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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게임에 맞섰던 괴짜 개발자들 이야기

flots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12.17 08:50:02
조회 22832 추천 208 댓글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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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16일, 혁신, 전설, 게임의 새 표준.


어떤 미사여구를 붙여도 이상하지 않을 게임이었던 하프 라이프 2가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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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라이프 2는 전작의 명성을 가볍게 뛰어 넘는 완벽한 기술력과 완성도,


압도적인 게임플레이와 치밀한 마케팅을 통해 평단과 게이머들을 모두 매료시켰다.


밸브의 이 걸작 게임은 단순한 성공작이 아니라, 당대의 게임이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의 정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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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같은 날,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발을 내딛은 게임 하나가 출시됐다.


하프 라이프 2와 같이 야심과 비전만큼은 거대했지만, 기술과 현실은 그 야심을 따라 주지 못 했으며, 그 결과는 참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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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게임의 이름은 '블러드라인'이었고,


그 중심에는 불가능에 가까운 이상을 끝까지 밀어 붙이려 했던 개발사, 트로이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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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는 RPG 장르에 있어 격변의 시대였다.


울티마, 폴아웃, 파이널 판타지, 시스템 쇼크, 파랜드 택틱스, 크로노 트리거, 발더스 게이트, 디아블로에 이르기까지


RPG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모든 방향으로 무질서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마치 르네상스와도 같은 황금기를 맞이했다.

 










🔼BGM ON

그 중에서도 블리자드가 개발한 ‘디아블로’는 시대가 원하던 새로운 해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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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를 하기 위해선 당시에 흔했던 TRPG 기반의 여타 CRPG나 일본의 JRPG와는 달리


복잡한 룰이나 캐릭터 시트를 이해할 필요도 없었다.


플레이어는 어둡고 침침한 고딕풍의, 그로테스크한 던전 속에서 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이기만 한다면 간단하게 즉각적인 보상이 돌아왔고,


당시로선 혁신적인 방식이었던 실시간 전투는 끊김 없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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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는 여기에 랜덤 루팅과 절차적 생성 던전이라는 작은 마법을 더했다.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조합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고, 디아블로는 단순한 히트작을 넘어 ‘영원히 플레이 될 게임’, 나아가서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디아블로의 출시 이후, RPG 시장에는 하나의 거대한 목소리가 생겨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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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RPG는 디아블로 같아야 한다.” 


평단도, 퍼블리셔도, 시장도, 팬들도 모두 디아블로와 같은 게임을 요구했다.


RPG 산업에서의 디아블로는 하나의 장르가 아니라 문화적 현상에 가까워만 보였다.


그러나, 그 폭풍의 중심에서, 대세와는 정 반대의 험난한 길을 택한 게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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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당신이 올해 내내 플레이 할, 유일한 ‘진짜 RPG’입니다…

마우스나 광클하면 그만인 가짜와는 다르죠.”



1997년, '폴아웃'이 발매됐다.


이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의 CRPG는 처음부터 디아블로에 대한 반기로서 기획된 작품은 아니었지만,


출시 직전의 도발적인 마케팅은 스스로를 디아블로의 안티태제처럼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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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 굴림, 턴제 전투, 방대한 텍스트와 선택지를 앞세운 이른바 정통 CRPG로의 회귀, 현실적인 풍자를 다룬 블랙 코미디와 냉소 섞인 스토리텔링.


폴아웃의 출시는 90년대 후반의 RPG 업계와 그 이후의 장르적 문법 전반에,


디아블로에 뒤지지 않는 거대하고 강렬한 파동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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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케인, 레너드 보야스키, 제이슨 앤더슨.


이 모자람 없는(hairless) 세 사람은 우리가 오늘 다루게 될 이 세 사람은 트로이카의 창립자들로,


디아블로를 위시한 액션 RPG의 발전과 가속화 흐름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폴아웃’이라는 또 하나의 전설적인 RPG를 만든 핵심 인물들이 되어


CRPG 계보의 전설적인 인물들로서 RPG 팬층에게 끊임없이 언급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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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들이 만든 폴아웃이라는 RPG의 무엇이 그렇게나 대단한 것이었을까?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선 RPG의, 그것도 좋은 RPG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무엇이 좋은 RPG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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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는 롤플레잉(Role-Playing) 게임이다.


롤플레잉이란 관찰자에 머물던 플레이어를 참여자로, 살과 뼈 대신 코드와 폴리곤으로 이루어진 캐릭터를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더 나아가서는 나 자신으로 여기게 만드는 과정이다.


