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잎은 의학드라마라기 보다는 병원버전 ㅁㅣㅅㅐㅇ이더라구.

배경만 병원인거지 회사라는 거대 시스템에서 인간의 삶이 부속품처럼 갈려나가는...오피스물이던데.

그래서 제목이 삶(라2프)..인건가? 암튼 드라마 보는 내내 예쌤의 삶을 자꾸 들여다 보게 되네.

라2프_예씨네 형제의 삶이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람

하나밖에 없는 동생은 육체적 장애를 갖고 있고 주인공 자신은 누구에게도 편하게 털어 놓지 못하는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다면...게다가 그 장애와 상처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모두 사고로 인해 후천적으로 생긴거라면...그런데 직장은 24시간 내내 삶과 죽음을 오가는 버라이어티 북새통이야.

그렇다면 그 주인공은 과연 삶을 어떻게 바라볼까. 그에게 살아간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어떤 삶을 원할까.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마저도 타인의 시선을 또는 내안의 또 다른 나의 시선을 의식하는 삶을 사는 주인공이라면... 그가 원하는 삶은 아마도 누군가의 시선에 꽂히지 않을 정도의 무색무취한 삶이 아닐까 싶더라구. 그런 의미에서 예쌤의 삶을 갤주가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

모든 감정을 심해 깊숙이 침잠시킨 듯 담담하게 예쌤을 연기하는 갤주의 모습에서 이전과는 다른 결이 느껴지더라구.

게다가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잔잔하던 예쌤의 내면이 흔들리면서 그동안 심연에 가라앉아 있었던 부유물들이(예쌤이 그동안 억지로 외면했을 내적 욕구라고 해야하나?) 그 흔들림에 마구 떠다니는듯한...그래서 혼탁해진 예쌤의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았어.

결말은 어찌나 현실적인지

물론 예쌤 자신이 만들어낸 환시(환영?)과 이별을 했다고 암시하지만 사실 병원으로 돌아오면 부딪혀야 할 현실은 여전히 변함없거든. 아니 오히려 더 험난하면 험난하겠지. 사장도 바뀌었으니 이제는 대놓고 전면전일 듯.

그런면에서 이 드라마의 진짜 시작은 예쌤이 동생과 휴가를 마치고 병원에 컴백해서부터가 아닐까 싶더라구.

자까가 흥행(?)을 노렸다면 예쌤의 휴가 이후를 본격적으로 다뤘을 것 같은데 말야.

(각성한 주인공과 진짜 빌런의)독한 전쟁이 시작되니까. 대중들이 환장할만한 상황이... 그러니까 드디어 진짜 드라마가 펼쳐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는거잖아. 상상만해도 멋진데 그걸 못보네.

결론은 이연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갤주의 여러 캐릭터를 거쳐 태조를 만나고 정록이를 만나고 난 뒤에 진우쌤을 딱 마주쳤을 때 갤주에게서 퍼지는 그 낯선 느낌...그 느낌이 너무 좋았어. 뉴비라 앞뒤 구분 없이 어설프게 필모를 왔다갔다 깨고 있는데 이럴 땐 오히려 더 장점이 되는 것 같다.

결국 갤주의 의사 가운 한 번 더 보고 싶다는거.

+) 이제 강9이야기 볼까싶은데 이거 혹시 반려견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