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입양 진짜 잘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서다본인 직업은 수의사임
수의사인데 강아지 한번 안키워봄
비트코인하는데 블록체인 몰라도 되지만 강아지 치료하려면 강아지 알아야됨
사지말고 입양하세요라는 슬로건도 뜨고 있고 마침 운좋게 해외입양 취소되고 임시보호 기간도 만료 된 친구가 있어서 이건 운명이라는 생각에 바로 입양해서 3일째임

입양하는 절차도 복잡하더라. 내 집사진도 찍어보내고 누구랑 같이 살고 얼마 버는지도 물어보더라
여기서부터 매우 귀찮았지만 가족 하나 들이는데 이정도는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답변해주고 입양허가를 받음
임시보호자랑 만나서 애기 인계해주는데 임시보호자님이 울면서 차에 타고 가심. 들장미소녀 캔디가 울면서 가는 느낌이였음
암튼 그때 강아지 친구의 반응은 그냥 멍- 이였음 이때 눈치 챘어야 했는데 이 친구는 그냥 모습만 개지 성격은 고양이임

자기 몸만지면 화내고 물고 사료 줄때만 아주 천사임
자기 이름 한 100번은 불렀는데 모른척 하다가 사료봉지 만지작 거리는 소리에 귀신같이 뒤에 와서 앉아있음
밥 다주면 다시 자기 자리 가서 누워있음 뭔 소리를 해도 안일어남
여기서 한번 한숨

두번째는 애기 건강 상태가 좀 안좋음
일단 나이가 3살 추정이랬는데 요새 애들 다 이빨이 좋아서 1살 전 후 정도만 구별하지 나이 추정하는거 그냥 찍는거임
애 한 5살넘어보임
사진으로만 볼때는 몰랐는데 애가 허리가 굽어있고 한쪽 다리를 절더라
엑스레이 찍어보니까 척추에 디스크랑 슬개골 한쪽 빠져서 다리를 저는 거였음
거기다 발습진에 알러지도 있는 것 같음(그래서 이전 보호자가 버린것 같기도함)
항체나 칩은 구조자가 다 하셨는데 나머지는 너무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거라 케어 못하신것 같음 충분히 이해함
여기서 두번 한숨

일단 3일 키웠는데 생명이 신기한게 저렇게 행동하는데 정이 가긴 하더라
나 입 닦아주다가 한번 물렸는데 그래도 밖에 나와서 애 뭐하고 있는지 생각 나긴 하더라
만일 이 친구가 내가 아니라 일반 보호자한테 갔다면 90프로 파양이였다
생각해봐라 사람 물고 성격 강아지스럽지도 않은데 허리 굽어있고 발 습진에 다리도 전다? 파양하는 사람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저거 수술 다 해주고 하려면 몇백만원 그냥 깨지는데 일반인이면 절대 못할듯

글이 길었는데 입양 하면 이런 케이스도 있으니까 초보 애견인 같은 경우는 입양이 대세라고 입양 하지말고 그냥 분양 받어. 입양 하려면 지금 내 글 읽어보고 이런 아이라도 키울수 있을 것 같으면 1살 이전의 어린애들로 입양 한번 찾아보고. 애 크면 신체케어 뿐 아니라 멘탈 케어도 필요한데 매우 힘들다.
나도 입양 받은 적이 처음이라 얘랑 친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최대한 노력 해보고 입양 받는 사람들한테 길잡이 해주고 싶다. 가끔 글 올려줄게
마지막으로 사진 좀 올려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