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나 중국 남부가 원산인 이 과일은
녹색빛을 내는 열매를 라임이라고 하고
꽃은 린든이라고 한다노.
라임은 이미 1천년쯤 전 아랍 니거들을 통해 중동에 전래됐고
그로부터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남부 유럽까지 퍼지게 됐음
그러나 다른 시트러스류 과일들도 그렇듯이
중부~북부 유럽에서는 귀하고 값비싼 것이었는데
왜냐하면 기후 때문에 재배할 수 없으니 수입해야만 했거든.
근세에 들어 영국인의 라임 애착은 매우 유별났어.
영국인은 곳곳에 해양 식민지를 건설한 씨발놈들이었고,
그것은 다시 말해 장거리 항해 도중 비타민C 결핍으로
장애인이 되거나 뒤질 위험을 안고 살았다는 뜻이야.
일반적으로 레몬보다 껍질이 단단하고 내구성이 강해
보관만 잘 하면 한 달 이상 배에 싣고 갈 수 있는 라임의 존재는
영국 씨발놈들에게는 생존이 걸려있는 것이었으므로,
이 씨발놈들은 기후가 맞는 곳을 찾기만 하면
일단 라임부터 심고 보는 더러운 종특이 있었어.
당연히, 버뮤다도 라임부터 심은 식민지였다노.
버뮤다는 영국에서 태평양을 가로질러 미국 동쪽 바다에 있는
성 자지라는 섬과 주변의 부속 섬들을 일컫는 지명이야.
지금은 자체적으로 국회도 있고 나름 민주적으로 운영되지만
1607년에 씨발놈들이 정착한 이래로 아직까지 버뮤다는
영국이 거느리고 있는 가장 오래된 해외 식민지임.
씨발놈들에게는 매우 운이 좋게도, 이곳에선 라임이 잘 자랐고
씨발놈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들어가기 전 잠깐 들름으로써
비타민 C가 거의 고갈돼있던 선원들의 HP를 회복할 수 있었음
곧 이곳은 영국 해군 함대가 상주하는 해외 기지가 되었고,
해군에 로테이션으로 복무했던 귀족 장교들을 통해
버뮤다가 기후가 좋고 아름다운 곳이라고 알려지게 되었어.
씨발놈들이 라임 말고 버뮤다에 심어놓은 또다른 작물은
바로 아프리카에서 납치해온 흑인들이었는데, 버뮤다 지역은
기후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해군 때문에 치안이 잘 잡혀서인지,
온순하고 말 잘 듣는 흑인들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했어.
그러다가 19세기 중후반이 되자, 영국 귀족들 사이에서
추운 겨울을 피해 버뮤다에 몇 달 살다 오는 것이 유행했어.
특히 1883년에 빅토리아 여왕의 딸인 루이즈 공주라는 썅년이
약간의 수행원만 데리고 요양 겸 휴양을 즐기다 온 뒤로 말야.
물론 증기선의 발명으로 좀 더 쉽게 갈 수 있기도 했고. ㅇㅇ
지금도 버뮤다에 있는 프린세스 호텔은 1885년에 세워졌는데
바다와 자연과 흑인들을 벗하며 지냈던 공주에게서 비롯됐어.
버뮤다는 따뜻한 곳이었기 때문에 이곳의 영국인 씨발놈들은
통풍이 잘 되는 바지를 짧게 줄여입고 다녔는데,
대신에 무릎까지 올라오는 긴 양말로 다리를 가렸음.
이런 버뮤다 팬츠 패션은 19세기 영국 귀족들 중에서도
해외 휴양지에 오래 놀 수 있거나 해군 장교 출신인
최상위 엘리트 계층에서 생겨난 것이다노 이기영.
버뮤다 팬츠의 정석은 이 정도로 통이 넓어야 하고
셔츠를 바지 안에 넣어 입고, 긴 양말과 구두를 신어야 함
이렇게 입으면 이 씨발놈 집이 좀 사는구나, 하고 알 수 있지.