좋은 RPG는 드워프와 드래곤이 살고, 핵폭발과 낙진이 실존하는 가공의 세계 속에서 ‘내가 이 곳에 존재한다’는 감각을 설득력 있게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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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의 본질은 수치나 시스템, 영수증 같은 데미지 숫자가 아니라 글쓰기의 힘에 있다.


플레이어의 내면과 캐릭터의 내면을 일치시키는 서사, 세계가 나와 무관하게 스스로 살아 움직인다는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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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린 결정과 선택이 세계에 실제로 흔적을 남긴다는 몰입.


이것들은 RPG 팬들을 매료시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지만, 반대로 이러한 설득력이 무너지는 순간,


RPG라는 이름은 단지 허울만 좋은 껍데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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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RPG에서 자유도를 논하는 것은 본질에서 비켜 간다.


완벽한 자유도나 무한한 선택지는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RPG는 자유의 장르가 아니라, 제약의 장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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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것 같지만 사실은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는 제약.


이 제약 속에서야 비로소 플레이어는 단지 역할을 연기하는 단계를 넘어 진정으로 의미 있는 선택을 내릴 수 있게 된다. 


RPG란 무엇까지 가능한가에 대한 게임이 아니라, 어떤 제약을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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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RPG를 만드는 이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들은 플레이어가 그러한 경험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기능과 규칙, 서사와 공간이라는 도구들을 게임이라는 모래 상자 위에 세심하게 배치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작가이자 감독이며, 프로그래머이자 디자이너이고, 건축가이자 심리학자이며, 하나의 세계를 구상하는 창조자가 된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예술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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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폴아웃의 제작진은, 우연히도 예술가로서 작업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얻게 되었다.


폴아웃의 제작 과정은 여러 시대적, 상황적 조건이 맞물려 이러한 정신에 정확히 부합했다.


오늘날 알려진 위상과는 달리, 폴아웃은 처음부터 기대를 받던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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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개발사였던 인터플레이 내부에서의 폴아웃이란,


괴짜나 반항아와 같은 ‘문제투성이 직원’들을 한데 모아 놓은 그야말로 유배지같은 작은 프로젝트에 불과했다.


회사 내부에서조차 이들과 게임의 성공을 진지하게 믿는 이는 없었고, 관심 역시 미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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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로 그 무관심 덕분에, 폴아웃 개발팀은 어떠한 지배구조나 품질 관리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그들은 마치 현대의 인디 게임 개발팀처럼 자신들이 원하던 RPG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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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어떤 RPG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만들어진 폴아웃은,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현대 CRPG의 전환점이자 전설적인 컬트 클래식이 되었다. 


그리고 폴아웃 1편의 상업적·비평적 성공 이후, 폴아웃 개발팀의 위치는 급격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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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과 마케팅 부서가 개발팀에 따라 붙었고,


인터플레이의 임원진까지도 폴아웃에 이전보다 훨씬 깊숙이 개입하려 들었으며 개발팀의 창작적 자율성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폴아웃의 후속작 개발은 더 이상 소규모 팀의 실험적인 시도가 아니라 곧 회사 전체의 이해관계가 연관된 거대 프로젝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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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3년에 가까운 철야행군 끝에 1편을 만들었던 개발팀에게 즉각적인 후속작 개발 착수 지시가 내려졌고,


폴아웃의 성공에 기뻐할 틈도 없던 제작팀의 사기는 크게 꺾여 버렸다.


프로젝트 책임자들의 의견은 묵살되었고, 창의적인 시도나 재미를 우선한 게임의 아이디어나 기능들은


상업성, 심의, 품질 관리라는 이름 아래에 하나 둘씩 잘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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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신경쓰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독창적인 RPG는,


역설적이게도 그것이 성공해버린 순간부터 더 이상 만들어질 수 없는 조건에 놓이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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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아웃은 팀 케인이 처음부터 일군, 자식과도 같은 IP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케인은 자신이 알던 폴아웃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팀 동료를 보호하려다 급여가 깎이고, CEO와 다투기까지 하는 등 그 과정에서 격화된 경영진과의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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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을 견디다 못 한 케인은 결국 인터플레이를 떠났고, 미래는 막막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를 믿고 함께 나온 두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폴아웃을 함께 개발한 레너드 보야스키와 제이슨 앤더슨이었다.



세 퇴사자는 앞으로의 계획을 의논하기 위해 모였다. 폴아웃의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하던 그들은


자연히 다음에 만들고 싶은 게임의 아이디어들에 빠져 들었고,


우울했던 대화의 분위기는 금세 흥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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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과 증기기관이 공존하는 세계, 엘프가 공장 도시를 걷는 스팀펑크 판타지라는 게임의 구상이 구체화되자,


퇴사의 상처는 어느새 잊혀졌으며 새로운 게임에 대한 열정이 그들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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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으로서의 그들을 원하는 회사는 많았지만, 이 소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할 곳은 없었다.


