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쁜 금이는 12살이야
내가 군대가기전에 입양해서 그때부터 12년동안 가족이 된거지.
쭉 같이 살다가 나는 5년 전쯤부터 타지에서 직장다녀서 1~2주에 한번씩 집에 갔었어.

금이는 12살 이라기엔 너무나도 건강하고 활동적인 아이였어.
그래서 떠나보낼 생각도 안했었구. 아픈것도 작년즈음 엉덩이에 종양이 생겨서 수술한게 전부였어


근데 어제 저녁에 씻고나왔는데 아빠한테 전화가 와있더라고. 두통이나. 세번째 걸려오는걸 받았는데 아빠가 울면서 금이가 이상하다고 하는거야.

밥먹고 들어오니 늘 그랬듯이 막 뛰어와서 반기더래 점프하면서. 그러다가 갑자기 꼬꾸라지더니 숨을 못쉬고 거품물다가 쉬하고 죽었대.. 너무 당황스럽고 이해가 안가서 뭘 잘못 먹어서 기도가 막힌거 아니냐. 뭐 주워먹은거 없냐. 그랬더니 없대.. 입안을 봐도 없고 몇분도 안돼서 그렇게 된거라 병원 갈수도 없었대.. 그러면서 엉엉 우는거야. 아빠랑 엄마가.

일단 진정하라고 너무 그러지 말라고 하고 차분하게 끊었어. 끊고 와이프한테 얘기하는데 울음이 나더라.. 저번주에 가서 제대로 안아주지도 못했는데.. 목욕도 못시켜주고 놀아주지도 못했는데..

한참을 울다가 검색을 좀 해보니 기관지협착증 이라는게 있더라고. 금이가 종종 급하게 밥먹거나 많이 흥분하면 거위소리처럼 기침을 했었어. 예전에 어릴때 병원갔을땐 별거 아니라고 해서 그 뒤로 크게 신경 안썼었는데 그게 그 병의 증상이었더라구.. 노견들이 살찌거나 흥분하거나 하면 기도가 좁아져서 위험하대. 약먹고 체중관리하고 하면서 관리를 시키나봐.

근데 금이는 크게 이상도 없고 건강하게 보여서 신경을 못쓴거지.
못쓴게 아니라 안쓴거일지도 모르고..

여튼 직장생활때문에 집에 못내려가서 더 마음이 안좋다.. 아빠가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 옆에 같이 두고싶다고 해서 편하신대로 하시라고 했어. 안그래도 며칠전에 고모 돌아가셔서 너무 힘들어하시는데 정말 걱정이다. 금이가 아빠를 제일 좋아했거든. 아빠도 퇴근하면 제일먼저 반겨주는 금이가 좋다고 하셨고.

너무 급하게 돌연사처럼 가버려서 인사도 못하고 마지막 얼굴도 못보고 정말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고 힘들어. 회사에서 웃고있는 내가 역겹기도 하고.. 저 병이 원인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부검같은건 안하려구. 누가 악의를 가지고 해한것도 아니고 설령 음식먹다가 그랬다고 해도 부모님이 그걸 모르는게 더 좋을것같아서.. 또 아프고 고통스럽게 갔는데 죽은 후에도 아프게하고싶지 않아서..


사랑하는 금이야!
형이 너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지?
형은 니가 사고쳐도 미운짓해도 안아파서 좋았어
마지막에 얼굴도 못보고 떠났지만 기억력 좋은 금이라서 다행이야
형이랑 가족들 얼굴 잊지 말고 먼 훗날 만나면 어제처럼 옛날처럼 반겨주라. 거기서는 아프지말고 외로워하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
정말 사랑했고 고마웠어
금이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