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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대로 써가는 도르트문트 도른자 후기 (쓸데없이 길다)

0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1.18 00:05:02
조회 6392 추천 126 댓글 57

아까 밥묵고와서 쓴다고 답 달았는데

그 글 자체가 날아갔네


여튼

기록은 중요하지

무조건적으로

특히 갤주 음악의 경우엔 더더욱


일정상 오늘부터 합류했는데

어제 후기에서 암스텔담 협연이 절절 끓는 극찬을 받았다길래

아휴…

이미 여러 버전의 슈만 피협이 있는데

새삼스럽게 또 아휴 (나름대로 들뜬나자신을 가라앉히기 위한)

아휴… 하면서도

(이성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차분히 가다듬고

공연장으로 향함


그런데 이 컨서트홀 참 신기하게 생김

보통 컨서트홀이면 도심 한가운데 큰 도로변 옆에 우뚝 솟아나 

'여보쇼' 하는듯한 느낌이 대부분인데

여긴 마치 명동성당처럼

시장 한복판에 그냥 불쑥 솟아 있는 느낌


좁은 인도 옆으로

아랍 향신료 물씬 나는 가게들이 쭈욱 늘어서있는 가운데

갑자기

짜잔 

현대식 건물이 갑자기 나타남

또 옆에는 몇백 년은 되어 보이는 성당이 서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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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상치 않은 첫인상이후

컨서트 홀은 정말 최신식

음향은 좋다 못해 쨍쨍 울림

그냥 음표가 절로 날아다니는 모양새가 보일지경


7시 

텅 비어 있던 무대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줄줄이 입장하고

모두가 착석해서 소리를 맞추면

지휘자와 솔로이스트 등장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뒤통수를 칠수가


슈만 피협 직관은 포트워스, 시카고에서 이미 했고

방송으로는 헝가리 파리 슈피협도 숱하게 들었지

누구보다 찬연한 갤주 슈피협이

머리와 가슴속에 박혀있었는데


참 내


시카고 슈피협이

사뿐하게 내려앉아 서사를 쌓아 올리다

마지막에 확 터지는 느낌이라면

(정말 우아했슴 시카고 다녀온 사람들은 다 알거임)


오늘은

첫마디부터 용암 분출이다


1도 양보 없이 내달리는데

그 속도감 안에서

온갖 색색의 빛이 미친 듯이 뿜어져 나옴


좀 이상한 표현이긴 할테지만

12색 색연필에만 익숙한 초등생이

48색 색연필 가진 친구의 필통을 처음 열어본 그 순간

눈이 휘둥그레지는 바로 그 느낌


RCO와 함께한 갤주의 피협은

빛의 속도로 질주하는데

오케스트라와 한 치의 어긋남이 없슴

한치도 양보없이

서로 할말 안할말 다 토로하면서도

모든 음표와 쉼표와 아구가 찰나의 삐그러짐이 없슴


롹삘로 쉴새없이 몰아가는데

그런데 또 한없이 장미빛임

이게 말이 되는 조합임?


2층에 정말 롹 스피릿 200% 관객이 한분있었는데

장발에 반팔 셔츠 (이 한겨울에)

한 덩치 하시는 형님이 (마이크 들고 쉬즈 건-이럴것만 같은)

난간에 상체를 다 기대고

그저 뚫어지게 갤주 연주를 감상


그런데 이게 웃긴 게

2층 3층 관객 절반 이상이

상체를 30도쯤 앞으로 기울이고 음악에 흠뻑젖어든

상상 되니들?


이 공연을 보고 나니

(사실 그전부터도 느끼긴 했지만)

이건 갤주라는 고정 상수에

어떤 지휘자가 조인하느냐에 따라

피협 하나가

완전히 다른 색, 다른 질감, 다른 향으로 태어난다는 게

너무도 증명이 되는듯한

마치 지휘자간에 경쟁이라도 서로 하는듯한 모습

우리야 행복하지


그래서

수요일 정마에님과의 무대가

완전 기대됨

아, 그리고

LA, 다시 마켈라와 파리

보스턴도 남아 있구나


솔직히 고백하자면

아무리 사랑하는 슈만 피협이라도

갤주 연주를 다 다녀야 하나 (아니 몸이 힘들어서)

(미안하다. 한국 빼고는 이미 표 다 있다)

잠깐 고민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생각이 얼마나 바보 천치같은지

내 볼따구를 꼬집었다

이건 그냥 은혜인거지


매번,

아주 평화로운척 이성적인척 하면서도

3장 마지막을 달릴때면

진짜 소름만 끼침

와 내가 정말 역사적인 현장에 있는거구나

다시 한번 갤주 존경합니다


아참 

갤주 커튼콜로 쇼팽 왈츠 할때는

위의 천정 조명이 아주 미세하게만 따뜻한 불로 채워졌는데

정말 어느 우주 한가운데

반짝이는 별빛들 사이로

쇼팽 왈츠가 흘러내리는듯 했다


**여기 음향판이 나무로 된것 같은데 이 천장 조명들이 일순 별빛이 되어버렸어. 정말 신기한 경험. 그리고 그만큼 갤주 신경써주는거 같아서 고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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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로

RCO 공연 자체가 내겐 처음이었는데

유럽 사운드란 게 이런 거구나 싶었음

날카로운데 섬세하고,

힘이 있는데 유연함


흐루샤 지휘자님 영접도 처음

지휘 동작과 표정이 와~

동작은 크고 열정적인데

포디엄 발 구르는 소리는 단 1도 없슴

(나 발 구르는 지휘자, 소리 심하게 내는 지휘자 무지 싫어함)

정말 강렬한데, 동작이 우아해서 발레리노 같음

진분홍 양말도 강렬했슴


이렇게 1부에서 완전히 압도당하고

2부는 하하하

체코 출신 지휘자가 독일에서 지휘하는

체코 작곡가 드보르작

그리고 그의 사위이자 작곡가인 요세프 수크의 곡들


와, 흐루샤님 진짜 존경합니다


1부, 2부 모두 열렬한 기립박수

1부에서는 모든 박수를 오롯이 갤주에게 돌리는 지휘자님

2부에서는 지휘자님이 기립박수의 주인공


그리고 앵콜로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어제도 했니? 혹시)


와 정말, 일본에서 아리랑 같은 곡으로

2부 전체를 꽉 채워버리는 이 패기


야…

참 대단타 대단해


그런데 공연자체와는 별개로

오늘 구성이

무대 왼쪽 바이얼린 - 중앙 비올라 - 약간 오른쪽 첼로 - 무대 왼쪽 (제2?) 바이얼린 이렇게 배치하고

금관을 저쪽 오른쪽 뒤로 밀어버리던데

이것도 흔한 배치야?

클리브랜드가 왼쪽 바이얼린 - 바이얼린 - 중앙 첼로 - 무대 왼쪽 비올라로 넣던데

오케스트라마다 다른건지 아니면 홀의 어떤 특성때문에 어떤 홀에선만 일부러 그렇게 하는건지 궁금해서



출처: 임윤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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