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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1시 37분, 핑키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 강아지 별로 갔습니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4.29) 2021.08.06 03:37:06
조회 544 추천 3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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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6년 전, 2015년의 추운 늦가을 시골 길에 버려져 3일 내내 굶다가 어머니 지인 분에게 구출되어 그 해 겨울 우리 집에 왔던 핑키

그 아이가 꼬박 집에 온지 5년 9개월이 되던 오늘 새벽, 핑키는 저희 어머니 품에 안겨 편하게 잠들었습니다.

처음 집에 온 날, 핑키는 털도 억센데다 여위어 있었고 그 당시 유기견들에게 새 가족을 안내해주고 있던 일을 하고 있던 저희 가족으로선 그 아이를 차마 안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핑키는 저를 무서워했고 낯설어했으며, 먼저 있던 저희 집 터줏대감에게 서열이 밀려 구박을 받기도 했고.. 무엇보다 올때부터 나이가 있고 몸이 병들어있었던지라 수의사였던 저희 아버지는 핑키를 처음 보더니 아마 오래 살지는 못할꺼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핑키는 아버지의 예상과는 다르게 집에 있으면서 밥도 많이 먹고 여동생을 비롯한 가족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살도 많이 쪘고 털도 많이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1년... 당시 중학생이였던 저는 어느새 곧 군대를 가야할 어른이 되어 있었고 초등학생이였던 여동생은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지난 달 까지만 하더라도 저와 제 여동생은 핑키는 제가 군대를 전역할때까지, 혹은 여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할때까지 살아있을꺼라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만 하더라도 나이가 들어 잘 뛰지도 못하고 이빨이 빠졌어도 집 대문의 도어락 열리는 소리를 들으면 핑키가 가장 먼저 쫓아와 저희를 반겨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농담과 다르게, 먹성이 가득하던 핑키는 지난 주 토요일 저녁부터 밥을 잘 먹지 못하더니 지난주 일요일, 갑자기 쓰러져 설사와 구토, 그리고 하루종일 무기력하게 뻗어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저는 핑키가 더위를 먹었거나 냉방병에 걸려 몸 상태가 안좋은줄만 알았지만 상황은 더욱 나빠졌고 월요일 새벽, 핑키는 집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숨을 가쁘게 쉬었다가 쇼파 뒤에 숨어 숨을 약하게 쉬며 숨어있었습니다.

저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핑키가 단순히 몸이 안좋은게 아니라 우리 가족을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라는걸

쇼파뒤에 숨은 채 숨이 약하게 붙어있던 핑키는, 월요일 아침 일찍 소동물을 담당하시는 아버지 선배분의 동물병원에 데려갔고, 원장님은 저에게 핑키가 급성 췌장염이 온데다 기존에 안 좋았던 심장은 상황이 더욱 나빠졌으며 폐에는 물이 차있었고 간에도 크고 작은 종양이 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핑키는 저희를 반겨주던 시절에도 실은 엄청 아팠으며 참다참다 겨우 쓰러졌던 것입니다. 단순히 만성 심근염만 있다고 생각했던 저희 가족은 충격을 먹었습니다. (아버지는 대동물 수의사였던지라 핑키를 세부적으로 진단하는게 불가능했습니다.)

그렇게 수액을 맞추고 돌아온 핑키는 이번주 내내 무기력하게 있었으며 오줌마저 제대로 배출이 되지 않아 배가 빵빵하게 불러있었습니다.
숨을 얕게 쉬며 고통스러워하는 핑키를 보고 아버지는 현 상태로는 길어야 일주일을 산다며 고통을 계속 겪게 할 바에야 편하게 보내주자고 말씀하셨고 욕심이 가득했던 저와 제 여동생은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낮 내내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못 먹고 물만 마셔도 토하는,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결국 마음을 다 잡고 이번 주 금요일, 그러니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날 오후 3시, 가족들 전부가 보는 앞에서 안락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애석하게도 핑키는 이런 분위기를 미리 알고 있었던건지, 마지막 수액과 진통제를 맞히고 돌아온 어제 저녁, 마치 이전의 건강해보였던 핑키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람이 죽기 직전 정신이 맑아지고 기력이 돌아온다는 회광반조라는 용어가 있듯, 핑키는 물도 마시며 걸으며 서서 오줌도 패드 위에 시원하게 쌌습니다.


그러나 이도 정말 잠시, 도쿄올림픽 한미전 야구가 끝난 직후였던 어제 밤, 삐죽 내밀고 있던 핑키의 혀가 파래지더니 손발은 차가워졌고 누워있다가도 몸을 갑자기 일으키더니 저희 집에 온 첫날 밤에 있었던 식탁 테이블 밑에 숨어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어머니에게로 다가와 한 동안 안겼고 저희 여동생과 아버지 앞에서 눈을 초롱초롱 뜨며 다가왔습니다, 핑키와 사이가 썩 좋지는 못했던 (정확히는 핑키가 저를 싫어했었죠) 제가 핑키를 쓰다듬었을때 가만히 있었습니다.

오늘 자정, 곧 떠나보낼 핑키를 생각하며 거실에 누워있었던 저희 가족은 오전 1시, 갑자기 핑키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니는 자지 않고 핑키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했고 저는 쇼파에 누워 노래를 들으며 잘 준비를 하였습니다.

잠시 후 1시 35분경, 핑키는 갑자기 다리를 떨며 경련을 하였고 혀도 떨었습니다. 눈도 크게 떴습니다.

어머니는 직감했다는듯, 핑키를 안고 편하게 가도 된다며 울면서 되뇌였고 여동생은 울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조금씩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렇게 1시 37분, 핑키는 어머니를 힐끗 보면서 축 늘어지더니 그렇게 저희 집을 떠나 행복한 강아지들이 모여사는 강아지 별로 떠났습니다.

그저께 밤만 하더라도 진통제를 여러방 맞고도 고통때문에 자지도 못했던 핑키는 오늘 새벽 아주 편안하게 잠들었습니다.

이전의 주인이 어떤 사람이였고 얘의 전체적인 견생, 심지어는 얘의 자세한 나이조차 잘 모르지만 험한 바깥 세상 속에 버려져 견생으로서는 삶의 쓴 맛을 보았던 핑키는 그렇게 세상의 단 맛을 조금이나마 본 채 마지막 주인들 곁에서 떠났습니다.





핑키야, 우리마저도 너를 고통스럽게 보내줘서 미안하지만 비록 다음에는 우리보다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하게 사렴.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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