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김영군 인터뷰

ㅇㅇ(175.193) 2019.09.26 10:56:02
조회 816 추천 41 댓글 7

김영군은 잠도 거의 자지 않는 것 같고, 밥을 먹는 모습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인물이다. 황폐해 보이진 않지만 항상 무언가에 몰두하고 곤두서 있는 느낌이라 굉장히 피로할 것 같기도 하고. 배우로서도 영향을 받는 지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
마음이 좀 지치는 것 같았다. 사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버틸 만한 상황이 아니다. 그리고 <왓쳐>는 장르물이라서 인물이 회복하거나 치유하는 틈을 보여주지 않고 새로운 사건으로 넘어가버린다. 그러다 보니 배우로서도 그때마다 리셋해야 하는 느낌이라 좀 지친다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작품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인물이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일 테니까 아무래도 그런 인물을 이해하고 연기하는 배우로서 그걸 알아서 감당해야 하는 느낌이 들었다는 거지. 사실 초반에는 영군이가 뭘 위해 이렇게 달려가는지 모르겠더라. 아버지의 의혹을 풀기 위한 것이 다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러다 점점 그 이유를 깨닫게 된다고 생각했다. 살아가는 목표를 찾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 전까진 정작 본인도 잘 모르면서 그저 달리기만 했던 거다. 그런 의미에서는 영군이가 살아가는 의미를 되짚게 만들어준 것 같기도 하다.


영군이가 뭘 위해 달려가는지 모를 수밖에 없는 건 그저 중력에 끌려가는 인물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끔찍한 과거라는 중력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 본인이 그걸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거기에서 벗어난 삶을 사는 것이 영군의 인생에서 더욱 중요한 일이었다.
맞다. 중력이라는 표현이 정확한 것 같다. 그저 중력에 끌려가는데 인지하지 못하는 거다. 그래서 끌려가는 방향을 따라 마냥 달려갈 수밖에 없다가 조금씩 스스로 뭘 위해 달려가는 건지,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점점 깨닫게 되는 거지.
 
그래서 아버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잘 몰랐던 것 같다. 아버지를 미워한다고 생각하지만 눈앞에 나타났을 때에는 제대로 미워하지도 못한다. 어떤 면에서는 화해하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버지를 사랑하니까 원망한다고 생각했다.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은 원망할 생각도 들지 않을 테니까. 너무 사랑해야 원망도 할 수 있는 거겠지. 정말 엄마를 죽였는지는 몰라도 아버지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데 대한 원망 정도는 있을 것 같고. 결국 사랑하는 감정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왓쳐>의 중심 인물인 도치광 반장(한석규)과 한태주 변호사(김현주), 김영군 모두 내면에 상실감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다. 입장이 저마다 달라서 균열도 생기지만 결과적으로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것을 알고 서로 의심을 걷고 연대하면서 각자의 상처도 돌보게 되는 인상이라 보는 사람의 마음도 좋았다.
처음에는 서로 의심하다가 점점 믿음이 생기고 그 믿음이 더 단단해지는 과정으로 나아간 셈이다. 그리고 더욱 단단해지기 위해서 서로 상처 주고, 오해를 풀어야 하는 과정이 필연적이었던 것 같고. 이 세 사람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어리석음을 간과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연대할 수 있는 것 같다.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해서 마냥 믿는 것이 아니고, 언제든 악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경계를 풀지 않는 거다. 기본적인 믿음은 있지만 어느 정도 의심을 풀지 않는다는 거지. 그만큼 인간이라는 존재를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왓쳐>에서 심심찮게 언급되는 시그너처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나는 그 질문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던지는 의도가 명확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오히려 역으로 물어야 할 질문이다. 당신이 말하는 인간다움이 뭐길래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인간다움의 기준은 선함이나 배려심, 희생이 될 수도 있지만 범죄를 일으키는 것도 인간적이라는 단어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인간이기 때문에 선행도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악행도 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질문 자체가 불명확한 셈이다.
 
