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힙스터병 걸린 음찐 포붕이들은 다 아는 내용이니 태클걸지 마시길. 앨범감상 입문용으로 쓴 투메 음추글이다.*
*블로그에 입문용으로 올린거 옮겨 적은거니까 포붕이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임*
바야흐로 LP, CD, 카세트테이프 시절을 지나 스트리밍으로 듣고 싶은 음악을 구입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진행중이다. 터치 또는 클릭 몇번이면 원하는 앨범의 원하는 곡을 골라 들을 수 있고, 듣기 싫은 곡은 자유롭게 넘길 수도 있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대중들이 음악을 더 쉽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음악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는 장점을 불러왔지만, 이로부터 야기된 '쉽고 빠른 감상'은 또다른 문제점을 불러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플레이리스트의 앨범 대체'이다. 스트리밍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던 시기 전에는 앨범을 직접 사서 어떤 음악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해야했지만, 현재는 몇 초 들어보고 괜찮은 음악은 플레이리스트에 넣어 듣는, 이름하여 '맛보고 넘기기'식 감상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클래식같이 집중하여 오랫동안 감상해야하는, 예를 들어 앨범이나 러닝타임이 긴 싱글들이 상대적으로 배제 당하는 작지만 큰 문제를 불러왔다. '맛보고 넘기기'식 감상이 보편화 되면서 앨범보다는 싱글의 중요성이 중요해지게 되었고, 결국 앨범은 싱글 모음집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지위로 추락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싱글이 아닌 앨범을 들어야 할까? 지금부터 서술할 이에 대한 답은 꼭 그래야만 하는 정언명령이 아니다. 싱글이 좋다면 계속 그렇게 들으면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글을 읽어보면 되는 것이다.
앨범을 들어야 하는 이유는 '긴 러닝타임에서 오는 싱글과는 차별화된 감상점'라는 말로 일축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싱글'은 Fishmans - Long Season 이나 The Microphones - Microphones in 2020 같이 러닝타임이 길지 않고 대체로 3~5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곡을 말한다. 아무튼, 보통 앨범 하나를 감상하려면 짧게는 40분, 길게는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이렇게 짧지 않은 시간을 앨범 감상에 할애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렇게 들었을 때 비로소 아티스트가 유도한 사운드나 메세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 답하고 싶다. 대중적인 사운드와는 멀리 떨어진 앨범들의 수록곡은 가사나 사운드가 이해하지 못하고 난해할 때가 많다. 그러나 앨범을 감상하면서 난해한 가사/사운드가 점차 적응되고, 그 속에서 아티스트가 유도한 메세지나 사운드적 특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는 '컨셉트 앨범'에서 더욱 부각 된다. '컨셉트 앨범'이란 앨범 자체가 하나의 컨셉트로 통일되어 있는 앨범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가 있다. 이는 앨범 제목과 동명의 밴드의 공연이라는 컨셉트를 잡고 만든 앨범이다. 또한 대중적으로 친숙한 켄드릭 라마의 'good kid, m.A.A.d city'도 컴튼에서 자라온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컨셉트 앨범이다. 이러한 컨셉트 앨범은 앨범 전체에서 그 이야기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싱글로는 이를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백분이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글을 읽는 것보다 직접 듣는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처음 앨범 감상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권유해줄만한 앨범 몇개를 골라보았다.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이 4가지만 충족하면 여지없이 고른것이니 앨범 퀄리티 떨어진다 투메다 뭐다 하지 마시길.