그들이 어떤 투자자도 찾지 못해 절망할 즈음, 폴아웃의 광팬이었던 시에라 엔터테인먼트의 한 담당자가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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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998년 4월 1일, 트로이카 게임즈가 탄생했다.


회사의 이름은 폴아웃을 개발하던 시절 인터플레이 임원이 늘 붙어 다니던 그들을 보고 "괴짜 세 명"이라 비아냥대며 부르던 별명이었다.


그들은 그 모욕을 기꺼이 회사의 이름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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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 게임즈의 첫 게임, ‘아케이넘’은 그래픽이 조악했고 버그투성이였지만, 독특한 스팀펑크 판타지 세계관과


디스코 엘리시움의 전신이 되는 내러티브 중심의 명작 플레인스케이프 : 토먼트에 비견되는,


풍부하고 복잡한 서사로 이를 만회하며 RPG 팬들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아케이넘의 출시 이후 그리 길지 않은 기간 뒤 발매된 게임, ‘템플 오브 엘리멘탈 이블’


게임에 최초로 사용된 D&D 3.5판을 완벽히 구현하며,


게임 시스템에 있어선 바이오웨어의 발더스 게이트를 넘어 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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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의 게임들은 모두 불안정하고, 버그 투성이에, 혼란스러웠지만 비평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RPG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들은 한 번 더, 기술도 자금도 여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대담한 게임을 만드는 위험한 시도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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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재로 변하지만, 이 게임은 영원불멸입니다.”

-SSethTzeent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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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트로이카는 뱀파이어 더 마스커레이드 : 블러드라인의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TRPG 팬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던 게임인 ‘월드 오브 다크니스’를 배경으로 한 뱀파이어 정치극을 다룬다.


블러드라인은 검과 마법이 나오는 판타지, D&D가 지배하던 CRPG 시장에서는 극히 보기 드문,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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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엔진 역시 전례 없던 시도를 택했는데, 블러드라인은 외부 개발사로선 최초로 하프 라이프 2에도 사용되는 소스 엔진을 사용해 개발될 예정이었다.


당대의 최첨단 기술로 전례 없는 1인칭 CRPG를 만들겠다는 야심이었다.


하지만, 이 선택은 곧바로 발목을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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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의 소스 엔진은 하프 라이프 2가 몸소 증명했던 것처럼 매우 강력했다.


덕분에 이전의 어떤 게임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상호작용과 애니메이션을 도입해 생동감을 불어넣는 데에 큰 역할을 했지만,


치명적이게도 소스 엔진은 하프 라이프 2와 함께 여전히 개발 중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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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지원을 받는 건 불가능했으며, 블러드라인 팀은 하프 라이프 2에 계속해서 진보된 기능들이 투입되는 것을 고통스럽게 지켜봐야만 했다.


무엇보다도 소스 엔진은 RPG를 위해 만들어진 엔진이 아니었다.


트로이카는 게임을 개발하면서 동시에 엔진을 직접 개량하고 만들어 나가야만 했고,


이는 트로이카의 기술 수준과 개발 여건을 고려했을 때 현실성 없는 선택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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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트로이카는 엄연한 회사였음에도 구성원 중 그 누구도 사업가가 아니었다.


트로이카의 창립자인 케인, 보야스키, 앤더슨은 폴아웃 개발의 뼈아팠던 경험을 토대로 


모든 개발자가 동등한 지위를 갖는 수평적인 개발 환경을 조성하길 원했다.


‘리드 디자이너’나 ‘시니어 아티스트’같은 전통적인 직함은 사용되지 않았고, 회사 내에선 모두가 평등한 개발자로 대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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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은 팀의 창의성에 있어선 최고의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고질적으로 명확한 결정권자가 부재했기에, 시간과 자본의 제약의 관리가 요구되는 대규모 RPG의 개발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 결과, 그들의 게임은 항상 고질적인 심각한 버그와 개발 지연에 시달렸으며, 개발 과정은 창의적인 재앙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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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기술, 지나친 야망, 그리고 책임자 없는 회사 구조가 합쳐진


좋게 말하면 이상적인, 나쁘게 말하면 순진한 개발 구조는 순식간에 크런치 지옥을 불러 왔으며,


개발자들은 셀 수 없을 만큼 수많은 밤을 초과 근무로 몸과 마음을 불살라야만 했다.


4년의 개발 기간 중 정상적인 근무 기간은 단 1~2개월이었다. 나머지 96%의 시간은 끝없는 크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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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수많은 작업물들과 아이디어들,


심지어는 게임의 핵심적인 스토리조차 무자비하게 폐기되고 축소되어야만 했다. 


