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17억 들였는데 어린이 체험 '유료'·관람석 시야 제한
고개 숙인 제주도 "현장 점검 마쳐…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축제인 '제64회 탐라문화제'가 부실 운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부스를 설치하겠다며 도로 곳곳에 허가 없이 대못을 박는가 하면, 한 먹거리 부스에서는 밥만 가득한 김밥 2줄을 묶어 8000원에 판매해 황당함을 낳고 있다.
15일 제443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 열린 제64회 탐라문화제에 대한 질의응답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도가 주최하고 한국예총 도연합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옛 탐라국(耽羅國·제주의 옛 명칭)의 뿌리와 유산을 되새기고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선보이는 제주 대표 축제다. 제주 유일의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예비 문화관광축제로, 지난해부터는 수용태세 개선, 축제 아카데미 등 정부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박두화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에 따르면 축제 측은 제주시로부터 도로 점용 허가만 받았음에도 축제장인 제주시 산지천 일대의 도로와 인도에 크고 작은 대못을 줄줄이 박아 놓았다. 최근 아스팔트 콘크리트 재포장 공사가 마무리돼 수목 식재 작업만 남아 있는 '산지로'도 예외 없었다.
황당하게도 이는 부스 수십 동을 설치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도 문화정책과와 시 건설과, 포장·시공업체 관계자들은 전날부터 현장 점검을 벌이며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동시에 보수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바가지 상술' 논란도 빚어졌다. 두 줄을 묶어 8000원에 판매된 김밥의 속 재료가 매우 부실했기 때문이다. 김밥에는 밥만 가득했고, 속 재료는 작은 단무지·계란·당근 조각이 전부였다. 문제의 이 김밥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 지난 13일 자로 판매가 중단됐다.
탐라문화제 운영위원회는 '부실 김밥' 논란에 대해서는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운영위는 "해당 부스는 주최 측이 직접 운영한 곳이 아닌 인근 마을 부녀회가 주도해 운영한 부스"라며 "즉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조치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 혈세 17억 원이 투입됐음에도 도내 다른 축제에서는 무료로 운영되는 어린이 페이스 페인팅·풍선 만들기·캐리커처 등의 프로그램이 모두 유료로 운영된 점, 심사위원석을 무대 위로 설치하면서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탐라 퍼레이드 경연' 관람석의 시야를 제한한 점, 미흡한 운영으로 행사 시간이 상당히 지연된 점 등도 문제였다.
박 의원은 "제주의 대표 축제라는 명예가 실추될까 우려스럽다"며 도를 향해 "재발 방지 대책을 확실하게 수립하고, 특히 바가지 요금은 사전에 철저히 확인하고 없앨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달라"고 거듭 주문했다.
답변에 나선 류일순 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우선 '부실 김밥' 논란에 대해서는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류 국장은 "현재 전반적인 현장 점검을 마친 상태로, 12월 평가 보고회 때 지적받은 사항을 잘 논의해 문제 없는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