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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한컷 스토리 -강령술사-

A.Shipwrigh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9.29 20:55:02
조회 10555 추천 211 댓글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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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512년 낙옆의 13일.


스승님들이 돌아가셨다.

여섯 분 모두.


나는 죽은 자를 볼 수 있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 않았다.


돌아가신 스승님들은 솥에 들어간 인면조보다도 말이 많았다.

하필 나한테 들러붙었으니 이건 진짜 문제다.

진짜 장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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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512년 낙옆의 15일.


스승님의 머리로 폭탄 굴리기를 해봤다.

강령 폭파는 에버그라드 공께서 가르쳐주신 그 분의 특기였다.


스승님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른 방법을 시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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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512년 낙옆의 16일.


그들을 재조합해서 다른 존재를 만들어봤다.

르펠렌 여사는 죽은 자를 참 잘 주무르셨지.


해골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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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512년 낙옆의 31일.


악령은 전투로 퇴치하면 되지만 이들은 그렇게도 못한다.

싸움은 해본 적 없지만 이런 상황 속에선 차라리 칼이든 뭐든 다 들고 휘둘러봤을 것이다.


거지 같아도 고전적인 방식을 택할 수 밖에.


바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직접 들어줘 성불시키는 것.

그렇게 나는 어두컴컴한 집을 떠나 더 어두운 세상으로 향하게 되었다.

촛불만으로 충분히 밝아지던 내 방이 그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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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512년 낙옆의 42일.


이 염병할 머리들이 요구하는 바는 직관적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 묻어달라는 것.


여섯 명 모두 같은 장소에 묻히고 싶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야.

난생 처음 들어보는 장소들 뿐이다.

생전에는 이 곳에 대해 얘기하신 적도 없었는데.


지도 하나 제대로 볼 줄 모르는 집돌이에겐 지나친 요구였지만 어쩌겠나.

이 시발것들이 닥치지를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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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513년 새싹의 15일.


이 세상은 책에서 읽었던 것보다도 위험으로 가득 차 있었다.

굶주림과 질병, 전쟁, 그리고 죽음은 배경에 불과했으며

그에 속하지 않는 다양한 존재들이 내 앞길을 스쳐 지나갔다.


자기에게 머리가 없으니 네가 가진 머리를 달라고 지랄하는 노인도 있었다.

진짜 줄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난 머리가 많다.

예전엔 실험실에서 거머리도 5마리 키웠다.

지금은 다 죽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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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513년 뼈의 23일.


전투가 있었다.

이 쓰레기들이 닥치질 않아서 소리를 듣고 괴물들이 습격했다.

두 다리로 걷고 두 팔이 달린 괴물들이야말로 제일 위험하다고 들었다.


지혈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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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513년 뼈의 25일.


오른 팔을 잃었다.

오른 팔을 잃은 나는 이제 옳지 않다.


이런 농담이라도 해야 기분이 좀 나아진다.


이 지옥에 떨어질 역병 덩어리들은 수세기 전에나 통했을 농담을 한다.

패드립을 일삼는 머리는 따로 묶어놨다.

나머지는 그나마 익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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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516년 서리의 2일.


그들의 소리는 물리적으로 공기를 흔드는 소리가 아니다.

죽은 자의 소리는 들을 수 있는 자들만 듣는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 머저리들의 소음을 마법처럼 써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이 옳았다.

그들의 목소리를 (목이 없는데 목소리가 맞나?) 강령 마법으로 전환시켰더니 쓸만한 무기가 되었다.

구더기도 쓸모가 있다는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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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520년 새싹의 24일.


마침내 한 분을 매장했다.

그 분은 생전의 모습을 드러냈다.

울지 않았다. 그 분들은 이미 예전에 돌아가셨으니까.

절대로 잊으면 안된다. 이들은 스승님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귀신이라 불리는 죽은 자들은 그저 이 세상에 잔류하는 감정과 기억의 흔적일 뿐이다.

그래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이다. 사념따위에 어찌 말을 걸 수 있겠는가.


머리는 그렇게 말한다. 마음은 다르게 말한다.

나는 듣지 않는 것에 이미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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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526년 뼈의 17일.


길을 가다가 다리 없는 거지를 만났다.

가짜 절름발이들만 보다가 진짜 다리가 없는 자도 보게 되는구나 싶었다.


강령술로 그녀의 다리를 되살리려고 했으나 어째선지 다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영혼은 자유로운 물고기같이 생겼나보다.


여자의 포옹은 처음 받아본다.

르펠렌 여사의 어머니같은 포옹을 제외한다면.


오늘은 망령들이 조금은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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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527년 낙엽의 15일.


일전의 경험을 되살려 강령술의 관점을 달리 볼 수 있게 되었다.


영혼의 본모습을 꿰뚫어 보는 것이 나의 힘이었던 것 같다.

내 영혼의 모습을 다르게 해석하면 부활한 형상 또한 다르게 나타난다.


앞으로 찾아올 위기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섯 남았다.







출처: 카툰-연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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