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강아지 장례식을 다녀와봤다 (장문, 똥글)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18.51) 2021.09.23 10:30:44
조회 684 추천 5 댓글 1


그때의 기억을 정리하려고 그냥 똥글 싸지르는 거임 재미도 영양거도 없을 예정

3줄요약
1. 이모네 개 죽음
2. 장례식 따라감
3. 용돈 15 받음
개는 이모집 푸들임 10살 하고도 11개월쯤 됐는데 추석 전 날에 죽었다
혈소판 감소증? 이랑 골수쪽에 문제가 있대서 스테로이드를 왕창 맞았다는데 부작용이 생긴 건지 암튼 여기저기 아팠음
전 부치러 할머니집 올라가는 길에  과일 들고가라는 이모네 집 잠깐 들렀는데 인터폰 호출 누르자마자 이모가 울며불며 뛰어오더라
난 상황파악이 안돼서 입 닫고 가만히 있었고 엄마가 이모 진정시켜주면서 택시 타고 병원으로 갔음
난 뭔지도 모르고 혼자 전 부치러 감
하루 지나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까 개가 심정지가 와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울고불고 했던 거임
서울에서 경기 분당까지 택시 타는데 차는 막히지.. 개는 위급하지.. 이모는 택시 창문 너머로 보이는 구름이
전부 그 개로 보여서 하나하나 작별인사를 했다더라
다행히도 cpr 덕에 개는 살았고 이모랑 만날 수 있었음
그때 잠깐 맥박이나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와서 의사가 살 가능성이 조금 생겼다고 했다는데
공감능력 다 뒤진 나도 그거 들으면서는 좀 슬프더라
웬지 개도 자기 주인한테 작별인사 하려고 온 힘을 짜내는 것처럼..
결국 개는 세상을 떠났고 나한테도 연락이 왔음