반바지 상류층 패션은 역시 뱃놈들의 나라인 쪽바리국을 통해
한국까지 전파되어, 한국인도 잘사는 집 어린이들은
어릴 때 사진 보면 다 반바지 입고 긴 양말 신고 있음 ㅇㅇ
버뮤다 휴양이 상류층 패션에 큰 영향을 미친 만큼,
상류층의 향기와 기억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노.
그 시작은 영국 왕실과 귀족층을 위한 향수를 만들던
플로리스의 라임스(1806)야. 프래그런티카에는 이 향수의
출시연도가 1832년이라고 써있지만, 1806년에 만든 게 맞음.
단순히 라임 즙을 쥐어짜내 알코올에 희석한 것으로
지금 기준으로는 평범하다 못해 저렴하게 느껴지는 기초템인데
옛날에는 버뮤다에서 지낸 특별한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매우 귀족적이고 사치스러운 향수였음.
지오 F. 트럼퍼 웨스트 인디안 엑스트랙트 오브 라임스 (1875)
내가 읽은 책엔 1880년대 버뮤다 휴양 붐을 타고 나왔댔는데,
지오 F. 트럼퍼 공식 홈페이지를 보니 1875년작이라고 하네.
매우 유서깊은 이 아이템은 버뮤다산 라임으로 만들었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귀족 상류층에서 순식간에 유행했음.
아마 당시에 라임향은 이국적인 휴양지 냄새로 통했던 거겠지?
지금도 코롱과 애프터셰이브 두 가지 제형으로 생산되고 있음
한번도 레시피 변경이 없었으므로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의
영국 상류 사회의 후각적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임.
근데 아메리카를 웨스트 인디아(서인도)라고 부르던
식민시대의 명칭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음 ㄹㅇ 미친놈들임
펜할리곤스 블레나임 부케 (1902)
이 향수는 월터 펜할리곤이 아직 뒤지지 않고 살아있던 당시에
말버러 공작의 개인 의뢰를 받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음.
말버러 공작은 윈스턴 처칠의 할애비로 더 유명한 씨발놈이고
사는 곳이 블레나임 성이라서 향수 이름이 블레나임 부케임.
그런데 블레나임 부케는 라임을 아주 씨발 뼛국물까지 농축해
쫙쫙 우려내고 그 주변을 약간의 꽃향기로 장식한 것이어서,
영국 블레나임 성하고는 관련이 없다 이기영.
어째서 이 향수에 라임향이 쫙쫙 들어가 있는 것일노?
왜긴 왜겠음?
말버러 공작이 해외 휴양에 미친놈이었으니까 그랬지.
짤은 듀크 오브 말버러 호텔임 뉴질랜드에 있음
버뮤다 다녀온 기분을 내기 위한 라임 향의 유행은
전쟁이 끝나고 안정기에 접어든 미국에서 젖통을 물려받았음.
버뮤다는 지리적으로 영국보다 미국에 훨씬 가깝기도 했고,
영어가 통하는 곳인데다, 영국인이 세운 휴양시설이 있는데다,
흑인들이 순종적이고 말을 잘 듣는다는 장점이 있어서
2차 대전 이후 성장한 미국 중산층은 버뮤다에 다녀오곤 했지.
1957년에는 버뮤다에 최초로 향수 회사가 설립됐어.
로얄 라임 버뮤다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1960년,
같은 이름의 로얄 라임 버뮤다라는 코롱을 뉴욕 엑스포에 출품,
지금까지 널리 사랑받는 버뮤다산 라임향수를 선보였음.
이 로얄 라임 버뮤다는 과거 영국의 귀족 전통을 물려받으면서
향수용은 물론이고 면도용, 수염용, 머리카락용, 자지털용 등
모든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All purpose lotion이라는
지극히 미국적이고 사나이다운 컨셉으로 큰 인기를 누렸어.
그래서 라임향만 만들다가 로얄 XX 버뮤다라는 시리즈가 됐고
지금도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힙스터 바버샵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는 제품이다노.
올드 스파이스 라임 (1965)
올드 스파이스의 경영권이 이리저리 옮겨다닌 탓에
요즘은 생산이 중단됐는지 구하기 어려워졌음.
이건 나도 없음. 다만 1960년대부터는 라임 향기가
바버샵 냄새의 한 장르로 확실히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음.