1. 소위 '틀1@내'가 나지 않고 적당히 트렌디하며, 실험성이 옅은 앨범 (그렇기 때문에 락의 선정 비율이 적고 힙합의 비율이 높다)
2. 싱글을 위한 앨범이 아닌, 앨범을 위한 싱글들이 수록되어 있는 앨범
3. 싱글보다는 앨범으로 감상했을때 '압도적으로' 더 좋은 앨범
4. 앨범을 들어야 하는 이유를 감상만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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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EjDAAkKDJ0s 첫번째로는 E SENS - The Anecdote이다. 한국 음반이면서, 트렌디한 힙합장르를 가진 앨범을 첫번째로 선정하고자 했는데, 본 앨범이 이에 제격이라 선정하게 되었다. 앨범 전체에서 보통의 한국인들과는 달리 래퍼로서 특별한 삶을 살아온 이센스의 자전적이고 회고적인 앨범이다. 국내힙합씬과 자신이 싫어하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비판, 자신이 겪어온 유년시절과 국내힙합씬에 대한 추억과 회고를 주제로 하고 있으며, 앨범을 감상하다 보면 나 자신이 이센스가 된 듯한 뛰어난 표현력이 특징이다.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할나위없는 입문 앨범이지만,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 더 준비해 보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7KvgP8MlEEE 두번째로는 영원한 포스트펑크 명반 Television - Marquee Moon이다. 적당히 신나면서도 적당히 틀1@내 안나고 그런 앨범이다. 목소리가 조금 특이할지 몰라도 참고 듣다보면 이미 궁뎅이 흔들고 있다. 원래 참고 길게길게 감상하는게 앨범이다. 일단 한번 들어봐라. 특히 보컬이 없는 연주 파트가 익숙해지는데에는 이만한 앨범도 없는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wX8vpzU_i_c Sufjan Stevens - Carrie & Lowell이다. 요즘 팝 감성에 그나마 맞는게 뭘까 생각해봤는데, 수프얀 음색도 그렇고 앨범 사운드도 그렇고, 이 앨범이 제격이라 생각한다. 굉장히 슬프고 우울하면서도 절제된 사운드가 매력적인 명반이다. 한결같은 사운드를 들려주면서도, 이를 지루하지 않고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신기한 음반이다. 켄드릭 TPAB없었으면 2015년 원탑 앨범인데 아까울 따름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MVBwkTN5MqA 힙합 입문 수문장 켄드릭의 컨셉트 앨범 good kid, m.A.A.d city이다. 사실 트랙간 인트로/아웃트로에서 진행되는 스토리텔링이 핵심이 되는 앨범이라 진입장벽이지만, 사운드도 쉽고 가사해석을 보면서 듣는다면 분명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힙합 특유의 인싸 포용력은 덤이고. 외국 영화는 영상이랑 자막 둘다 봐야하는데 음악은 자막만 보면 되니 얼마나 쉬운가. 왜 켄드릭이 칸예와 함께 10년대 힙합 양대산맥인지 단박에 알 수 있는 앨범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wpqm-05R2Jk&list=PL3iF2GMTLe0WicS-OvQ0eWfhB3CKG-R5g
이거는 풀앨범 영상이 없으니 알아서 찾아들어야 할 것 같다. The Avalanches - Since I Left You이다. 트랙간의 유기성을 이해하고 싶으면 이 앨범을 필청해야 한다. 트랙간의 연결성으론 그 어떤 앨범이 와도 이기지 못할 플런더포닉스/누디스코 장르의 올타임 넘버원 앨범이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면서도 절대로 싱글로는 듣지 않는, 본 선정기준에 정확히 부합하는 앨범이다. 아, 'Frontier Psychiatrist'는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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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것들 다 들어보고, 흥미가 간다면 명반들 아무거나 찾아서 들어보시길. 솔직히 이거 4개 들으면 안 빠질 사람 없다 생각한다. 몇개 더 들어보고 싶으면 아래 앨범들을 들어봐라. 끝.
https://www.youtube.com/watch?v=aLwNkIapXL8https://www.youtube.com/watch?v=hRkN8HTt5MUhttps://www.youtube.com/watch?v=Mnb-ugafM2whttps://www.youtube.com/watch?v=0M-eUKLKxTghttps://www.youtube.com/watch?v=ghe2BgTt0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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