다음 날인 추석에 개 장례식을 치르게 됐고 이모랑 나랑 엄마 셋이서 가게 됐다
경기광주에 있는 이쪽 업계에서는 나름 메이저인 곳에 예약 한 것 같더라고
차 타면서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다
둘이서 차 탈 때 혼자 조수석에서 자면 운전하기 좆같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잠도 못 자고 꾸역꾸역 감
딱 도착 했는데 진짜 존나 깜짝 놀랐다
입구에서는 꽃다발을 팔고 좀 더 들어가니 산을 깎아 만든 무덤들이 엄청나게 채워져있었다
엄마한테 이것이,, 애견인의 광기,,? 이런 드립이나 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까 길 잘못 들어왔었다 ㅋㅋ
거긴 사람들 묘소였고
뒤에 보니까 다행히도(?) 업체명 써있는 작은 건물이 있었음
거기에 주차 하니까 까만 양복 입은 직원분들이 정말 조심스럽게 인사하고 안내해줬음
안내실? 같은 곳에 들어가니까 여러가지가 전시돼있었음
싼 건 몇 만부터 비싼 건 몇 십 만까지 액수는 상상 이상이었음
우리는 화장하고 나온 뼈로 보석 만드는 걸 했다
금액은 모름
암튼 장례식이 시작되고 안내하는 방으로 들어가니 개는 나무관 속에 있었고 그 옆에 향, 간식, 꽃다발 등등이 있었다
한 30분 정도 시간 주고 꽃으로 관 꾸미고 이것저것 했음
옆에서 빔프로젝터가 벽에다가 이놈의 생전 찍은 사진들을 슬라이드 형식으로 싸줬는데 거기부턴 나도 존나게 슬프더라
얘가 원래 엄청 빵빵하고 뚱뚱했는데 스테로이드 맞으면서 살이 쭉 빠졌거든
진짜 예뻤음 물론 주인의 콩깍지 버프도 있을테지만
죽기 2달쯤 전부터 찍은 사진들 보면 내가 본 푸들 중 1등으로 잘생겼음 너희도 사진 보면 어느정도 인정할텐데
그래도 주인은 이모니까 맘대로 올리기 그렇네
암튼 절차 중에 매직으로 관뚜껑에다 편지 쓰는 단계도 있었는데 거기서 2차로 울컥함
준비는 못해왔고 그 자리에서 하고 싶은 말 썼음
그렇게 관 들고 화장터로 가고 화장하는데 1시간 반 좀 넘게 걸린다길래 대기실 겸 휴계실에서 생명이란 뭘까 생각하다가 샌드위치 하나 까먹음
시간이 지나서 엄마랑 이모가 화장하는 곳에서 나왔고 남은 절차를 설명해주는데
이런 씨발
뼈를 보석처럼 가공하는데 3시간이 넘게 소요된다더라
난 거기서 슬픔이 싹 가셨음 엄마랑 이모도 눈물 쏟아내고 슬슬 진정된 듯 보였고
추석이라 식당도 안 열고 시내까지 내려가도 놀 것도 없던지라 3시간 내내 폰 만지며 놀아야함
밖에 있던 나무에서 개미들이랑 놀았음 밑으로 내려가는 개미 나뭇잎에 옮겨서 밑으로 내려주고
인간 개미승강기 놀이함
한적한 시골 분위기가 좋았다 물론 딱 30분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피시방도 찾아봤는데 아조씨들 화투치는 그런 겜방밖에 없었음
뭔가 억울해서 아이스크림도 비싼 거 사먹음 허쉬 아몬드 달린 초코바
정말 시간이 천천히 흘러갔지만 헤드셋 끼고 클래식 몇 곡 때려주니까 그래도 시간이 가긴 갔다
보석도 나왔음
초록초록한 것이 예쁘긴 예뻤다
이제 모든 절차는 끝났고 집에 가는 일만 남았는데
가는 길에 본 하늘이 참 예쁘더라 울긋불긋하고 거기서 3차 울컥함 ㅋㅋ
이모한테 보석 하나 달라고 하고싶었는데 차마 말은 못 했음
나도 그 개랑 이런저런 추억이 있긴하지만 그 개는 이모의 전부였거든
암튼 집에 도착하고 용돈 15만 원 받음 힘든 티를 너무 팍팍 냈는지 평소보다 액수가 컸음 ㅎㅎㅎ
개야 불평해서 미안하다.. 고맙다..

원래 자주 안 보기는 했지만 이제 평생 못 본다고 생각하니까 참 보고싶네
관 속에서 만진 차가운 털이 아니라 따듯한 털 만져주고 싶다
등 긁어주면 잠을 그렇게 잘 잤는데
개가 아프다길래 괜히 해가 될까봐 나으면 가야지 했던게 조금 아쉬움

읽어준 사람 있으면 고맙고 키우는 개한테 잘 해줘
있을 때 잘 하라는 말은 무뎌지기 쉽고 잊히기 쉬운 말이지만
다시 떠오를 때는 가슴을 후비는 날카로운 말이거든

