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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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경복궁 옆에 있는 현대화랑에 방문했음
현대화랑(갤러리현대)은 1970년에 세워진 한국 최초의 상업 갤러리임
그동안 한국 현대미술의 많은 거장들이 이곳을 거쳐갔음
현대화랑이 올해 처음으로 여는 전시는 민화가 주제임
민화 하니까 작년 상반기에 리뷰했던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민화 특별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여기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유행까지 더해져서 이곳저곳에서 민화 전시를 많이 여는 듯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송호도(松虎圖)
18세기, 종이에 색
이번에 공개된 호랑이 그림 중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임
화가의 필력이 꽤나 준수한데, 인장도 찍혀 있음
민화는 주로 무명의 화가가 그렸기 때문에 낙관이 없는 게 대부분인데 말이지

이묘봉인도(二卯奉寅圖)
19세기, 종이에 색
두 마리 토끼(二卯)가 호랑이(寅)를 받들고(奉) 있음
12간지(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중에서 인(寅) 다음이 묘(卯)이기 때문이라고 함
토끼가 호랑이의 입에 담뱃대를 물려 주는 것이, '호랑이 담배 피는 시절'이라는 표현을 생각나게 했음

호작도(虎鵲圖)
19세기, 종이에 색

호작도(虎鵲圖)
19세기, 종이에 색

호작도(虎鵲圖)
19세기, 종이에 색
19세기 조선에서 제작된 여러 까치호랑이 민화들임
실력은 좀 떨어질지라도 다들 개성만큼은 확실함
그래서 현대에 들어서 창의성이 중시되자 이런 민화들이 재평가를 받았음

호도(虎圖)
19세기, 종이에 색
이 범은 까치도, 토끼도, 소나무도 없이 텅 빈 화면에 혼자만 그려져 있음
그런데 무늬를 보니 호랑이가 아니라 표범인 것 같음
조선시대에는 호랑이와 표범을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호(虎)라고 되어 있어도 표범인 경우가 있음

호피도(虎皮圖)
19세기, 종이에 먹
표범 가죽의 무늬가 아주 아름다운 작품이었음
21세기 그림이라고 해도 믿어질 만큼 모던함
이런 호피도는 호랑이(또는 표범) 가죽의 대체재였다고 함
호랑이는 귀신을 쫒는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에, 비싼 호피를 살 돈이 없는 사람들은 대신 호피도를 걸었음

쌍룡희주도(雙龍戱珠圖)
19세기, 종이에 색
두 마리 용(雙龍)이 여의주(珠)를 가지고 다투는(戱) 장면임
소장자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용을 그렸는데, 용 중에서도 가장 격이 높은 다섯 발가락의 오조룡(五爪龍)을 사용했음
용의 신체 묘사는 세밀했고, 어지러운 구름 무늬는 작품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해줬음
가운데의 여의주는 기운이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만 같았음


봉황(鳳凰)
현무(玄武)
18세기 후반, 종이에 색
사신(四神) 중에서 남쪽을 수호하는 주작과 북쪽을 수호하는 현무임
아마 청룡과 백호도 같이 그렸지 않았을까?
다양한 색으로 화려하게 칠해서 장식성이 높은 게 특징임
조선 후기에 국제 무역을 통해 서양 안료가 유입되면서 이런 표현이 가능해졌음

매화책거리(梅花冊巨里)
19세기 후반, 종이에 색
책가도(冊架圖) 또는 책거리(冊巨里)는 문(文)을 숭상했던 조선 후기에 크게 유행했던 장르임
서양 화풍의 영향을 받은 원근법과 구도를 볼 수 있음
이 책거리는 화면 전체를 크게 가로지르는 매화나무 줄기가 인상적임
또한 책들을 둘러싸고 있는 장막에는 복(福)과 같은 길상적인 한자들을 적어넣었음
책거리에 매화도(梅花圖)와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를 합쳐 놓은 대단한 작품임
십장생도(十長生圖)
19세기, 비단에 색
청록산수(靑綠山水)로 십장생(十長生)을 표현한 그림임
십장생은 장수하는 10가지 존재인데, 해·달·산·물·돌·구름·소나무·대나무·불로초(영지)·거북·두루미·사슴 등으로 구성되어 있음
십장생도는 보통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제작되었지만, 궁중에서는 왕실의 장엄을 위해서 사용하기도 했음

봉황공작도(鳳凰孔雀圖)
19세기, 종이에 색
십장생과 함께 봉황과 공작 3마리를 배치했음
12폭 병풍이라 크기도 거대하지만, 다채롭고 세밀한 묘사가 정말 뛰어났음
그래서 궁중 화원이 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함
이렇게 화원들이 돈을 벌기 위해 민화 제작에 참여하면서 민화의 질적 수준이 상승하기도 했음



