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야구 정상에 등극했다. 그 중심엔 두산 베어스가 있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11월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 미국과 결승전서 8-0 완승을 거두며, 대회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번 프리미어 12를 준비하기까지 국가대표 소집부터 쉽지 않았다. 부상 선수들이 발생했고 불미스러운 일로 주축 투수들이 합류하지 못 했다. 결국 대표팀 28명 중 8명이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 소속 선수들로 꾸려지게 됐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는 덤이었다.

두산 선수들은 올 시즌 가장 많은 경기를 치렀다. 정규시즌 144경기에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른 포스트시즌 14경기까지 피로가 많이 쌓였다.

몸도 당연히 성하지 않았다. 주전 포수 양의지는 포스트시즌에서 엄지 발가락 부상을 당했는데 이 부상을 안은 채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들은 매 경기 선발 라인업을 채우며 경기를 치렀다. 예선전에서 활약은 물론이고, 쿠바와 8강전과 일본과 4강전까지 두산 선수들의 활약을 빼놓고는 승리를 논하기 힘들다.

8강전에선 장원준이 4⅔이닝 무실점으로 쿠바 타선을 막았고 양의지가 3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김현수 역시 3타수 2안타 1타점, 민병헌도 4타수 2안타 1타점, 김재호가 2타수 1안타를 기록하는 등 두산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쳤다. 마무리 투수 이현승도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대한민국이 4강행을 확정지었다.

4강 한일전에선 오재원이 도쿄대첩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0-3로 끌려가던 패색이 짙던 9회 초였다. 한국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대타를 기용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했다. 첫 주자가 오재원이었다. 오재원은 9회 선두 타자로 나와 구원 투수 모리모토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오재원은 1루로 뛰며 일본 더그아웃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후속 타자 손아섭의 안타에 이어 정근우가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2루타를 때려내면서 오재원이 홈을 밟았고 1-3 추격을 시작했다.

무사 2,3루 상황에서 이용규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무사 만루가 됐다. 김현수가 바뀐 투수 마쓰이 유키를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에 성공, 2-3을 만들었다. 이어 4번 타자 이대호가 다시 바뀐 투수 마쓰이 히로토시를 상대로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정근우, 이용규가 홈을 밟아 4-3 역전에 성공했다.

오재원은 2사 만루 상황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오재원은 펜스 중간 깊숙한 곳으로 타구를 보냈지만 중견수 아키야마 쇼고의 점프 캐치에 잡히고 말았다. 이날 한국 대표팀 타선이 보낸 가장 크고 깊은 타구였다. 오재원의 활약과 이대호의 역전타로 대한민국 대표팀은 가장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완성, 결승전로 향했다.

한일전에서 승리한 대한민국 대표팀에 더이상의 동기부여는 없었다. 결승전에서 타선이 대폭발했다. 선발 투수 김광현이 호투했고, 테이블 세터 정근우, 이용규에 김현수까지 초반 기선을 제압했으며 박병호가 쐐기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임창민, 차우찬, 정대현, 조상우는 4이닝을 잘 막아냈다.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이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두산 베어스 선수들의 비중 또한 매우 컸다.(사진=왼쪽부터 김현수, 양의지, 장원준)

주미희기자 기사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