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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영혼을 고치는 신약

■x 2019.06.24 10:57:14
조회 149 추천 0 댓글 0
나는 개인법률사무소를 차리고 조용히 늙어왔다. 지금의 노년 역시 저녁에 흐르는 강물같이 잔잔하게 흐르길 원하고 있다. 그런 내게도 시퍼런 증오의 돌멩이가 인터넷의 창을 깨고 날아 들어올 때가 있다. 더러 마음의 파문을 일으키는 댓글이 그것이다. 나를 우파로 분류해놓고 박원순 시장의 아들을 변호한 것을 배신자로 간주하고 비난한다. 또 어떤 사람은 예전에 내가 신창원이나 조세형 같은 고독한 죄수를 변호하는 걸 보고 좌파라고 손가락질 했다. 기회주의적 회색분자라고 욕하는 사람도 있다. 변호사가 강도를 변호하면 강도파이고 범죄인으로 분류되어야 하는지 그들에게 되묻고 싶었다. 참 물기 없이 메마른 세상을 보는 것 같다.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어떤 틀에 넣어 집단적으로 분류하고 딱지를 붙이는 사회다.

사백년 전 런던에 바짝 야위고 키가 작은 그리고 항상 앓고만 있는 한 학자가 있었다. 그는 알려지지 않고 쓸모없는 사람인 양 여겨졌고 항상 가난하여 뒷골목 초라한 집에 살면서 저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는 사람일까 남이 의심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하나의 큰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사상이란 인간은 대단히 가치 있는 존재이고 또 개인은 국가보다 귀중하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다. 그런데 17세기 중엽에 있어서는 그 사상이 사회에 전혀 용납되지 않았다. 그 당시 유럽사회는 국가주의가 지배했다. 이 학자는 조용히 뒷골목에 파묻혀 책을 썼다. 그 학자는 존 로크이고 그 책은 ‘Essay on Human understanding’이었다. 이 책이 프랑스에 가서 루소가 읽었고 몽테스큐가 읽고 미라보가 읽었다. 그 사상이 퍼져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고 전 국민을 움직이게 했다. 개개인이 존중받는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그게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세상일 것이다. 국가가 개인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국가를 민유해야 하지 않을까. 존중받는 개인이 되려면 그 역시 자격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짐승이나 좀비 같은 존재는 대접받을 인격이 없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책을 통해 죽어있던 영혼이 생기를 얻은 면이 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백년 전 일본의 우찌무라 간조라는 사람이 썼던 작은 글들과 말을 모은 책이다. 그는 평생 ‘성서연구’라는 작은 잡지를 만들었다. 다른 사람의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고 혼자의 힘으로 죽을 때까지 그 일을 했다. 그가 일생을 통해 쓴 글과 말이 열 권의 전집으로 남아있다. 나는 이십년이 넘는 동안 그 책을 제2의 성경으로 삼고 읽었다. 내가 공감한 부분은 밑줄을 치고 작은 노트에 따로 적어놓았다. 그리고 그걸 가지고 다니면서 시간만 나면 다시 읽었다. 그는 정치인들의 인위적인 사회개혁이나 국가개조주장을 믿지 않았다. 진정으로 세상이 변하려면 개개인의 영혼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영혼이 변하면 저절로 사회가 변하고 국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는 개개인의 영혼이 변화하는 방법으로 교육이나 제도를 논하지 않았다. 그는 영혼을 고치는 약이 있다고 했다. 오래된 약이 아니고 신약이라고 했다. 그걸 먹으면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된다고 했다. 어떤 신비한 존재가 인간의 영혼에 들어와 접속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기름을 만난 불꽃처럼 개인의 영혼은 활활 타오르고 빛을 뿜어내게 된다는 것이다. 그 신약은 이천년 전 갈릴리의 어부나 무식한 사람들이 쓴 책 한 권이 라고 했다. 과학적 증명도 역사적 검증도 되지 않은 그 책이 이천년 동안 생명력을 유지하는 걸 보라고 했다. 그 책 한 권을 연구하기 위해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대학과 연구소를 보라고 했다. 그 안에는 인간의 영혼을 변화시키는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있다고 했다. 우찌무라 간조라는 백년전 살았던 일본인이 한 말이다. 그는 복음을 통해서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는 그의 주장을 믿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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