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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감동감동 돈까스보다 큰 행복.....jpg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19.241) 2022.08.11 18:45:02
조회 44443 추천 547 댓글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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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와 집은 걸어서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폭우가 쏟아지지 않으면 항상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
언제나처럼보다도 더 빠른 칼퇴를 하고 퇴근하던 길이었다.
역전 사거리를 지나던 중 시각장애인 한 분을 봤다.
거리마다 아무렇게나 방치된 킥보드 때문에 곤란해보이셨다.
또 사람들은 생각보다 앞을 보진 않고 걷는다.
저마다 이어폰을 끼고 핸드폰을 보며 앞을 힐끔힐끔 보며 걷는다.
딱-딱-딱-딱 소리를 내며 지팡이를 휘두르며 걸어도 맞은편에서 시각장애인이 오는 줄도 모르고 기어코 지팡이에 부딪히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시각장애가 있는 아저씨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디까지 가세요? 제가 도와드릴까요?"
아저씨는 친구네 집에 가고 있는데 어느아파트까지 간다고 했고 우리집과 가까운 곳이라 동행해드리기로 했다.

키자니아에서 근무할 때 하트하트재단에서 크리스마스 이벤트성으로 실시한 점자대본만들기 이벤트가 있었다.
아이들에게 점자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티비, 라디오 스튜디오 등 아이들이 대본을 읽어 체험하는 시설에서 사용하는 대본을 시각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체험할 수 있도록 점자대본을 만드는 체험이었다.
체험을 오픈하기 전 점자전문가 분들에게 교육을 받았는데 주로 점자에 대한 내용들이었지만 동행할 때 어떻게 도움을 줘야하는지도 짧게 배웠다.
스물한두살 때 쯤 배운 내용인데 8년쯤 지난 지금 갑자기 기억에 스쳐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도움을 준답시고 덥썩 잡거나 하지 않고 목소리로 먼저 도움이 필요한지 물었고 수긍했을 때 내가 반보정도 앞쪽에서 걸으며 내 팔꿈치를 잡고 걸어가실 수 있도록 했다.

시작부터 너무 어려웠다.
혼자 걸을 때는 몰랐던 앞을 보지 않는 사람들, 울퉁불퉁한 길, 버스정류장 때문에 구불구불 만들어진 길들.
길이 울퉁불퉁, 구불구불 할 땐 "오른쪽으로 조금만 갈게요", "길이 거칠어요." 말로 설명할 수 있었지만, 앞을 보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가장 힘들었다.
비켜달라고 3~4미터 전부터 손짓을 해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저마다의 스마트폰에 있었다.

걸어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길에 시각장애인 유도블럭만 있어도 훨씬 보행하기 수월한데 시청에 민원도 넣어봤지만 이 길엔 자전거도로가 깔려있기 때문에 유도블럭을 만들 수 없다고 답변받았다고 한다.
너무 큰 충격이었다. 이 동네에 이사온지 3년 쯤인데 이 길에 유도블럭이 없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골목길도 아닌 동네에서 가장 큰 거리인데도 유도블럭이 없다니! 자전거도로가 우선이 된다니!

재밌는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시력을 완전 잃기 전 야맹증만 있던 시절에 친구, 친구 여자친구와 나이트에 갔다 친구의 여자친구 무릎에 앉아버렸다는 에피소드, 키 맞추기, 취미 이야기 등등.
여름이다 보니 나의 팔꿈치와 팔꿈치를 잡은 손 사이에 땀이 차서 팔꿈치와 내 반팔소매를 번갈아 잡으며 아저씨의 목적지인 아파트에 거의 도착했을 쯤
이 아파트에 수요일마다 천막에서 파는 돈까스가 있는데 정말 맛있는 돈까스라고 포장하고 싶다고 하셔서 포장하는 것도 기다려드렸다.
엘레베이터 까지 데려다 드렸을 때 아저씨가 산 돈까스 2세트 중 1세트를 내 손에 쥐어주셨다.
너무 고맙다고 덕분에 편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고, 날씨도 더운데 일부러 돌아와서 어쩌냐고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연신 내뱉으셨다.

집으로 돌아가던 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연신 고맙다, 미안하다 말하셨지만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과 20분 30분정도 동행하며 내가 몰랐던 그분들의 불편함에 대한 미안함과 그 것을 깨닫게 해준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내 손에 쥐어진 치킨까스 4장, 등심까스 4장. 총 8장의 따듯한 돈까스보다 더 따듯하고 행복한 마음이 든 2022년 7월 27일 퇴근길이었다.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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