좋은 하루 보내고 다들 건강하자

추천 비추천

5

고정닉 0

2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공지 멍멍이 갤러리 이용 안내 [267] 운영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03 164668 120
공지 [FAQ] 가장 자주 묻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 정리 [168] 쎄리언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0.31 190296 212
983956 인스타로 협찬받는데 벌이가 괜찮네 ㅋㅋ 꿀팁알려줌 멍갤러(211.200) 21:03 9 0
983955 예약금을 백만원이나 받는게 맞누?? [1] 멍갤러(223.39) 20:56 15 0
983954 개농장이랑 유기견이랑 상관이 없는건 아닌데 ㅇㅇ(118.235) 20:51 16 0
983953 식탐 심한 식분증 개 [2] ㅇㅇ(211.36) 20:50 25 0
983952 우리개 코고는거 보실분 [1] 무직벌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41 25 3
983951 대학시절때 후배 강간했는데 처벌 받았음 ㅇㅇ(220.76) 20:35 34 1
983950 전자발찌 부착자 유호구아빠 ㅇㅇ(220.76) 20:34 19 0
983949 사료 무게 안 재고 주는 미친놈들 은근 있네 ㅇㅇ(210.178) 20:32 37 0
983948 밥 기다리는 강아지 [1] 망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31 40 4
983947 쿠키다 쿠키 [5] 멍갤러(218.149) 20:25 56 7
983946 간식들 어떤거 주시나요? [3] 멍갤러(58.29) 20:24 28 0
983945 멍뭉이 볼래? [2] 멍갤러(211.234) 20:23 43 5
983944 대전 과학축제에서 만난 멈무이야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 33 1
983943 정모카 집 오자말자 뻗음 모♡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 31 5
983941 물개 망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 29 4
983940 산책 ㅈㄴ 귀찮다 키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6 26 0
983939 개좀 버리지마라 키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5 25 0
983938 시바좀 키우지마라 시바 키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0 29 0
983937 남에 개한태 손물렸는데 헬프 [6] 쵸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52 56 0
983935 간식이 먹고싶은 멍멍이 [4] 강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41 50 4
983934 책임도 없는놈들 [1] 분노성기사(58.140) 19:40 24 0
983933 우리집 강아지가 꽤 자주 뒷발만 세워두고 엎드린 상태로 있단말이야 [3] 멍갤러(124.54) 19:37 43 0
983932 감격스럽다 [3] 멍갤러(49.163) 19:35 33 1
983931 꼬동 성격 왤케 ㅈ같냐? [1] 멍갤러(223.39) 19:33 48 0
983930 진돗개 강아지 산책 다녀옴 [4] 멍갤러(106.101) 19:32 70 8
983929 2시간 산책후 개껌주고 기절함 [1] 멍갤러(59.29) 19:26 59 7
983928 우리 오디 미래는 뭘까 오디있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5 39 3
983927 우리 강아지 지적호기심 쩌는듯 [1] 멍갤러(106.101) 19:20 29 2
983926 사료 추천점 (힐스 퓨리나 내추럴발란스 하림) [4] 멍갤러(118.235) 19:02 43 0
983924 알리에서 강아지 아이템 괜찮은거 뭐있나요? [4] ㅇㅇ(211.36) 18:37 59 0
983923 강아지 밥그릇 앞에서 코로 바닥 쓰는거 왜그럼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26 47 0
983922 독일이나 캐나다 이런 개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3] 멍갤러(218.235) 18:26 36 1
983921 근데 선진국 동물복지는 선망하면서 왜 그런데 분양방식은 안좋아함? [16] 멍갤러(223.38) 18:25 111 3
983920 오늘은 개랑 뒷산 올라옴 무직벌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24 82 11
983919 날씨 좋더라 ㅇㅇ(39.124) 18:13 42 5
983918 독일이 그렇게 애완동물 복지 선진국임? [10] 멍갤러(118.235) 18:02 99 1
983917 멍냥이 같이 키우려는데 어떰? [2] 테이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58 68 4
983916 반갑다 [2] ㅇㅇ(49.164) 17:51 67 9
983915 모카 이틀 째 못보는중.. [5] 모♡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48 75 9
983914 살면서 한번도 직접 본적 없는 견종 [4] 멍갤러(118.235) 17:45 73 0
983913 님덜 집에 댕댕이 혼자둘때 에어컨 어떻게함?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28 89 0
983912 우리개 밖에서 흥분하면 목조르는데 사람들이 야만인보듯봄 [7] 멍갤러(211.184) 17:22 92 1
983911 발바닥 젤리가 원래 검정색인데... [2] 멍갤러(114.200) 17:18 60 0
983909 디시러 전설은 웃기고 자빠졌네 진종한 남자는 오직 ㅇㅇ(118.235) 17:02 50 0
983908 강아지랑 같이 뛸때 [4] 빵떡__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1 70 0
983907 이러면 오프리시 아니지? [7] 멍갤러(39.7) 16:59 103 0
983906 내글 왜짤린거냐 [8] 초파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58 107 2
983904 걍 강아지한테 바라는거 몇개 없다 [5] ㅇㅇ(118.235) 16:55 7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