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유류의 조상 그룹인 비포유류 단궁류(Synapsida)의 탄생 방식은 어땠을까?
가장 원시적인 포유류 분류군인 단공류(오리너구리, 가시두더지)는 알을 낳으므로 단궁류 역시 알을 낳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거의 2세기 동안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고생대 후기~중생대 초기의 단궁류 알 화석은 확실하게 발견되지 않았음
그러던 중 단궁류 리스트로사우루스 새끼의 화석을 연구한 최신 논문을 통해 알의 여부를 파악 가능하게 됨

(알 내부의 태아 화석 NMQR 3636)

(새끼 리스트로사우루스 표본 3점의 두개골 결합 특성 비교)
표본 NMQR 3636은 2008년 남아프리카의 트라이아스기 전기 카루 분지(Karoo Basin)에서 발굴된 리스트로사우루스 화석으로, 골격이 보존된 형태가 알 속 태아가 웅크린 것과 유사하다는 점 등을 바탕으로 알 내부의 태아 화석 같다는 추정이 있었지만 껍질 자체가 화석화된 흔적이 없었고 당시에는 이 표본이 알 속 태아라는 것을 증명할 기술력이 없었음
이번 연구에서는 X선 마이크로 컴퓨터 단층촬영(CT)과 싱크로트론 방사선 X선(SRCT) 이미징을 사용해서 가장 어린 단계의 리스트로사우루스 표본 3개를 연구할 수 있었는데, 이 중 NMQR 3636은 다른 새끼 화석 BP/1/4011과 BP/1/9332와 달리 골반뼈, 엉치뼈 및 갈비뼈가 각각 연결되어 있지 않았고 하악결합(mandibular symphysis)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발견함

하악결합이 불완전한 상태는 부리가 달린 난생동물들(새, 거북, 단공류)의 알 속 태아에서 발견되는 특징이며, 스스로 먹이를 먹을 능력이 전혀 없었다는 뜻으로 해당 화석이 알 속 태아 화석임을 강력히 주장하는 증거라고 할 수 있겠음
또한 알 껍질이 발견되지 않았기에(석회화된 흔적이 없기에) 리스트로사우루스의 알은 가죽 질감의 말랑한 껍질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됨

(새끼 리스트로사우루스 (a-d) 및 성체 리스트로사우루스 (e) 비교)

(양막동물의 알 질량과 체중의 관계. 쥐라기의 단궁류 카옌타테리움의 알이 리스트로사우루스의 것보다 작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리스트로사우루스의 알은 태아의 크기에 비례해서 부피가 큰 것으로 보이는데, 오늘날 사지동물 중에서도 태아에 비해 알이 큰 동물들은 주로 알에서 부화한 직후 짧은 시간 안에 눈을 뜨고 돌아다녀 먹이를 찾을 수 있는 조숙성(precocial) 동물임
조숙성 동물들은 알의 크기가 큰 덕분에 난황이 많아서 알 속에서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으며 부화 직전까지 성장이 가능하고, 크기가 클수록 사막 같은 건조한 환경에서 더 살아남을 확률이 높음. 이런 점을 바탕으로 리스트로사우루스가 젖을 먹이는 동물이었을 가능성은 적다고 함
사족으로 태아 표본 NMQR 3636가 발견된 카루 분지(Karoo Basin)는 이전에 리스트로사우루스의 미라 화석이 발견된 지질이기도 함

2억 년도 훨씬 전에 생존했던 리스트로사우루스, 먼 과거의 생물임에도 어마어마하게 번성했던 덕에 많은 연구 자료를 제공해주네
대견하다, 리스트로사우루스야!
논문 링크: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34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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