 수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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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결과 놀랍게도 여자아이의 뱃속에선 정확히 1063마리의 회충이 쏟아져 나왔다. 어안이 벙벙해진 외국인 의사가 무게를 달아보니 약 5kg. 이후 여자아이는 회복을 못하고 장폐색증으로 끝내 죽고 말았다.


이른바 여자아이의 뱃속에서 1063마리의 회충이 발견된 희대의 대사건. 이후 이 사건은 당시 한국 사회에서 회충을 비롯한 기생충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계기 중 하나가 된다.


그렇다면 대체 어째서 9살 밖에 안된 여자아이의 뱃속에 1063마리의 회충이 들어가 있었고 소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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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근대화 이전의 한국은 가히 회충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1924년의 조선총독부 방역통계에서 한국인의 80%가 회충을, 한국인의 93%가 편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당시 한국과 같이 농사를 지을 때 인분을 비료로 사용하는 지방에서는 회충이 서식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고 전국토가 회충알로 덮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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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서울 시내 발굴 중 획득한 조선시대 사대문 안의 토양 시료 분석에서는 기생충 알이 다량 발견되었다.


또한 영조 37년의《승정원 일기》에서는 영조가 회충을 토해낸 뒤 이렇게 말한다.


회충은 사람과 함께하는 인룡이다. 천하게 여길 것이 없다.


조선시대 왕의 몸은 국가를 대표하며 동시에 가장 존귀한 존재였지만 그러한 몸에도 회충이 존재했다는 것. 즉 회충 감염에는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었다.


만약에 당신이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돌아가 1년만 살다 와도 당신의 몸은 십여마리가 넘는 회충의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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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조선 후기와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도 회충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적 인식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1931년에 의사 민병기 씨는 매일 종묘를 지나 병원으로 출근하는 길에


누구든지 길 가운데 대소변이 즐비하게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좀 주의해 본다면 나가티 직업적 안목 이외라도 회충이나 촌백충이 군데 섞여 있는 것을 잘 볼 수가 있다.


라고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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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방 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외과술이 빠르게 발달하여 이전에는 대변이나 구토를 통해서만 보다가 육안으로 처음 보여진 회충의 존재는 사람들의 뇌리 깊숙이 자리 잡았다.


1950년 제6회 33차 국회정기회의에서 이영준 의원은 세계보건연맹의 보조금 사용처에 대해 설명하며


대한민국 어른 아이로부터 아마 국회의원 우리까지라도 다 기생충이 많다.


라고 발언했다. 회충 감염에는 남녀노소도, 빈부격차도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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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1963년 10월 24일 9세 아동이 뱃속에 있던 총 1063마리의 회충 덩어리로 인해 사망한 사건은 당시의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일으킨다.


기생충 박멸을 지원하는 단체들과 의학계 인사들은 이를 인식의 전복을 꾀할 수 있는 좋은 사례로 여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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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수출에 기반한 경제성장이 당면 과제로 떠오르면서 기생충이 걸림돌이 되었다. 경제성장을 제1목표로 달려가고 있던 한국이 사실은 기생충을 먹여 살리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수치심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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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산업 역군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파독 광부가 회충에 감염되어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60년대 독일 광산의 인력 수요가 커지자 외화 회득을 노리던 한국에서 광부를 파견했지만 광부들의 갱내 투입은 순조롭지 않았다. 회충 감염 때문이었다.


기생충 감염을 이유로 독일은 한국 광부의 2차 파견을 중지시켰고, 한국 정부에 철저한 검진을 요구하였다. 한 마디로 나라 망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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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한국전쟁 이후 남한에 주둔하던 미8군에서는 채소를 한국 시장에서 사지 않고 주로 일본에서 들여왔다. 외화가 절실했던 상황에서는 큰 손실이었다.


이후 정부에서는 회충 박멸을 위해


미국서는 길거리 약국에서 회충약을 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현실이며, 이웃 일본의 수도 동경 인구의 기생충 보유율은 0.5프로에 불과하다.


는 사실을 강조하여 선진국, 특히 한국인의 수치심을 자극할 수 있는 일본의 사례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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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국 사회는 과거와 달리 회충을 적극적인 치료와 개입이 필요한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다.


회충약 복용이 일상이 되었으며 대중들은 개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회충 구충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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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


그리고 그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한국이 회충 청정국이 되었다고 한다. 



출처: 이론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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