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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휘양(털모자) 고소사건에 대해 알아보자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4.22 09:50:02
조회 5482 추천 32 댓글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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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그러니까 대략 18세기 후반


정조시기쯤 서울 장사를 보면,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옛날이라 다들 순박하게 물건 만들고 팔고 그랬겠지


이런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음


오히려 누가 유통권을 쥐었는가,


누가 중간에서 마진을 처먹는가,


장인이 직판하면 그걸 누가 막는가 같은 문제로


지금이랑 비슷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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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조 18세기에 발생한


휘양 장인 고발 사건임


요약하자면 단순한 사건임


어떤 장인이 자기가 만든 물건을 자기가 팔았는데,


기존 시전 상인들이 그걸 보고 


니가 그걸 왜팔아? 하면서 고소 때린 사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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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서울에는 시전 이라고 해서


국가가 공인한 상점들이 있었음


이 중에서도 큰 시전 상인들은 금난전권 이라는 걸 쥐고 있었는데,


대부분 싱붕이들이 알고 있겠지만 요약하자면


대충 허가 안 받은 잡상인이나


다른 상인이 우리 품목 건드리면 단속할 수 있는 권한임


대충 국가 권력을 등에 업은


공식 유통업자 같은거라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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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놈들이


단순히 이 물건은 우리 유통함 ㅇㅇ 수준에서 끝난 게 아니라는 거임


시간이 갈수록 시전은


완제품뿐 아니라 그 물건에 들어가는


원료 까지 자기 관할이라고 우기기 시작했음


예를 들어보젼


어떤 장인이 새로운 물건을 만들다고 가정하자

 

거기에 비단이 들어가면 비단은 비단전 계열 물건이라고 태클걸고


말총이 들어가면 또 그걸 취급하는 시전이 태클을 걸고


칠이 들어가면 칠목기전 쪽이 태클을 거는식으로


점점 재료를 우리가 다룬다 = 그 완제품도 우리 상권임 ㅋ 


이런 개뼉다귀 논리를 펼쳐나간거임


그러니까 원재료 단계부터


완제품 판매까지 싹 다 자기 관할로 묶으려 한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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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모의장 사건임


모의장이라는 건 대충 털이나 직물,


의복 계열 물건을 다루는 장인 집단이라 보면 되는데,


여기 장인이 휘양이라는 물건을 만들어 팔았음 (위에 나온 모자임)


여기에 비단 재료도 들어갔었는데, 


이걸 시전 쪽에서 가만 안 있었음 


특히 선전(공인 비단가게)  쪽 상인들이 반발하면서


저 휘양에는 비단이 들어갔으니,


저건 장인이 제멋대로 만들고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님 ㅋㅋ 우리 관할임 


하면서 고소 때린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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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입장에서도 당연히


내가 기술 들여서 만든 완제품인데


내가 판다는데 뭐가 문제임??


이게 정상 반응임


그런데 시전 상인들 논리는 완전히 달랐음


얘네는 대놓고


장인은 물건을 만들기만 하고,


전인(시전 상인)은 그걸 사서 유통하는 것이 질서다


이런 식으로 주장했음


그러니까 장인이 직접 시장에 나와 자기 물건을 팔기 시작하면


시전 상인들이 물건을 확보할 수 없어서 장사가 무너지고,


그게 시장 질서가 깨지는것까지 이어진다는 논리였음 


간단히 말해서 


니가 직판하면 우리 중간마진이 죽으니까 안됨 ㅋ


이지랄을 시전한거


당연히 싱붕이 입장에서도 이게 뭔 개소리야 씨팔 싶을꺼임 


당시 사람들도 똑같이 생각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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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어이 터지는건


이게 단순히



판매는 우리를 통해라 정도가



아니라



애초에 그 재료를 쓸 자격부터 니한테 없다



그 재료 우리 담당 물품이니 


니들은 그 재료를 써서 완제품을 만들 권리도 없는 거 아님?


이딴식으로 나왔다는거


아예 비단을 써서 뭔가를 만드는거 자체가 문제라는 식으로 


논리를 펼졌다는거임 


유통권 분쟁이 점점 더 커져서


생산의 자유까지 간섭해대기 시작한거임 


사실상 제조업자 위에 유통업자가 군림하는 상황을 보여주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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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조선 후기 서울 상업이 어느정도 고도화되었는지,


그리고 그 고도화가 곧바로 유통 독점과


시장 통제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임


조선도 사람이 사는 사회였다는 거임


물건 만들던 사람은 중간 떼이는 거 싫어서 직접 팔고 싶어 하고,


유통권 쥔 놈들은 질서 타령하면서 그걸 막고,


국가는 대체로 기존 기득권 손을 들어주고,


결국 소비자는 비싸게 사고 생산자는 덜 벌고,


중간에서 권리 쥔 놈들만 편하게 해먹는 구조가 나온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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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휘양 사건 하나로 끝난 게 아니라는 점임


당시 시전 상인들은 이런 방식으로 여러 수공업자들을 짓눌렀음


도자기 만드는 장인이 칼이나 장도 같은 걸 만들면


그걸 취급하는 전이 끼어들고,


말총 제품 만들면 또 그걸 다루는 상인이 끼어들고,


소반이나 칠기 만들면 칠목기전 같은 데가 달라붙는 식으로


장인들이 직접 시장에 접근하는 길을 미친듯이 막았음


즉 휘양 사건은 우연히 터진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라


조선 후기 시전 독점 체제가 수공업자와


영세상인을 어떻게 눌렀는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건이었음




현대를 예로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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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주인 김싱붕


야 이번에 내가 운영하는 공방에서 만든 가죽가방 퀄리티 쥑이노 ㅋㅋㅋ


이거 인터넷에 직판해서 팔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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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유통업체:


그 제품에 들어간 핵심 재료인 가죽이


원래 우리 유통망 물품이므로 직접 판매는 곤란합니다


우리 정식 판매 채널을 거치십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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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싱붕:


니미 뭔 ㅋㅋㅋㅋㅋㅋ





이딴 소리 하는 거랑 똑같았고


명분도 항상 같았음


시장 질서, 상업 질서, 유통 안정, 기존 업계 보호.


그런데 까놓고 보면 본질은 하나임


니가 직판하면 우리가 먹을 게 없어짐 ㅋ 


이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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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사건은


조선 후기, 특히 정조 시기 전후 서울 상업 사회가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훨씬 야비하고,


훨씬 인간적인 곳이었다는 걸 보여줌


장인은 살아남으려고 직판할려 하고


유통상은 기득권 지키려고 법과 관행을 끌어오고,


국가는 공정한 척하지만 대개는 조직력 있는 기존 상인 편을 들고,


시민들은 비싼 값에 물건을 사게 되는것까지 말야...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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