상서로운 새들은 깃털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짐
민화는 못 그린 그림이라는 편견을 깨부숴줬음

호렵도(胡獵圖)
18세기, 종이에 색
북쪽 오랑캐(胡), 즉 만주족이 사냥하는(獵) 장면이 묘사되어 있음
원래는 청나라 궁중에서 시작된 장르인데, 정조의 군사력 강화 정책으로 인해 조선 백성들에게 전파되었음



만주족 사냥꾼들은 각종 무장에 군기까지 제대로 갖추고 있음
원래 왕실의 사냥은 군사 훈련의 일환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함
정조는 만주족을 그린 호렵도를 통해 청나라 군대에 대한 백성들의 경계심과 이해력을 높이고자 했음

모란괴석도(牡丹怪石圖)
19~20세기, 종이에 색
붉은 모란과 특이한 모양의 괴석을 그렸음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임
그래서 민화의 소재로 자주 사용되었음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
20세기 전반, 종이에 색
소상팔경도와 화조도(花鳥圖)를 결합한 작품임
목이 길쭉하게 늘어난 새들이 재미있었음
'소상팔경(瀟湘八景)'은 중국 소수(瀟水)와 상수(湘水)의 빼어난 여덟 경치(八景)를 뜻함
양반층이 좋아했던 소재였는데 조선 후기에는 서민들 사이에서도 유행했음
소상팔경가(瀟湘八景歌)라는 노래까지 만들어질 정도였다고 함
소상팔경도 민화는 주제가 약간 변형된 게 특징임
'안개 낀 산사에서 들려오는 종소리' 연사모종(煙寺暮鐘)이 한산사(寒山寺)로,
'동정호에 비치는 가을 달' 동정추월(洞庭秋月)이 동정루(洞庭樓)로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음

장생도(長生圖)
19세기, 종이에 색
십장생을 일부만 그려 넣었음
사슴, 소나무, 두루미, 산 정도만 보임
솜씨도 떨어지고 채색도 부족하지만, 나름 개성있는 화풍이었음

어해도(魚蟹圖)
19세기 후반, 종이에 색
어해도는 물고기(魚)나 게(蟹) 등의 수중 생물을 표현하는 장르임

이 작품은 하늘과 물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고 전체를 파랗게 칠한 다음, 동식물을 자유롭게 배치했음
그래서 물고기와 새가 같이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함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꽤나 초현실적이었음

화조산수도(花鳥山水圖)
19세기 후반~20세기 전반, 종이에 색
다양한 풍경과 함께 새와 꽃을 그렸음
단순하면서도 과장된 표현이 눈에 띔

그중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증기기관차를 묘사했다는 거임
한반도의 철도 역사를 생각해 보면, 이 민화는 최소한 1899년 이후에 제작되었을 듯

화조도(花鳥圖)
19~20세기, 종이에 색
파란색과 주황색의 보색 대비가 괜찮은 화조화였음
구석마다 한시를 적어서 약간의 문학성도 추가했음

꽃잎은 색깔과 형태가 규칙적이어서 마치 패턴 같아 보임
이런 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현대적인 표현으로 느껴졌음

책거리(冊巨里)
20세기 전반, 종이에 색
색이 선명하고 또 다양하지?
인공 안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20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됨

나는 책갑의 문양이 기억에 남았음
정말로 저런 책갑이 당시에 있었는지 아니면 장식성을 위해 창작한 것인지...

문자도(文字圖)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 종이에 색
길상적인 요소들로 '효제충신예의(孝悌忠信禮儀)'의 여섯 글자를 구성했음
동심원의 활용했다는 점이 독특한 작품이었음
문자도는 책거리와 함께 조선에서 가장 유행했던 민화임
원래는 해당 문자에 얽힌 고사를 배치했지만, 후기로 갈수록 표현이 단순해졌다고 함

화조인물도(花鳥人物圖)
20세기 전반, 종이에 색
꽃과 새와 사람들을 그린 병풍임
사용된 화풍이 유독 해학적이었음

특히 1폭과 2폭의 여인들은 너무 동그란 얼굴에 하얗게 분칠까지 해서 좀 웃겼음
마치 오늘날의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같음
이게 바로 조선 민화가 가지는 매력이겠지?
이렇게 해서 전시는 끝났음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1시간 동안 알차게 감상했음
2월 28일까지니까 민화에 관심이 있으면 한번 방문하는 걸 추천함

현대화랑 바로 옆에는 신관인 갤러리현대가 있음
갤러리현대에서는 이 전시와 연계된 '화이도'가 진행되고 있음
현대 대한민국의 민화를 소개한다고 함
나는 시간이 부족해서 현대화랑에만 갔는데, 여기도 같이 둘러보면 좋을 거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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