결국 인간의 한계도 인간다움에 속하는 영역이니까. 게다가 사람을 죽이고 엄지손가락을 끊는 살인마가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부분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 질문이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것 같고.
사실 엄지손가락을 자르는 행위도 인간만이 하는 짓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역시 인간다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그 질문을 받아들일 필요도 없지만, 선뜻 답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종영한 OCN <왓쳐>가 첫 회부터 반응이 좋았다. 경찰 내부 비리 조사팀의 반장 한석규, 욕망과 능력을 갖춘 변호사 김현주, 그리고 비리 경찰로 낙인찍힌 아버지와 어릴 적 눈앞에서 어머니가 살해당한 사연이 있는 경찰 서강준이 과거의 진실과 얽히는 스토리를 재밌게 시청했다. 특히 당신이 맡은 ‘영군’이라는 인물은 씩씩하지만 짠한 데가 있었다. 아마 진실을 회피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씩씩해 보였을 거다. 영군에게는 부모님과 관련한 미스터리가 있지만 그는 그걸 굳이 풀려고 하지 않았다. 풀고 싶어도 정확히 무엇을 풀고자 하는지 자신도 몰랐다. ‘어렸을 때 큰일을 당했지만 아무렇지 않아, 인생 뭐 있어’ 하는 마음으로 산 거다. 영군이가 망가지지 않고 산 게 나도 신기했다.

개인사로 인한 무거운 분위기에 빠져 있거나 반대로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인물도 아니어서 좋았다. 뭐랄까, 직업의식이 투철해 보였다. 깊은 상처가 있어서 보호받아야 할 사람 같은데, 일단 자기 할 일을 맹렬히 하며 전진하는 사람. 사람이 힘든 일을 겪었다고 계속 힘들어하기만 할 수는 없을 거다. 어쨌든 삶은 계속되니까. 그럴 때는 고통을 자기 안에 고이 접어두고 그저 살아가는 셈이다. 영군의 경우 그러다 어떤 사건들을 맞닥뜨리면서 접혀 있던 마음과 고통이 펼쳐졌다. 겉으로는 영군의 행보가 좀 목적성이 있어 보였겠지만, 드라마 초반에는 그런 목적성 없이 사무적으로 보이길 원했다. 그러다 영군이가 스스로 깨달아가야 할 것 같아서.