라임향은 사실 레몬이나 베르가못, 오렌지 등에 비해
알코올에 희석했을 때 쏘는 듯한? 시큼한 느낌이 강한데,
아마 보추새끼들이 싫어한다고 떠벌리는 "스킨향"도
라임 향기를 온갖 남성용 제품에 많이 쓰기 때문일 거야.
20세기 중반, 라임향은 남성용 그루밍 용품에 크게 확산되었고
여기에 다 언급하지 못할 만큼 많은 제품이 쏟아져 나왔어.
그리고 남성용품에 라임향이 자주 쓰였던 이유는
영국 귀족층의 버뮤다 스타일이
전후 미국 대중에 유행했기 때문이다노.
샤넬 안테우스(1981)부터 디에스앤더가 버닝 바버샵(2008),
심지어 로자 페티쉬 뿌르 옴므(2012)에 이르기까지,
여러 빡센 남자향수가 라임으로 시작하는 이유도 바로 그거임.
서양인의 집단 기억에는 지금도 라임 향기가 어느 정도는
상류층 냄새, 휴양지에 갈 수 있는 여유로운 냄새,
이국적인 바다와 해군이 연상되는 냄새로 남아있거든.
물론, 이제는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바뀌었지.
라임은 버뮤다뿐 아니라 아무 데서나 기르는 흔한 식물이 됐고
바버샵 장르로서의 라임향의 유행도 지나버려서, 지금은
조말론 라임 바질 앤 만다린이라든지 골필뱅 보지미안 라임 등
상류층 전통과 관련 없는 무근본 라임향수도 나오게 됐어.
하지만 아자로 뿌르 옴므 로(2011)은 프랑스 향수임에도
영국적이고 귀족적인 라임향을 즐길 수 있는 좋은 향수임.
조금은 비누 같은 느낌도 나지만, 바버샵 냄새의 연장임.
영국 향수 하우스들은 지금도 19세기의 기억에서 이어지는
라임향 향수를 종종 새로 출시하고 있어.
앳킨슨즈 민트 앤 토닉(2018)이 그런 향수임.
민트와 라임으로 휴양지에서의 칵테일 같은 느낌을 줘서
비슷한 컨셉인 겔랑 옴므(2008)와 좋은 비교 대상인 향수야.
민트 앤 토닉이 더 밝고 가볍지만 어쩐지 절제된 느낌임.
겔랑 옴므는 더 풍성하고 섬세하지만 말 많고 잘 웃는 느낌.
이것을 영국과 프랑스의 스타일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음.
아론 테렌스 휴즈 오존 (2020)
ATH가 조향사이기 이전에 향수의 역사와 문화에 정통한
진짜 향수 십덕이라는 걸 잘 드러내는 향수임.
라임 향이 영국의 후각 기억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정확히 알고
19세기 귀족 스타일의 라임에 코코넛 향을 묽게 더해서
트로피칼 분위기를 극대화했어.
하지만, 코코넛 때문에 너무 현대화된 향수처럼 느껴졌는지
2023년 리포뮬판에서 코코넛을 줄이고 더 민티하게 수정했음.
힐리 제스트 드 장정브르 (2020)
힐리는 프랑스 회사지만 조향사 제임스 힐리는 영국인임.
다시 말해 씨발놈이라서 영국식으로 향기에 접근함.
프랑스식 섬세함과 영국식 절제미가 섞인 스타일이
힐리 향수에서 캐치할 수 있는 유잼 포인트다노.
이 향수는 프랑스식 남성용품에서 유래된 진저 제스트 향과
영미식 남성용품에서 유래된 라임향을 딱 1:1로 맞붙게 했음.
어떨 때 맡으면 정말 19세기 향수처럼 틀딱스럽다가도
어떨 때 맡으면 정말 최신식 실험작처럼 느껴지기도 함.
휴양지의 여유로운 느낌과 남자냄새라는 컨셉은 똑같고. ㅇㅇ
사나이다운 버뮤다 팬츠짤로 마무리한다. 게이게이짤 아님
귀족스러운 품위와 이국적인 바다의 냄새,
라임향 향수들을 많이 아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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