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에게서 이번 호 잡지에 편집자의 말 대신 사과문을 실으라는 권고를 받은 하리, '사과문을 올리면 떠나간 독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광고주가 광고를 빼지 않을까?', '내 잘못이 아닌데 사과를 해야만 하는 걸까?' 고민 끝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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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더 베이비 편집부 사무실, 하리-사과문 대신 무언가를 타이핑하고 있다.)

하리 내레이션: 자궁 내막증, 난소 나이 40세, 자연 임신 확률 7% 미만. 저는 난임입니다.

(으뜸, 대형 서점에서 '더 베이비' 신간을 서가에 정리하려는 직원을 돕다가 잡지를 펼쳐보고, 책장을 넘기다가 하리가 사과문 대신 실은 칼럼에서 시선이 멈춘다. 잡지 한 권 구입하여 나온다.)

(하리, 다채 미디어 건물에서 나오다가 뒤돌아서서 자신이 걸어나온 곳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오스트-아.일. Love is all around (inst.) >

하리 내레이션: 저는 난임입니다. 저는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리네 집, 옥란-하리의 칼럼을 읽고 있다.)

하리 내레이션: 아이가 좋아서 육아지를 떠나지 못하는 저는, 그런 사람입니다.

(잠비 스튜디오, 이상/ 재영의 소아청소년과 진료실, 재영 : 각각 하리의 칼럼을 읽고 있다.)

하리 내레이션: 마흔을 앞두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해야 하는 기로에 서보니 아이가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6개월 안에 임신을 하라는 의사의 권고가 마치 시한부 선고처럼 들리더군요.

(더 베이비 잡지사 편집부, 편집부장을 포함한 편집부 직원들이 하리의 글을 읽는 모습 뒤로, 지난 밤 편집부에서 이 글을 타이핑하고 있는 하리의 모습이 겹쳐진다.)

하리 내레이션: 말 잘 듣는 학생이었던 저는 의사의 말 역시 잘 듣기로 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해서 아이를 낳으려고 하냐고 묻는다면,

(하리네 집, 옥란-하리의 칼럼을 읽고 마음 아파 한숨을 쉰다. / 더 베이비 광고영업팀, 으뜸- 생각에 잠긴 표정이다.)

하리 내레이션: 저도 답을 잘 모르겠습니다. 엄마가 되고 싶은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재영의 소아청소년과 진료실: 재영-눈시울이 벌개져 있다. / 잠비 스튜디오: 이상-턱을 손에 괴고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하리 내레이션: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하는 노력이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 같습니다.

하리 내레이션: 매달 제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해드리며 함께 답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지난 밤 하리가 칼럼을 타이핑하던 컴퓨터 모니터가 화면에 잡히고->다채 미디어 건물 앞, 하리-멈췄던 발걸음을 돌려 뚜벅뚜벅 걸어나간다.->하리의 칼럼이 화면에 다시 잡힌다.)

하리 내레이션: 결혼하지 않고 아이만 낳으면 안 되나요?

<오스트-아.일. Love is all around>

♬So I'm gonna say I'll be there

♬내 마음을 안아줘요. 기억해요. 그대 곁에 머무는 사랑을

(이상, 어딘가로 향하다가 걸음을 멈춘다.)

♬너무 멀지 않아요. 가슴 열어 보아요. Because I'm here.

♬보여주고 싶은 맘. My love is all around.

의사: 어쩐 일이죠, 한이상씨?

이상: (긴장한 표정으로 자신의 깍지낀 두 손을 내려다보면서 뜸들이다가) 제가...아이를 가질 방법이...(시선 들어 의사를 바라보며) 있을까요?

<오스트: 권.진.아. 별처럼>

♬ 보이나요. 그댈 향한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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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도 않은 잘못에 대해 떠밀리듯 사과문을 올리기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답을 찾기로 결심하고, 세상을 향해 본인의 난임 사실을 고백한 하리.

그리고, 그런 하리를 위해 자신의 트라우마와 정면으로 마주한 이상.

이야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임을 알려주는 전주곡 같은 장면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