추천 비추천

4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리플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공지 WATCHER (왓쳐) 관련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5] 운영자 19.07.19 2605 2
공지 WATCHER (왓쳐) 마이너 갤러리 승격 안내 [2] 운영자 19.07.19 3604 1
11408 타드보다가 경찰 내부 감찰반 나오는데 왓쳐생각이 나더라 [1] ㅇㅇ(223.62) 11.11 25 1
11407 [E12] 진작에 이렇게 했어야 했어 [3] ::이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0 105 14
11403 넷플에 한번씩 신청해라ㄱㄱ [2] 닌텐도'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7 99 1
11402 비숲 왓쳐 뭐가더재밌음? [6] 그때(222.120) 11.06 157 0
11401 [E11] 아버지 이름도 있었습니다 [6] ::이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5 145 20
11400 대본집이라도 요청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 [4] ㅇㅇ(39.116) 11.03 169 5
11399 [E10] 또 풀렸네 [6] ::이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1 222 26
11398 왓쳐 다시보고싶다 [2] ㅇㅇ(223.62) 10.31 124 2
11397 [E09] 안 풀린다면서 [5] ::이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0 205 18
11396 왓쳐 안길호 감독 내년에 연출작 나오더라 [1] Kkk(110.70) 10.28 273 2
11395 [E08] 이거 풀리면 신발에 문제 있는 거니까 자세히 봐둬. [7] ::이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7 211 21
11394 이 대작에 [3] ㅇㅇ(117.111) 10.26 222 6
11391 대본집나오면 무조건 살생각있음 [4] ㅇㅇ(223.38) 10.24 198 4
11390 [E02] 나 겁주면 애 찾을 수 있을 거 같냐? [9] ::이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1 370 33
11389 손병길, 아름이네 집 찾아간 거 [4] 뉴beee(180.66) 10.21 245 18
11388 그래서 이거 2기 나오는거냐 1절2절3절뇌절손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0 133 0
11387 넷플릭스엔 왜 안올라올까 [2] ㅇㅇ(223.62) 10.20 172 0
11386 Btv로 왓쳐 못 깔아 ㅠ?? [2] VerySpicy(39.7) 10.20 129 0
11385 8화보는데 와 1절2절3절뇌절손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0 129 0
11384 현주누나 이쁘다 1절2절3절뇌절손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9 144 3
11383 와 3화 마지막 장면 뭐냐 진짜 1절2절3절뇌절손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9 148 0
11382 1달전에 나온 박주희 인터뷰 봐라 Kkk(175.223) 10.19 213 3
11381 스릴러장르물을 좋아하시는분들을 찾고있습니다. RMK(58.149) 10.18 175 0
11380 미련남라서 자꾸 갤에 들어오는데... [1] ㅇㅇ(223.39) 10.17 202 3
11378 대본집은 작가님이랑 얘기해봐야 하는건데 [2] ㅇㅇ(223.38) 10.12 348 2
11377 뒤늦게보고 여운에 빠져서 갤들어왔는데 대본집..... [1] ㅇㅇ(1.226) 10.12 259 0
11376 내일 모두의 거짓말 보냐 [3] Kkk(175.223) 10.11 281 0
11372 가수요 종료 시기에 관하여 [10] 왓쳐블딥홍보스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8 613 11
11371 알못인데 파일은 어디서 다운받음? [2] ㅇㅇ(119.204) 10.05 315 0
11370 3화 보는데 연락처에 [3] 뉴비(180.66) 10.03 413 2
11369 조수연 배우 인스타 비활성화 햇엇엇나? Lmj5(218.50) 10.02 323 0
11368 왓쳐 보고 싶다 Kkk(115.143) 10.02 156 1
11367 오.씨엔 스.릴.러하.우스 예고 [3] ㅇㅇ(110.70) 10.02 502 6
11366 갤러들아 [1] 영군이(223.62) 10.02 292 1
11365 근데 솔직히 너무 뭐가 없는거 아님?? ㅇㅇ(175.223) 09.29 357 1
11364 대본집은 누구한테 요청해야 되냐 후속작은 11월에 대본집 나온다는데 [5] ㅇㅇ(39.116) 09.29 550 10
11363 조수연 인스타 있었네 ㅋㅋ [1] 해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8 460 3
11362 시기시기재시가 ㅇㅇ(211.57) 09.27 287 16
11359 오씨엔 시청률 올해 1윈데 이렇게 뭐가 없을수 있냐ㅠ [6] ㅇㅇ(211.36) 09.26 830 24
11358 난 이 드라마 통해서 김현주 옆선에 치여버림 [8] ㅇㅇ(211.57) 09.26 862 28
김영군 인터뷰 [7] ㅇㅇ(175.193) 09.26 816 41
11355 오랜만에 왓쳐 오프닝봤는데 ㅇㅇ(180.224) 09.25 247 4
11354 대ㅠ본ㅠ집ㅠ ㅇㅇ(112.221) 09.25 210 1
11353 내가 좋아하는 오스트 다운받고보니 [1] ㅇㅇ(222.103) 09.25 294 4
11352 이제 블레 안바라는데 대본집이라도 좀... [9] ㅇㅇ(59.25) 09.23 607 13
11351 왓쳐 장해룡 큰딸 장지윤 역할 이윤선 정보 파악 성공 [2] 미스터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3 566 4
11350 근데 우리 포상휴가도 안감? [1] ㅇㅇ(223.62) 09.22 437 0
11349 팁팁 SAAASSS(175.195) 09.22 225 0
갤러리 내부 검색
전체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개념글 []

/

    이슈줌NEW

    1/6

    뉴스NEW

    1/3

    힛(HIT)NEW

    그때 그 힛

    1/3

    초개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