트로이카는 자신들이 만들어낸 최악의 악조건 속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개발했다.



하지만 예정되었던 개발 기간은 몇 번이고 초과되었고, 결국 게임의 퍼블리셔였던 액티비전은 인내심을 잃고


트로이카에게 수 개월 안에 게임을 완성하라는 최후 통첩을 내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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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액티비전은 그들의 게임을 하프 라이프 2와 동시에 출시하길 원했다.


소스 엔진을 사용하는 두 게임이 함께 발매되면 상업적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담긴 선택이었다.



밸브 역시 완고했다.


밸브의 소스 엔진 사용 계약 조건은 ‘어떤 소스 엔진 게임도 하프 라이프 2보다 일찍 출시할 순 없다’는 것이었다.


트로이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조건을 바꾸고 싶었지만, 이미 체결한 계약을 없던 일로 할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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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004년 11월 4일, 블러드라인은 하프라이프2와 정면 대결을 하는 구도로서 던져지게 되었으며,


소비자들의 지갑과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당연하게도 최고의 게임이었던 하프 라이프 2에 쏠렸다.


출시 당시의 블러드라인은 명백히 미완성된 상태였기에 전혀 주목받지 못 했고,


비평가들의 평도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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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라인의 출시 이후 트로이카에게 관심을 보이는 퍼블리셔는 더는 찾을 수 없었고, 회사에는 미래가 없었다.


창립자였던 케인과 보야스키, 앤더슨은 회사가 더는 손쓸 수 없게 되어버리기 전에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고 해산하자는 결정을 내린다.


결국 두 차례의 구조조정 끝에, 트로이카는 2005년 2월 공식적으로 폐업하게 되며


트로이카 게임즈와 그들의 게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일만 남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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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수의 RPG 팬들은 블러드라인이라는 버그 투성이의 코드 뭉치 속에 숨겨진,


게임이 원래 도달했어야 했던 가능성에 주목했다.



블러드라인에는 뱀파이어의 출신 별로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선택지와 플레이 양상이 있어 RPG 게임으로서 밀도가 높았고,


레벨 디자인은 다소 투박했지만 진행 과정에 있어선 '이머시브 심'이라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유기적인 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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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도, 00년대의 세기말과 고스 감성이 녹아 들어 있는 매력적인 세계관과 풍부한 롤플레잉 경험과 함께,


블랙 코미디와 성인 판타지가 심도 있게 해석된 사려 깊은 각본과 대사들이 표현하고 있었으며


이를 매력적으로 해석된 다양한 캐릭터들이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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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능성을 발견한 블러드라인의 팬들은 이 비운의 게임을 손수 고치기 시작했다.


Wesp5라는 한 유저의 비공식 패치는 2004년 출시 직후부터 시작되어, 2025년 현재까지도 업데이트되고 있다.


버전이 11.5까지 올라간 패치는 언제부턴가 단순한 버그 픽스를 넘어 삭제되었던 컨텐츠를 복원하고,


미완성이었던 퀘스트를 완성하며, 트로이카가 꿈꿨던 게임을 팬들의 손으로 직접 완성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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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비공식 패치와 함께 인기를 끌기 시작한 ‘블러드라인’이 CRPG 명작이라 불리는 데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게임을 접한 RPG 유저들은 열광했으며, 개발자나 비평가들은 이 잊혀진 게임을 재조명하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트로이카는 게임의 완성과 동시에 죽어 버렸지만,


완성되지 못한 채 시장에 내던져진 게임과 개발자들이 본래 꿈꿨던 게임의 모습은 팬들의 손으로 서서히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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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필연적인 결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의 회사는 아티스트와 프로그래머, 디자이너들만이 모인 공간이었다.


그런 환경에서 그들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자유는 동시에 그들을 현실의 벽 앞에서 무력하게 만든다.


게임은 예술이지만, 동시에 산업이기도 하다. 그리고 산업은 마감일과 예산, 그리고 타협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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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는 너무나 이상적이었고, 개발자나 사업가라기엔 예술가들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런 순수함은 산업에서 살아남기엔 너무 연약했다. 하프 라이프 2는 완벽했고, 블러드라인은 미완성된 게임이었다.


블러드라인의 컬트 지위는 단지 향수로 인한 보정일 뿐이며,


트로이카의 이상론만을 앞세운 비효율적인 개발 구조는 무능이었을 뿐이라며 비판받아 마땅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게임이 지금까지도 CRPG 팬들의 마음 깊이에서 사랑받는 것은,


그들이 개발 과정에서의 그 모든 조건들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이상을 끝까지 져버리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출처: 중세게임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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