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김만배·정영학 대화 녹취록'에는 곽 전 의원 이름이 여러 차례 언급된다. 2020년 4월 4일 대화를 보면, 김씨는 화천대유에서 잠시 일했던 직원 이름을 언급한 뒤 "그래도 (돈) 많이 받았지. 사람들 참 욕심 많다"며 곽 전 의원을 입에 올렸다. 김씨는 "병채 아버지(곽 전 의원)는 돈(을)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며, 곽 전 의원이 아들을 통해 돈을 챙겨달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김씨는 이어 병채씨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정 회계사에게 그대로 전했다. 김씨가 "뭘, 아버지가 뭘 달라냐"고 병채씨에게 묻자, 병채씨가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야,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해? 그러면 양 전무보다 많으니까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 그렇게 주면 되냐"고 자신이 병채씨에게 되물었던 내용을 정 회계사에게 이야기했다. 화천대유 임원이었던 '양 전무'보다 곽 전 의원에게 줄 돈이 많기 때문에 한 번에 주기는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이보다 앞선 2020년 3월 24일 녹취록에서도 김씨는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직원들에게 성과급 명목으로 줄 돈에 대해 정 회계사에게 설명하면서 '양 전무'에게는 50억 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에게 건넬 돈이 '양 전무보다 많다'고 언급한 점에 비춰보면, 김씨는 최소 50억 원을 전달하려고 마음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곽 전 의원과 병채씨 이야기를 계속하자, 정 회계사는 "형님도 골치 아프시겠습니다"라고 맞장구를 쳤다. 김씨는 그러자 "응 골치 아파"라고 말했다.
녹취록에는 김만배씨가 대장동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공무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하면, 병채씨가 로비받은 공무원들이 대장동 사업에 협조해주고 있는지 파악해 김씨에게 보고하고 있다는 듯한 내용도 나온다.
김씨는 2020년 7월 6일 정 회계사에게 "잘못하면 너하고 나하고 구속이야. 응? 너 사고 없이 여기까지 했으면 정성 들이면서 맨날 해야지"라며 주의를 줬다.
김씨는 이어 "돈 좀 더 주면 어때. 마지막에 공무원들이 지네들 밀착된 업체들 뒤로 받아가고 하는데, 위에서 물을 많이 부어야 밑으로 내려간다. 병채가 이 물을 갖고 물을 내려주고 있나 보고 있다"며 병채씨의 역할을 언급했다.
김씨는 구체적으로 "병채한테 맨날 보고받고 있다. '그래 그 물이 잘 내려오고 있나' 그러면 얘는 이래 '아 이쪽은 공무원하고 잘 해서 농사가 잘되고 있습니다. 순조롭게. 저쪽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뭔가 모르는 애들이다'"라고 정 회계사에게 말했다. 김씨가 언급한 '뒤로 받아간다' '물이 잘 내려간다' 등의 표현은 흔히 공무원에 대한 로비나 부적절한 관계를 뜻하는 은어로 해석된다.
녹취록에는 김씨가 공무원을 접대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도 다수 등장한다. 2020년 6월 17일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내가 성남을 떠날 것 같니? 이 일을 하기 위해서 형이 밤마다 공무원을 얼마나 많이 만났는데"라고 말한 뒤, "성남시"라고 짧게 덧붙였다. 정 회계사가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말하자, 김씨는 "지금도 만나"라며 "다 뒤에서 밤에 길을 청소해주고. 길을 가게. 장애물을 밤에 제거 다 하잖아"라고 이야기했다.
김씨는 골프 접대를 통한 공무원들과의 친분 관계 유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2020년 7월 6일 녹취록을 보면, 김씨는 화천대유 임원들이 한 달에 일곱 번 정도 골프를 하고, 자신도 한 달에 두 번은 '시청 사람들'과 골프를 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내가 저녁마다 만나고 주말마다 시청 사람들 데리고 가서 공치는데"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언론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2020년 3월 31일 대화에서 "김만배 방패가 튼튼하다"며 자신의 별명에 대해 "이지스함이야. 김 이지스"라고 말했다. 이지스함은 미국이 개발한 통합 전투체계인 '이지스(Aegis) 시스템'을 탑재한 군함으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신의 방패에서 유래해 모든 무기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대한민국에 이 큰 사업을 해서 언론에서 한 번 안 두드려 맞는 거 봤어?"라고 물었다. 정 회계사가 "그건 형님이 계셔서 그렇죠"라고 말하자, 김씨는 "그럼"이라고 받아들였다.
시발ㅋㅋㅋ 어메이징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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